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리 퀴리야! 평범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8
브래드 멜처 지음, 크리스토퍼 엘리오풀로스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범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08]


나는 마리 퀴리야!


브래드 멜처 글 | 엘리오풀로스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그래픽 위인전 <평범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시리즈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마침내 모두의 영웅이 된 인물들의 일생을 담은 책으로, 어린이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소중한 꿈을 품도록 해 줍니다. <뉴욕 타임즈> 베스트 셀러로 많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책이에요."


세상에는 상당히 많은 위인전이 있고 위인들을 알려주는 그림책이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 우리들의 마음속에 깊이 남아 오래오래 기억하고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해 주는 책은 그리 많은 것 같지는 않다. 대부분이 그저 '이 위인은 이런 일을 했구나, 이렇게 자랐구나, 그랬구나, 나도 본받아야지.' 정도라고 생각하다.


이 [평범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시리즈는 조금 달랐다. 처음 접했을 때 캐릭터가 너무 귀여워서 반해버렸다. 그래픽 위인전이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귀여운 캐릭터의 위인들이 나온다. 이 캐릭터는 성인이 되어서도 마지막 페이지까지도 사랑스럽다. 그래서 더욱 더 가까이 하고 싶고 자꾸 보고만 싶어진다. 반복해서 본다면 정말로 닮아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헬렌 켈러, 제인 구달, 마틴 루서 킹, 아인슈타인, 로자 파크스, 닐 암스트롱, 간디에 이어서 마리 퀴리가 여덟 번째 그래픽 위인으로 나왔다.


최초로 노벨 상을 받은 여성, 최초로 두 분야에서 노벨 상을 받은 과학자, 이것만으로도 마리 퀴리는 우리에게 범접할 수 없는 특별한 위인으로 보여진다. 물론, 맞는 말이다. 과연 지극히 평범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마리 퀴리는 호기심이 많았다. 배우는 것도, 읽는 것도, 기억하는 것도 잘했다. 자신을 늘 믿어 주던, 과학 교사였던 아빠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요즘 처럼 여성들이 많은 공부를 하기에 쉬운 시대도 아니었다. 하지만 마리는 포기하지 않았고 노력하면서 기다렸고 결국에는 파리의 소르본 대학에 입학한다.


"내가 말했듯이, 변화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았어. (...) 힘들게 들리겠지만, 내가 원하는 걸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었어."





과학자 피에르와 결혼을 했고, 그는 마리와 서로 동등한 파트너가 되도록 노력했다. 아빠의 도움과 믿음, 남편의 동등한 대우와 믿음으로 함께한 연구들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마리는 혼자서 스스로의 힘으로만으로 모든 것을 이루어내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누구에게든 네가 성취할 수 있는 것을 제한하면 안 돼. (...) 너 자신만의 길을 가기 위해선 대담해야 해. 실패를 감수해야 해. 그렇게 배우는 거야."


오늘 날, 훌륭한 여성 과학자들이 많이 있다. 마리 퀴리는 앞으로도 더 많은 여성의 힘이 세상에 보여지기를 원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다. 모두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그림책이다.


"나는 마리 퀴리야. 나는 발견의 힘을 알고 있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재미있게, 진심으로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나는마리퀴리야! #브래드멜처 #엘리오풀로스 #마술연필 #보물창고 #평범한사람이세상을바꾼다 #마리퀴리 #퀴리부인 #여성과학자 #노벨상 #노벨물리학상 #노벨화학상 #보물창고신간 #보물창고지원도서 #푸른책들신간평가단 #뉴욕타임즈베스트셀러 #위인전 #그래픽위인전 #그림책추천 #그림책 #어린이도서관권장도서 #학교도서관저널추천도서 #청소년북토큰도서 #과학자 #방사선연구 #암치료 #사랑하는것을쫓는것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2022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 I LOVE 그림책
피레트 라우드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I LOVE 그림책]


<귀>


피레트 라우드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내가 나일 수 있도록 그 타이틀을 만들어 주던 큰 기둥이 사라진다면, 얼마나 혼란스러울까요.


가령 아이들을 가르치던 '선생님'이라고 불리우던 나. 나에게 이제 더이상 가르칠 아이들이 없다면, 나는 선생님인가 아닌가. 


아픈 홀 어머니를 돌보며 '딸'의 역할에만 충실하던 나. 나의 어머니가 이제 세상에 계시지 않는다면, 나는 딸인가 아닌가.


당연히 나를 규정하던 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게 되었을 때 나는 어떨지 곰곰이 그리고 상당히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되었던 책입니다. 


자신의 역할에 한정되어 얽매여 있는 이들에게, 세상의 모든 나에게 추천하는 책,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피레트 라우드의 <귀>가 여기에 있습니다. 


ㅡㅡㅡ
어느 날 잠에서 깬 귀는, 평생동안 살아온 머리가 떠나고 홀로 남겨졌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귀는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자신이 누구인지, 머리 없이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흐느껴웁니다. 


하지만 갑자기 귀는 어떤 소리를 듣게되죠.


개구리의 노래를 들어주고, 코끼리의 걱정을 들어주고, 토끼의 고백을 들어줍니다. 


거미가 말하는 유혹의 목소리도 듣게됩니다. 
ㅡㅡㅡ


귀의 역할은 듣는 것입니다.
머리가 없어도 들을 수는 있습니다.


내가 나임을 알아차리고 스스로 나의 길을 나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순간은, 혼자 남겨진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구에게도 더이상 기대지 않고 나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만큼 좋은게 또 어디에 있을까요. 


지금 내가 어딘가에, 누군가에, 혹은 어떤 역할에, 얽매여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난 어떤 것을 할 수 있고, 어떤 것을 했을 때 진정한 내가 되는지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그 틀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로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이 세상에서 규정하는 엄마, 딸, 선생님, 학생, 회사원, 변호사, ...... 등의 많은 타이틀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나'로 살아가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이름, 나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용기가 조금은 생기는 것 같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진지하고 꼼꼼하게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귀 #피레트라우드 #보물창고 #ILOVE그림책 #보물창고신간 #보물창고지원도서 #푸른책들신간평가단 #그림책 #어른을위한그림책 #모두를위한그림책 #그림책추천 #책추천 #좋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눈새 미래의 고전 62
강숙인 지음 / 푸른책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래의 고전 62]

<눈새>

강숙인 지음 | 푸른책들



"꿈이란 무엇일까?"

<눈새>를 읽으면서, 그리고 읽고나면 '꿈'에 대한 생각을 골똘히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나는 '꿈'에 대한 생각 보다는 '3차원의 별인 지구'와 '4차원의 별인 눈나라'에 대한 생각에 더 골몰하게되었다.

"너 진짜 4차원이다. 어디서왔니?" 이런 얘기를 종종 듣는 나는 '눈나라'가 나의 고향별인가 싶어서 더 관심이 생겼던것 같다.

1차원 공간은 직선

2차원 공간은 평면 (x축, y축)

3차원 공간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입체 공간 (x, y, z)

4차원은 보통 상대성이론에 나오는 시공간(spacetime)

_네이버 물리학백과_

눈나라에서는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하다. 3차원 지구 사람들이 꿈꾸는 낙원같은 곳. 눈새는 이곳의 왕자이고 3차원의 별, 지구 사람들이 꾼다는 꿈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할머니는 4차원과 3차원이 근본적으로 시간이 다르며 4차원에서는 우리들 자신이 곧 시간이고, 우리는 시간 속을 공간처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데 3차원에서는 그럴 수가 없다고 하셨다." _p.7_

시간 속을 공간처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기때문에 실수를 하면 바로잡을 수가 있어서 후회도 아픔도 미움도 없는 곳이 4차원의 눈나라인 것이다.

"내가 왕자라는 것은 전통과 질서일 뿐이고, 공부 또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왕자인 나를 부러워하는 아이도 없고 나 역시 다른 아이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눈나라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니까." _p.10_

좋은 마음만을 가지고 살아간다는건 어떤 느낌일까. 마냥 행복하기만 한걸까. 잘 모르겠다. 눈새가 꿈이라는 것을 잘 이해할 수 없듯이 나도 그 완벽한 낙원에서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없었다.

"지구에 가서 아무리 슬픈 일을 겪더라도 울지 말아야 한다. 우리 눈나라 사람들은 지구 사람들보다 더 뜨거운 눈물을 가지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눈물을 흘릴 만한 괴로움이나 슬픔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눈물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지낸단다. 하지만 3차원에서는 슬픔과 괴로움이 너무 많아 울지 않을 수가 없거든. 우리 심장은 눈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뜨거운 눈물에는 녹고 말지. 울지 않겠다고 할머니랑 약속하겠니? 울지 않아야지만 이곳으로 돌아올 수 있단다." _p.23_

눈새는 3차원과 4차원의 시공간이 일치하는 때에 지구로 오게된다. 그리고 꿈이 무엇인지 알아갈 380일간의 시간이 주어진다.

지구에서 눈새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일들을 겪지만 그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꿈이라는 것이 눈새에게는 너무나도 희미한 형체이다. 지구에서 생활하면서 눈나라로 돌아가고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 지는 눈새. 아파하는 이들이 더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들과 함께 눈나라로 가고싶어한다.

"모래성이 무너졌다고 해서 모래가 없어진 것이 아니듯, 우리가 죽었다고 해서 우리가 이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란다. 우린 태어나기 전에 시간이었듯 죽은 뒤에도 시간이 되어 영원히 이 세상에 머무른단다." _p.179_

"이곳 3차원의 죽음도 우리 4차원과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이곳에서의 죽음은 영원한 헤어짐을 뜻한다. 그래서 죽음이 슬프고, 그 막막한 슬픔이 아저씨의 얼굴을 바다로만 향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_p.180_

"꿈 때문에 울었어요. 하지만 이제 다시는 울지 않을 거에요."

"그래, 사람들은 가끔 꿈 때문에 울지. 그러나 눈물 속에서도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건 바로 그 꿈이다. 내 말 알겠니?" _p.215_

'꿈'이라는 것은 결핍의 상황속에서 그것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만들어지는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바라는 것도 '꿈'이고 잠을 자면서 그려지는 영상도 '꿈'이라고 하는데 둘 다 의식중이건 무의식중이건 어떤 바램의 투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완벽한 낙원인 4차원에 갔는데도 다시 3차원으로 돌아간 사람이 있었다. 아무리 괴롭고 슬프더라도 꿈을 꾸며살아가는 삶이 그리워서.

지금 나의 삶과 나의 꿈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낙원 보다는 지구로 돌아온 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주위에 눈새처럼 4차원에서의 맑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이곳 3차원이기에 어쩔수 없는 아픔을 겪게 될 때에는 꿈을 꾸면서 그 아픔을 기쁨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재미있게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눈새 #강숙인 #푸른책들 #미래의고전 #학교도서곤사서협의회추천도서 #책읽는교육사회실천협의회추천도서 #계몽사아동문학상수상작 #동화추천 #도서지원 #신간소개 #푸른책들신간평가단 #3차원 #4차원 #지구 #눈물 #사랑 #꿈 #꿈꾸는것 #죽음 #이별 #동화책신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클락 댄스
앤 타일러 지음, 장선하 옮김 / 미래지향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클락댄스>

앤 타일러 장편소설

장선하 옮김 | 도서출판 미래지향


251쪽에서 '클락댄스'라는 단어가 나오기 전까지는 제목을 전혀 신경쓰지않고 읽고 있었다. 새로운 책을 읽을 때 보통은 표지와 제목은 인지를 하며 내용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생각하면서 읽는 편인데, 이 책의 제목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고 해야할까. 어쩌면 이전에 입으로 여러번 중얼거려서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클락댄스>는 표지가 마음에들어서 작년에 눈여겨봤던 책이다. 사실 이런 표지를 딱히 선호한다고할 수 없는데도 내 눈에 띄었다. 심지어 나는 읽지도 않았으면서 친구에게 선물부터 건냈던 책이다. 몽글몽글한 가로수를 통통거리며 지나가고있는 자그마한 자동차와 그 풀숲의 보랏빛 기운들이 나를 끌어당긴 것 같다. 작년의 나에게는 이 표지의 그림이 필요했던 것 같고, 올 해의 나에게는 이 책의 내용이 필요했던 것이리라. 언제인지 어디서인지에 따라서 인연이 되는 책을 따로 있다고 믿는다.

ㅡㅡㅡ

이 소설은 총 2 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길다란 사와로 기둥 선인장과 바싹 말라보이는 수풀이 가득한 정경의 흑백표지로 시작된다. 다 읽고 난 후에 다시 들여다보니 윌라의 그 힘들고 삭막했던 시기와 정말 잘 어울리는 표지였다. (사와로 기둥 선인장은 2부에서 나이가 지긋이 든 윌라가 정말 좋아하는 선인장으로 나온다.)

2부는 이 책의 2/3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몽환적이고 구름속에 둥 떠있는 듯한 뉘어진 커다란 시계의 흑백표지로 시작이 된다. 이 그림은 윌라의 인생이라는 시계가 흘러가면서 그녀의 삶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이라는 것을 예고해 주는 듯하다. 클락댄스를 표현하는 것이기도 할 듯.

제 1 부

1967

1977

1997

제 2 부

2017

각각의 시기에 윌라는 10대, 20대, 40대, 그리고 60대의 삶을 살아가고있다. 그 시기에 그녀는 삶의 전환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한다. 이런 특별함은 경험하지 않아도 될텐데, 생각이들지만, 이런 경험을 하지 않았으면 지금의 윌라도 존재하지 않을것이다. 그 특별한 경험은 일상을 뒤흔드는 일이고 마음을 변화시키고 붙잡아두는 그런 일이었다.

10대의 윌라는 엄마에게,

20대의 윌라는 부모님과 남자친구에게,

40대의 윌라는 배우자와 지인들에게,

60대의 윌라는 전혀알지 못하던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는다. 그것들이 하나씩 쌓여가며 그녀의 삶을 이루고 있다. 이 책의 매력은 윌라의 삶을 담담하게 서술하고있는데 있다. 마치 아무일도 아닌 것 처럼,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은 것 처럼 담담하게. 그리고 그녀는 참 귀엽고 엉뚱한 할머니가 되었다.

그 이전의 삶에서의 사건들은 윌라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어쩌면 어떻게 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던 일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런 용기도 의지도 크게 갖고 있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할머니가 된 윌라는 처음으로 자신이 원하는대로 선택을 한다. 그리고 그 낯선 곳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의 생활 속에서 조금씩 그간 잊고 있던 자신을 발견해나간다. 그것이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익숙한 일상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그녀를 붙잡는 것이 있다.

"저 학생들은 모두 완벽하게 행복한 집에서 살고 있을까? 집에서 안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 감추고 있는 학생은 한 명도 없을까?" _p.30_

"사와로 기둥 선인장은 귀여운 식물이 아니었다! 귀여운 것과는 거리가 먼 웅장한 식물인데! 원래 사와로 선인장은 아파치의 화살이 난무하던 시절부터 현대식 상점들이 들어설 때까지 모든 걸 담담하게 참고 견딘 차분하고 인내심 많은 식물이었다." _p.174_

"그러나 윌라는 셰릴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윌라도 어린 시절에 그런 감점을 느꼈었다. 조심스럽고 주의 깊은 어른이 어린아이의 몸속에 살고 있는 느낌." _p187_

"왜 그냥 바라기만 해요? 왜 우유부단하게 망설이기만 하세요? 왜 모든 일에 정면으로 나서지 않고 한 걸음 옆으로 물러서 있는 거예요?" _p.252_

ㅡㅡㅡ

이 책을 읽으면서 윌라가 안타깝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하고, 복잡다단한 느낌을 받았다. 또 내가 윌라라면 어땠을지, 어떻게 행동을 했을지 자주 생각해보았다. 그녀와 나의 선택이 같든지 다르든지 어쨌든 나는 그녀를 응원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녀에게 나를 투영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이제서야든다.

오픈결말은 해피엔딩을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주어서 좋다. 더 행복한 할머니인 윌라의 생활을 마음껏 상상하며 함박 미소를 짓고 있는중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재미있게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클락댄스 #앤타일러 #미래지향 #ClackDance #AnneTyler #도서지원 #책추천 #인생 #인생의전환점 #도전 #삶의변화 #가족 #사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울지마 인턴
나카야마 유지로 지음, 오승민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울지마 인턴

나카야마 유지로 지음

오승민 옮김 | 도서출판 미래지향






같은 단체에서 오랫동안 함께 봉사했던 봉사자중에 의대생이 있었다. 엄마도 아버지도 오빠도 다 의사인 집안의 막내였던 그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의대에 갔지만 본과 공부를하며 자신은 가족들과 너무나도 다르다는 걸 느끼고 힘들어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녀는 대학병원에서 인턴을 시작하며 실질적으로 단체와는 멀어질 수 밖에 없었다.

<울지마 인턴>은 나에게 그렇게 끌리던 책은 아니었다. 표지에 있는 사내의 표정이 너무도 우울해 보였고, 그 뒤로 푸른색에 흐릿하게 나와 있는 병원과 환자들의 모습도 허약한 나의 몸을 떠울리게 해서 좀 멀리하고 싶었다. "의료현장을 사실주의로 생생하게 담아낸 감동의 의학 소설!"이라는 문구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소설은 너무 사실적이지 않을 때, 약간은 세상과 조금 동떨어져 있을 때 조금 더 나의 맘에 들어오는 듯해서 더 피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이렇게 이전에 이 책을 피했던 이유를 주저리주저리 말하고 있는건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마음이 많이 따뜻해져있고 이전과는 이 책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임을 인정해야겠다.

ㅡㅡㅡ

이 책의 주인공 류지는 도쿄의 한 종합병원 외과에서 이제 막 인턴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어린 시절, 형의 사고를 눈앞에서 경험했고 계속 그날의 기억을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둔 채 희미하게만 무의식중에 떠올리며 살아가고 있다.

도쿄와는 많이 떨어져 있는 시골에서 고구마 튀김 가게를 하시는 평범한 부모님 밑에서 자란 류지에게 도쿄와 이곳 사람들과 병원에서의 생활은 예상과는 참 많이 다르다.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것들을 환자들에게 적용해야하고, 빠르게 판단하고 치료해야하는 전투적인 하루하루의 삶 속에서 자신의 부족함과 냉혹한 현실에 마주치며 좌절하기도 하고 이겨내기도 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프롤로그에 나오는 형의 사건.

교통사고, 기초생활수급, 아뻬(충수염)와 같이 병원에서의 경험들.

처음 메인이 되어 한 수술.

같은 나이의 말기 암 환자 이시이를 대하는 류지의 마음.

환자의 첫 죽음과 매일 돌보던 어린 환자의 회복.

이 모든 것들을 통해서 류지는 성장하고 조금씩 단단해진다. 그래서 엄마, 아빠, 그리고 형을 대면할 용기가 생긴다.

에필로그의 류지를 통해서 앞으로 더 따뜻하고 멋진 의사가 되리라는 믿음이 생겼다.

"솔직히 앞으로 이 관을 뺄 가망은 거의 없다. 즉 그렇다는 건 죽을 때까지 끼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본인에게 말할 수는 없었다. 이럴 때 간격을 두고 대답해서는 안 된다. 얼굴색, 목소리 어느 하나 달라져서는 안 된다. 의사는 때로는 연극 배우가 되어야 한다." _p.150_

ㅡㅡㅡ

앞서 말했던 함께 봉사하던 그녀가 단체를 떠나며 가장 걱정했던 것 중의 하나가 의사라는 직업과 그 공동체 안에서의 외로움과 고립감을 자신이 잘 이겨낼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었다. <울지마 인턴>을 읽으며 류지와는 전혀 다른 환경의 그녀가 생각난 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의사들 사이에서 류지가 느끼던 당혹스러움과 외로움을 나도 느꼈기때문일 것이다.

코로나로인해 전 세계의 의료진들이 바이러스로 인한 삶과 죽음 속에서 치열하게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점점 길어지는 이 팬데믹으로 많은 의료진들은 힘이 빠지고 지쳐간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많은 개인병원들이 문을 닫고 있다고 한다. 특히 지방에 있는 소아과같은 개인 병원들은 유지하기가 정말 힘들다는 기사를 보았다. 양극단을 달리고 있는 의료기관과 의료진들이지만,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을 믿고 이해하고 더 건강한 세계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힘쓰는게 아닐까싶다.

이 책의 작가 나카야마 유지로도 의사이다. 그래서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전문적인 용어도 나오고 조금 더 생생한 의사들의 마음과 이들의 병원안에서의 삶이 전달되는 것 같다. 일본도 코로나가 심하던데, 지금 일본에서 이 작가님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 좋은 책 지원해 주신 미래지향 출판사 감사합니다 ^^*

#울지마인턴 #나카야마유지로 #미래지향 #병원소설 #인턴소설 #의료현장소설 #감동적인의학소설 #의료현장이생생한소설 #도서지원 #일본소설 #종합병원 #외과인턴 #생명 #삶과죽음 #사랑 #책임감 #의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