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 우리가 놓치는 민주주의 위기 신호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 어크로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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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올해, 지금, 바로 읽어야 할 책 ]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How Democracies Die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

박세연 옮김 | 어크로스






평소에는 나 자신의 무지를 잘 알고 있는 터라 모르는 걸 찾아보고 알아가는 거에 약간의 흥분을 가지고, 어쩌면 일말의 사명감을 가지고 찾아보고 알아가는 편이다. (그래도 계속 모르고, 자꾸 잊어버리고, 그럼에도 찾아보고, 불굴의 의지 라라) 하지만, 1도 모르면서 절대로 관심이 가지 않고 알아보려는 의지가 생기지 않는 분야는 정치다. 너무 어렵기도 하고, 알면 뭐하나 하나를 알면 백번의 한숨만 나올뿐, 이라는 생각에 일부러 피하기도 한다. 특히 식구들이 모였을 때 내 의견 한마디만 꺼내도 문장 하나가 마무리도 되기 전에 난리가 나서, (집 안에 꼭 한명씩 그런 사람 있지 않은가? 우리 식구중에도 있따아.... 당신이 예측할 만한 그런 분.....) 아예 말을 안꺼내고 말았으니, 그게 나의 무지를 더욱 증폭시키고 회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핑계를 대본다.



와아,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를 읽었다. 처음에 책을 받고.. 사실 한숨이 나오기는 했다. 민주주의 왜요오.....라는 생각과, 으아, 올해는 정말 엄청난 선거의 해가 될거지.. 라는 사실이 떠올라서...였다. 그래도 읽었다.



1.리커버 양장 한정판 책이 너무 예뻐서. (과거 표지였으면 읽었을까... 글쎄... 어크로스 죄송합니다.. ㅋㅋㅋ)

2.무너진다고 하니까 궁금해서. (게다가 민주주의 잖아아!!!)

3.어크로스니까, 믿으니까. (어크로스 북클럽의 자상한 편지를 읽었으니 말해뭐해!!)



일부러 독서 계획을 세웠다.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하루에 한 장씩 (+ 들어가며와 맨뒤 감사의 글 등등을 생각해서) 열흘동안 차분히 읽으면서 읽은 거 생각도 하고 공부도 좀 하고 그렇게 읽어야지!! 계획대로 되었을까? (역시 계획은 세우는 게 아니다. 벗뜨, 이번에는 좋은쪽으로였음!!) 계획보다 빨리 읽었다.



어째서? 궁금하지 않은가?



신기하게도 잘 읽힌다. 재미있고 흥미롭다. 불안하고 화가 난다. 어떻게 해야할지 뒷장에 답이 나와 있을 것만 같아서 책을 덮기가 위험해 진다. 어려운 부분이나 지루한 부분도 있기는 했는데 그건 아주 쬐금!! 미국의 지금을 (2018년 그때를!!) 돌아보며 전 세계 곳곳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무너졌는지, 무너지고 있는지, 무너질 것인지(?)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분석하며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나라 어떻게해에에에... 미국은 이 책이 출간될 당시,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되었을 때인데.. 올해 또 트럼프가.....아....아....아.....



"많은 이들은 여전히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믿는다." _p.12_



으악. 나도 그런줄 알았는데??!! 엉엉.



이 책을 다 읽지는 않더라도 [들어가며]는 꼭 읽어보라고 만나는 사람들한테마다 말해주고 싶다. 실제로 독서모임에 이 책 들고가서 열변(?)을 토하며 얘기하기도 했다. 엉엉.



잠재적 독재자가 권력을 잡으면 민주주의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우리가 민주주의라고 믿고 있는거. 모두가.다.싹. 조심해야한다. 우리나라의 지금은 어떠한가? 과연 민주주의가 행해지고 있을까? 의문이 생긴다. 물음표는 좋은거다. 그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때까지 서서히 접근해가면 언젠가는 평화로운 마침표가 찍힐지도 모르겠다. 언제일런지....

2024년, 올해는 슈퍼 선거의 해!!



4월에 대한민국 총선이 있다. 6월에는 유럽의외 선거가 있다고 하고, 잘 알고 있듯이 11월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다. 또 76개 국가에서 선거가 치러져서 세계의 절반이 투표소로 향하는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어크로스 북클럽에서 얘기해 줘서 알았다. 와우!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당연히 내가 모든 걸 다 알고 있다고 말하지는 못하지만(그렇게 말해서도 안되고),

선거를 바라보는 시야가 이전과는 조금 더 달라졌다. 전에는 어떤 사람을 뽑아야할지에만 관심을 두고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어떤 사람을 뽑아야할지 + 그 사람과 그 정당과 그 흐름등 조금 더 넓은 시야로 나의 달라진 시선으로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이다. 또 책 속에 나와있는 리스트들을 하나씩 체크하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2018년에 쓰였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게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를 알아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무너지지 않도록 우리가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힘써보자!!!





#신간읽는라라 #라라는ABC #어떻게민주주의는무너지는가 #HowDemocraciesDie #스티븐레비츠키 #대니얼지블랫 #박세연 #어크로스 #어크로스북클럽 #ABC #어떻게민주주의는무너지는가_라라 #민주주의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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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사랑한 예술가
조성준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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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은 그렇게 인간을 위로한다 ]


<당신이 사랑한 예술가>


조성준 지음 | 작가정신


예술을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사랑하는 예술가가 있는가?


미술, 음악, 건축, 패션, 영화 등등 총 망라하여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두근거리는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어떤 예술을 떠올려야할지, 어떤 예술가를 떠올려야할지 고민스럽기도 할거다. 혹시 예술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예술이라는 단어만으로도 그에 속하고 싶은 흥미가 솟구쳐 오를 것이 분명하다.


제목을 보라. <당신이 사랑한 예술가>


콕, 집어서 명명하고 있다. 당신은 예술가를 사랑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는 의미.
이 책을 읽고나면 마음에 오래 남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예술가가 한 명 이상은 생길 게 분명하다는 확신.


보통 책을 읽기 전에 작가의 프로필을 읽고 목차나 에필로그를 꼼꼼히 읽는 편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한번 더 작가의 프로필을 유심히 읽거나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는 경우가 있는데 다음의 두 경우가 그렇다. 첫째는 이 작품이 마음에 들어서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이어서 더 보고 싶어 궁금해서 찾아보는 거고, 둘째는 그 작품이 나와는 맞지 않아 의미 심장하거나 내 고개를 갸웃 거리게 해서 궁금증이 생긴 경우다.


<당신이 사랑한 예술가>를 읽고 작가의 프로필을 다시 살펴 보고 에필로그를 다시 읽고 (이 책의 앞부분에는 '에필로그'가 아니고 '작가의 말'이 쓰여 있다.)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아봤다. 물론 이는 위, 첫째의 경우에 해당한다. 아, <예술가의 일>!! 전에 호기심이 생기기는 했었는데. 물론 <당신이 사랑한 예술가>라는 책에 대한 기사나 소개글을 보면 전작 <예술가의 일>이 계속 언급되기는 한다. 책을 다 읽기 전에는 나의 큰 관심을 끌지 못했을 뿐이다.


책을 시작하는 '작가의 말'에서 마지막은 아래와 같다.


-----
예술을 즐기는 방식에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면 그것을 창조한 예술가의 삶과 그들이 지녔던 고민에 관
해 한 번쯤 탐구해봐도 좋을 겁니다.

이 책에는 예술가 25명이 등장합니다. 그들 대부분은 이 낯선 세상과 불화하며 흔들렸습니다. 때론 세상은 그들을 오해하고 손가락질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기어코 본인이 해야 할 일을 완수했습니다. _p.7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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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스물 다섯 명의 예술가에 대한 작가 조성준 식의 이야기이다. 인터넷이나 다른 도서에서 이 예술가들을 검색해보면 굵직하게 나오는 이야기가 다 담겨 있지만 식상하기 보다 어떤 연결을 생각하게 된다.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시대와 연결된 예술가들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 이기도 하고, 평범하고 싶었던 하지만 평범하지 못해 예술가의 힘들 삶을 살아내야했던 한 인간의 이야기 이기도 하다. 술술 잘 읽힌다.


대부분의 예술가가 내가 알고 있고 좋아하는 예술가들이어서 더 재미있었다. 그 예술가들의 새로운 면을 알수 있어서 더 흥미로웠다. 보다 많은 여성 예술가들이 언급되지 못한 건 아쉽다. 코코 샤넬을 제외한 여성 예술가를 [3부 누가 스타를 죽였는가]에 모아 놓기보다 남성과 여성 예술가가 함께 나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가 여성이기에 어쩔 수 없이 그런 게 눈에 들어온다.


작가가 영화에 특히 애정이 더 많다는 건 글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깊게 들어가고 다양한 이야기로 뻗어 나간다. 최근에 읽었던 한 칼럼 리스트의 글에서 처음 알게 된 김기영 감독의 이야기가 세세하게 나와 있어서 반갑고 기뻤다.


이렇게 각각의 인물에 대해 나와 있는 책은 작가의 의도대로 앞에서부터 하나씩 읽어가는 재미가 있을 수 있겠고, 관심 있는 예술가를 먼저 찾아서 읽어보는 방식의 독서도 재미있을 것이다. 또 나 나름대로 인물을 구분지어 읽는 독서도 흥미롭다. 가령 건축가들, 미술가들, 음악가들, 이런 식으로 묶어서 읽을 수도 있다. 또 책을 읽다보면 역사상 어떤 사건, 예를 들어 미국을 휩쓴 '매카시즘' 광풍 같은 시대적인 사건에 영향을 받은 예술가들도 나오는데, 시대적 배경에 따라서 다양한 예술가들을 한데 모아서 그 분위기를 알아가는 것도 좋은 독서가 될 수 있겠다.


건축을 전공하며 공부하고 공부하고 또 공부했던 르 코르뷔지에가 <당신이 사랑한 예술가>에 나온다. 물론 우리나라 건축가 김중업도 나온다. 오랜만에 우리나라와 세계의 건축에 대해서, 또 건축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은 즐거웠다. 팔팔하게 의욕적으로 건축을 했던 나의 20대를 떠올리며 아직도 나는 건축을 너무 사랑한다는 걸 깨닫는다. (다시 건축 하고 싶어!!!! 엉엉)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나에게 이 책은 좋은 책이다. 하지만 르 코르뷔지에가 '아파트의 아버지'라는 수식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요즘 한국의 아파트는 집장사들의 집 같으니까. (건축을 할 때 제대로 설계와 시공 절차를 밟지 않고 무작위로 만들어 내는 집을 집장사들의 집이라고 폄하하여 말하곤 했다.)


솔직히 말해서 표지를 중요시 생각하는 나에게 <당신이 사랑한 예술가>의 표지는 좀 딱딱하게 느껴졌다. 책을 읽고나니 표지가 달리 보였다. 오히려 조금은 애달프게 보였다는 게 맞을거다. 프레임을 들여다보는 한 인물의 뒷모습과 프레임 안에 있는 빈 의자는 우리 삶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예술과 예술가의 있음과 없음의 삶을 가리키는 듯해서이다.


관심 작가님, 추가!!
이어읽기 간다. <예술가의 일>, 이북으로 벌써 다운 받았다!!



** 작정단 12기로 작가정신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흥미롭고 진지하게 읽은 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예술은그렇게인간을위로한다 #당신이사랑한예술가 #조성준 #작가정신 #작정단 #작정단12기 #도서지원 #예술가 #건축가 #르코르뷔지에 #에디트피아프 #주디갈런트 #빌리홀리데이 #에이미와인하우스 #매릴린먼로 #코코샤넬 #영화감독 #화가 #재즈 #음악가 #책추천 #예술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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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의 일기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20
안네 프랑크 지음, 원유미 그림,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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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020 ]


<안네의 일기>


안네 프랑크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초등학교 고학년때 분명히 <안네의 일기>를 읽었다!! 문고본 같이 생긴 약간 작은 판형이었고, 표지는 안네의 사진이 가운데에 있고 주위는 단순했다. 열심히 재미있게 읽었으나, 무엇을 공감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책을 많이 읽던 초등학생이어서 안네라는 소녀의 편지에 내 감정까지 조금 더 깊이 이입 했을 것이다. 나도 일기장에 편지로 일기를 쓰기도 하는 10대였다. 하지만 초등학생이 바라볼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제2차 세계 대전이라든지 홀로코스트라든지...


10대를 지나 20대부터는 <안네의 일기>라는 제목으로 제2차 세계대전, 유대인의 차별과 탄압, 은신처 생활, 희망을 갖고 써 내려간 일기장 키티에게 쓴 편지 정도를 떠올렸다.


이번에 새롭게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으로 나온 <안네의 일기>를 읽으면서 놀라움이 컸다. 굉장히 직설적인 10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고, 은신처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고, 안네의 가족 뿐 아니라 은신처 생활을 함께 했던 다른 식구들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또 이들이 은신처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 이들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정말 안네가 대단하다고 느낀 건, 일기 속의 은신처 식구들과 그들을 도와준 이들을 가명으로 표기 했다는 거!! 세상에, 일기를 쓰기 시작한 건 12세였는데!!!)


전쟁이 가지고 온 고통에 대해서 몇 시간이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럼 내 자신이 더욱 비참하게 느껴질 것 같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고통이 끝날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는 일뿐이지. 유대인과 기독교인, 그리고 온 세상이 고통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거야.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겠지. _p.95_


안네는 불평많고 자신의 마음을 숨김없이 표현해서 버릇없다는 얘기도 듣는 소녀였다. 그런 내용이 일기에 모두 솔직히 쓰여 있어서 진실하게 느껴진다. 아름답게만 표현되었다면 성인이 되어 다시 읽은 <안네의 일기>가 성인에게 그렇게까지 크게 필요하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자유로운 사람은 자신이 자유롭다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자유가 어떤 느낌인지 모르니까. 하지만 어쩔 수없이 자유를 박탈당한 사람은 하늘을 보고 공기를 마시고 산책을 하는게 얼마나 소중한지 너무나도 잘 알게 된다. 안네가 키티에게 하는 말을 들으면 나의 자유가 미안해진다.


이곳에서 나가면 다들 맨 처음 뭘 하고 싶어 하는지 말해 줄게.
(...) 난 너무 좋아서 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어! 가장 먼저 우리만의 집을 갖는 것, 그리고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 그리고 누군가의 도움으로 다시 공부하는 것, 그러니까 학교에 가는 것. _p.132_


'우리는 언제쯤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특권을 당연하게 여기게 될까?'라는 생각이 들거든. _p.180_


2년여간의 은신처 생활을 통해 안네는 성장했다. 말투가 점점 더 차분해 지고 편지의 내용도 조금씩 더 깊어지는 게 느껴진다. 아직 어림에도 불구하고 성숙할 수 밖에 없었던 안네. 하지만 불평불만을 늘어놓을 때나, 사랑을 논할 때는 영락없는 10대 소녀이다. 역사에 관심이 많고 그 많은 공부를 하면서도 하나씩 정리를 하고 독서를 하는 모습을 보면 안네는 그녀의 꿈이었던 언론인(나중에는 유명한 작가)으로도 분명 훌륭했을텐데 하는 기대감이 무너져 슬퍼지는 감정도 느꼈다.


죽은 후에도 기억되는 사람이고 싶어! 그래서 내게 이런 재능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해. 글을 쓰고 내 자신을 표현하면서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주셨으니까.
글을 쓰는 동안에는 모든 것을 떨쳐 버릴 수 있어. 슬픔도 사라지고 용기가 솟아오르지. 그런데 내가 훌륭한 작품을 쓸 수 있을까? 언론인이나 작가가 될 수 있을까? 그럴 수 있기를 바라. 아, 정말 간절히 그러고 싶어. _p.283_


일기가 줄어들면서 나의 마음도 쿵쿵 요동치기 시작했다. 마지막 한 줄을 읽으면 너무 슬퍼서 무너질 것 만 같았다.

"안네 프랑크의 일기는 여기서 끝납니다." _p.385_


<안네의 일기>는 10대에 한 번, 20대 성인이 되어서 다시 한 번, 그리고 사회생활을 어느정도하고 삶이 지치고 힘들 때 (혹은 어느정도 여유로운 삶이 되었을 때도 괜찮겠다) 한 번 더 읽어야 하는 책이다. 각 시기별로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고, 다른 생각으로 그 시대의 삶을 나로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푸른책들 신간평가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흥미롭고 진지하게 읽은 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보물창고세계명작전집020 #안네의일기 #HetAchterhuis #안네프랑크 #AnneFrank #최지현 #보물창고 #유대인 #제2차세계대전 #유대인학살 #홀로코스트 #Holocaust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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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요약 금지 - <뉴요커>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의 변화하는 한국을 읽는 N가지 방법
콜린 마샬 지음 / 어크로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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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요커>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의 변화하는 한국을 읽는 N가지 방법 ]



< 한국 요약 금지 >



콜린 마샬 지음 | 어크로스





저자 이름을 쓰고 아무생각 없이 무의식적으로 번역자를 이어 쓰려고 표지를 들여다봤다.

순간 깨달음, '아, 맞다! 콜린 마샬 작가님은 한국어를 쓰시지!!'



이 책은 작가님이 한국어로 쓴 글과 외국인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애초에 영어로 쓰고 후에 한국어로 개고한 글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 칼럼리스트가 관찰하고 만난 한국의 이야기는 외국인에게도 한국인에게도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원어민이라고 칭하는 영어권 국가의 외국인들과 5년정도 일을 같이 했는데 이들은 보통 두 종류로 나뉘었다. 이는 한국을 사랑하고 관심이 많아 오래 머물고 싶어 하는 부류와 회사와 계약한 기간동안 한국이나 아시아 나라를 여행하고 즐기며 일은 적당히 혹은 대충하는 부류였다. 전자는 한국의 문화에 관심을 보이고 한국인들과 어울리며 한국어를 배우는데 열과 성을 기울였다. 후자는 영어를 쓰는 사람들과만 어울렸고 (영어권 국가의 외국인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에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참 많이 있다.) 영어가 잘 통하는 장소를 찾아 다니고 유명 관광지를 여행했다. 심지어 영어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일말의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한국 요약 금지>를 읽으며 나의 동료이자 친구였던, 지금은 자국으로 돌아가서 한국의 친구들과 여전히 연락을 잘 하고 있거나 한국에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는 이들과 그저 스쳐가는 외국인에 불과했던 그들이 떠올랐다.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국내든 외국이든 여행하며 한국이 그래도 살기 좋은 나라라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다.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모습과 속을 들여다보았을 때 엉망징창인 부분이 많은데 내가 살기좋다고 하는 건 지극히 개인적이고 또 미묘한 부분이라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1부 모두가 싫어하지만 아무도 떠나지 않는 도시에서]]



한국인이기에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기에 내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점들이 많았다. 알고도 그냥 넘어가던 일상적인 일도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과 한국인들의 인식에 대해 콕, 쏘는 부분을 읽고 새삼 놀라기도 했다.



나는 이 문제가 한국의 좋은 점은 정확히 보지 못하고, 부정적인 면에만 집착하는 한국인들의 인식과 관련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_p.23_ 한국의 좋은 점을 가장 모르는 사람들_



어쩌면 21세기 서울은 정체성을 어디선가 찾아내기보다는 많은 이들이 함께 새롭게 구축하는 과정에 들어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만약 서울이 계속해서 영문 브랜드를 사용해야 한다면 "함께 만드는 서울, 함께 누리는 서울"이라는 오래된 한글 슬로건을 번역해 사용하는 건 어떨까? _p.36_ I.SEOUL.YOU가 정말 그렇게 별로인가요?_



1부의 마지막은 [서울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43가지 이유] 이다. 외국 여행을 할 때 놀라거나 불편했던 점은 화장실과 대중교통이 크게 차지한다. 카페에서 내 물건을 두고 잠시 자리를 비울 수도 없다. 병원이나 미용실 같은 편의 시설의 이용은 외국에서 생활했던 친구들이 자주 얘기했었다. 서울에서 내가 늘 이용하고 있어서 편한 줄 몰랐던 점들이다. 작가님의 항목에도 이런 사항들이 놓여 있고 재미있는 이유도 많다. 이 부분을 읽고나서 서울의 좋은 점은 뭐가 있나, 거리를 다니며 유심히 살펴보곤 한다.



  • 정류장의 화면은 항상 5분 안에 버스가 온다고 알려준다. 대개 그건 거짓말이 아니다.

  • 팁을 주지 않아도 된다.

  • 포장마차.

  • 와이파이나 콘센트를 제공하지 않는 커피숍은 폐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 승강장 가장자리에서 멋대로 선로로 떨어져 죽을 수 없다 (스크린 도어 때문이다)

  • 도서관의 책을 신청하면 지하철역에 있는 기계에서 수령하고 반납할 수 있다.

  • 서울 우유.


[[2부 번역기도 어려워하는 한국어의 맛]]



우리가 모두 잘 알고 있는 한국식 영어가 있다. 한국인들이 일상으로 사용하고 있는 단어여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눌 때 그 원래 발음을 해 주면 깜짝 놀라는 친구들도 많다. 의미도 다르게 사용되고 있는 단어들도 많은데 모르고 그냥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단어들을 '정확한' 한국식으로 발음하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미국인 성인 언어 학습자의 뇌는 고집스럽게 그 단어들을 미국식으로 발음하고 싶어 한다. _p.126_ 한국식 영어 사용법_



'한국식 영어'들 중 대부분이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잘 사용되지 않다가 태평양을 건너와 한반도에서야 새로이 힘을 얻은 것들(p.126)이라는 게 정말 놀라웠다!!! 이 글에서는 시너지, 패러다임, 네티즌, 노하우 등의 한국식 영어 단어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을 수 있다.



[[3부 이건 제가 알던 K가 아닌데요]]



3부의 글들을 읽고 지난 주말, 강원도 여행에 이 책을 기어이 가지고 갔다. [한국 기행 기본편][한국 기행 실전편][나는 한국에서 맛없는 치킨을 먹은 적이 없다][디스코를 입은 판소리]등.. 여행지에서 다시 읽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결국 판소리도 찾아서 틀어놓고, 굉장히 신이났었다. 치킨 대신 닭강정을 먹으며.



알고는 있지만 특별히 생각을 하려고 하지 않는 한국의 지역과 문화(영화, 음악, 건축, 음식, 차 등)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어 좋았다.



[[4부 이 나라 사람들이 쿨할 수 없는 이유]]



우리나라를 조금 더 깊게 들여다 볼 수있는 글들이 담겨있다. 외면하고 싶은 부분도 있고, 내 일이 아니라고 스쳐지나가는 부분도 있다. 해외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외국인의 시각도 글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알랭드 보통이 한국에서 인기가 있는 이유, 책에 대한 유명한 유튜브 채널, <기생충>이나 <1987> 같은 영화를 통해 알아보는 한국의 현재와 과거, 영화 <아이 캔 스피크>를 통한 일본과의 관계 등 생각할 거리를 다양하게 던져준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아니 읽으면서 바로 책의 제목이 왜 <한국 요약 금지>인지 깨닫게 된다.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나로 표현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많다. 겉과 속이 다른 경우도 허다하다.



외국인들이 한국을 알기 위해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것보다도 난 한국 사람들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희망도 뭣도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되는 요즘에 그래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 내가 생각해야 할 부분도 알아야 할 부분도 많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덧,

- 어크로스 북클럽 A.B.C 단톡방에서 <한국 요약 금지> 속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재미있다. 작가님의 글과 기사도 읽고, 외국인들에게 소개시켜주고 싶은 한국의 문화나 여행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떡튀순을 좋아하시는 작가님덕에 우리도 모두 떡튀순을 생각하며 침을 꼴깍 삼키기도 한다. 내일 진행될 <한국 요약 금지> 온라인 독서 모임이 기대 중, 두근두근!!



사진1,

- 내가 좋아하고 애용하는 곳 : 지하철역에 있는 스마트 도서관!!!






사진2,

- 작가님의 친필 싸인에 쓰여 있는 "글라라님께 도봉 요약 금지!" 쎈쓰!! 완전완전!!!

- A.B.C. 멤버 각자가 살고 있는 지역으로 요약 금지를 써서 보내주셨다!!






** 어크로스 북클럽 A.B.C. 멤버로 도서를 제공 받아, 재미있고 진지하게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



#신간읽는라라 #라라는ABC #책을대신읽어드립니다_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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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 미선나무에서 아카시아까지 시가 된 꽃과 나무
김승희 외 지음, 이루카 옮김 / 아티초크 / 2024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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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시가 된 아름다운 꽃과 나무 ]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미선나무에서 아카시아까지 시가 된 꽃과 나무



김승희, 에밀리 디킨슨 외

이루카 엮고 옮김 | 아티초크



[ 아몬드꽃 ]


불행할 때

행복한 때를 꿈꾸면 희망은

잎 없는 가지에 피는

은빛 아몬드꽃처럼 싹튼다네


_토머스 무어_



무방비 상태에서 이 짧은 시를 읽었다.

아! 하는 소리가 절로 튀어나왔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며 작고 아름답게 빛나는 아몬드꽃이 눈 앞에 그려졌다.



아몬드꽃은 반고흐의 아몬드 나무에 활짝 핀 꽃 시리즈를 보며, 벛꽃과 상당히 닮았다고 생각하면서 눈에 익었다. 이렇게 시로 새롭게 나에게 다가올 줄이야. 불행과 행복, 희망과 은빛 아몬드꽃. 내 마음을 위로해 주고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찔끔 흐를 지경.



책에는 시와 함께 꽃 그림도 그려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주 조금씩 아껴가며 읽고 있는 꽃말에 대한 책과 그림이 비슷해서 같이 읽기 딱 좋아 옆에 두고 조금씩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읽었다.



서른 여덞명의 국내외 시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잘 알려지고 익숙한 시인도 있고 처음 알게 된 시인도 있다. 국내뿐 아니라 외국의 시인들의 작품까지 함께 감상할 수 있어서 얼마나 귀한 시간인지 모른다. 외국에서는 유명해도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들어오지 않은 시도 많아 궁금하기도 했는데 그런 시인의 작품을 발견해서 반가웠다.



시인들의 대표작을 뽑아 세운 게 아니고, 꽃과 나무를 노래한 시들이 들어있다. 장미에 관한 소네트 구절 모음(윌리엄 셰익스피어)도 있는데 이렇게 한 곳에서 장미꽃 그림과 함께 소리내어 읽으니 향까지 은은히 스쳐지나가는 듯 했다.



장미는 보기에 아름답지만 그에 깃든 향기가

장미를 더 아름답게 만들어요

(소네트 54)


_윌리엄 셰익스피어_



독한 감기에 시달리던 2주 동안 만난 이 아름다운 시와 그림은 나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앞으로도 천천히 오래오래 함께 할 듯. 한 편 한 편이 너무나 소중하다.



시도 좋고 그림도 좋고, 시집이 정말 아름답다!!

누군가에게 선물해 주고 싶은 시집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선물 받은 분도 시는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매일 꺼내서 펼쳐보게 될 시집이다.



아,

이 책의 제목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는 한국에만 자생하는 미선나무의 꽃말이라고 한다!!! _일러두기 참고_



덧,

ARTNINE Monthly Magazine <PAPER NINE> 2월호도 함께 왔다.

오랜만에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를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돌아온 영퀴 코너도 있었는데, 은근히 어려웠다. -_-+



** 아티초크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아름다운 시와 그림을 가슴 뭉클하게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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