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8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놀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다산북스

 

 

 

안 된다? 안 된다고? 그런 말이 어디 있어!”

지금 자네들한테 필요한 건 기적이야.”

기적. 그게 답이라니까. 불가능한 건 없단 말이야.”

 

 

미짓 (Midget)은 난쟁이라는 뜻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미짓이라고 불린다. 아니, 형 셉이 난쟁이라고 부른다. 셉은 열일곱 살이다. 미짓은 열다섯. 어머니는 15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 그러니까 미짓이 태어나면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형은 어머니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던 때였다. 그러나 아버지의 우려와는 달리 형은 아주 성격 좋고 바르게 자랐다. 적어도 아버지를 포함한 주위의 모든 사람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고 그들은 눈에 보이는 셉의 모습에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짓에게만은 아니었다. 미짓에게 셉은 두려움의 대상, 공포 그 자체였다.

 

 

책의 제목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처럼, 서두에 쓴 따옴표 속의 말들처럼, 이 책에는 기적이 존재한다는 것을 미짓의 온 몸과 온 마음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기적은 좋게 일어 날 때도 있지만 악하게 일어 날 때도 있다.

 

 

아버지는 미짓을 잘 이해해 주신다. 작은 키에 뒤틀린 얼굴표정과 몸, 그리고 발음을 잘 할 수 없는 목소리까지도 아버지는 미짓의 눈빛을 읽고 남들은 오해하는 미짓의 표정을 읽고 이해해 주신다. 아버지와는 장난도 마음껏 칠 수 있다. 미짓은 아버지가 걱정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미짓은 여러차례 병원을 다니며 치료와 상담을 받았지만, 발작은 잦아들지 않는다. 그리고 그 원인은 아무도 모른다. 미짓밖에는. 어쩌면 셉도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발작의 대부분의 원인이 셉이라는 것을.

 

 

아버지와 셉과 미짓은 모두 항해를 사랑하고 좋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셉은 올드레이 요트클럽에서 단연 최고의 실력을 가지고 있고 인정받고 있다. 미짓은 조선소에 정박해 있는 아직 미완성된 단일형급 요트가 너무 마음에 든다. 매일 그곳에 가서 몇 시간이고 그 요트를 타는 상상을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아버지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 없고 온전히 혼자서 운전해야하는 그 요트에서 미짓이 발작이라도 일으킬까봐 걱정이 되어서 안 된다고 늘 말씀하신다. 어느날, 예전과 마찬가지로 조선소에 요트를 구경하러 갔다가 미라클 맨이라고 불리는 조셉 할아버지를 만난다. 조셉은 불가능은 없다고 기적은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생생하게 상상하고 그리면 무엇이든지 이루어 진다고 미짓에게 이야기 해준다. 조셉은 미짓의 말을 아주 쉽게 잘 알아듣는다. 미짓은 미친사람들은 서로 통하는가 보다고 생각을 한다.

 

 

노인은 자신의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여기야. 여기에 너만의 조선소지. 네 기적의 요트를 만드는 곳 말이다. 우선 그림을 그려보는 걸로 시작해. 직접 그림을 그려봐야 해. 구석구석 아주 뚜렷이. 그 무엇보다도 간절하게. 그리고 그것의 존재를 믿어야 해. 완전히 말이야. 의심하지 말고.” _p.89_

 

조셉은 유언으로 미짓에게 그 작은 요트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미짓은 생생히 꿈꾸었던 요트 운전을 직접 하게 되고, 그 상상이 그대로 직접 이루어지는 특별한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미짓에게는 그런 힘이 있는 것이다. 그 힘은 미짓의 어두움을 이용하고 형에게 복수를 하려는 마음으로 작용한다. 셉은 미짓이 요트를 타면 탈수록 자신을 이기고 요트 운전에 재능을 보이면 보일수록 더 미짓을 교묘하게 괴롭힌다. 거의 죽음에 가까울 정도의 무력과 협박이다. 어머니의 죽음이 미짓 때문이라고 셉은 생각한다. 셉의 주입으로 인해서 미짓도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죽을 고비에서 겨우 살아온 미짓은 그 증오의 마음을 셉에게 돌리고 형이 죽지 않으면 자신이 죽을 것임을 직감한다.

 

 

이 책은 표지가 굉장히 희망적이다. 언덕위에서 반짝이는 바다에 떠다니는 요트를 바라보는 소년의 뒷모습이 평화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소년의 옆모습은 약간은 쓸쓸해 보인다. 소년의 등 뒤로 바위언덕에 핀 노란색, 흰색의 꽃들과 파란 잔디는 미짓의 상상속의 세상이 아닐까 싶다. 어느 누구도 자신을 다르다고 흘끗흘끗 보지 않는 그런 세상. 한국말 번역의 제목은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이지만 영어 제목은 Midget (난쟁이)이다. 미짓이라는 단어에는 주인공의 겉모습을 칭하는 외적인 부분과 미짓이 실제로 겪어야 하는 난쟁이로의 고통어린 삶이라는 내적인 부분을 다 포함하고 있다. 한글 제목도 영어 제목도 모두 책의 내용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상보다 다소 무거운 내용으로 전개 되어서 마음도 같이 무거워지곤 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과 다른 모습의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생생하게 꿈꾸고 진정으로 믿으면 그것이 이루어진다는 어쩌면 너무나도 단순한 사실에 대해서도 마음속에 다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리고 기적에 대한 부분. 기적은 선으로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악으로도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것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용서. 자기용서와 타인에 대한 용서를 진실하게 아니, 적나라하게 표현해 주고 있는 소설이다. 미짓의 성장소설이라기 보다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나타내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건 쉽다고 하셨어. 하지만 사람은 자신이 싫어하는 일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지. 내 안에 있는 싫어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하셨어. 싫어했던 것을 좋아하게 될 때까지. 그 싫은 점이 무엇이었든지 간에 말이야.” _p.238-239_

 

 

미짓의 기적은 마지막 장면에서 완성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미짓이 망치를 드는 그 장면이 굉장히 마음 아팠지만, 그것은 포기가아니라 새로운 삶에 대한 직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용기있는 선택을 한 미짓이다. 작가가 덧붙이는 이야기에 설명을 하긴 했지만 나는 작가의 결말 보다 다른 쪽으로 상상이 되었다. 그건 희망이었다. 그리고 우리 마음속에 누구나 품고 있을 수 있는 미짓이 자신이 얼굴을 확인하고 새로운 삶으로 한 발자국씩 따뜻하게 걸어 나갈 수 있게 되기를 응원하는 바이다.

 

 

미짓은 차고에서 가져온 망치를 꺼내 위로 높이 들어 올렸다가 선체를 향해 온 힘을 다해 내리쳤다. 상갑판이 우두둑 소리를 내며 쪼개졌다. 미짓은 망치를 들어 계속 내리쳤다.” _p.272_

 

 

* 참고로,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놀 청소년 문학’ 6번째 책이다. 하지만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많이 읽고 다양한 생각을 하며 토론을 하면 좋을 것 같은 작품이다. 토론 주제들을 많이 찾아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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