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락 댄스
앤 타일러 지음, 장선하 옮김 / 미래지향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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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댄스>

앤 타일러 장편소설

장선하 옮김 | 도서출판 미래지향


251쪽에서 '클락댄스'라는 단어가 나오기 전까지는 제목을 전혀 신경쓰지않고 읽고 있었다. 새로운 책을 읽을 때 보통은 표지와 제목은 인지를 하며 내용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생각하면서 읽는 편인데, 이 책의 제목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고 해야할까. 어쩌면 이전에 입으로 여러번 중얼거려서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클락댄스>는 표지가 마음에들어서 작년에 눈여겨봤던 책이다. 사실 이런 표지를 딱히 선호한다고할 수 없는데도 내 눈에 띄었다. 심지어 나는 읽지도 않았으면서 친구에게 선물부터 건냈던 책이다. 몽글몽글한 가로수를 통통거리며 지나가고있는 자그마한 자동차와 그 풀숲의 보랏빛 기운들이 나를 끌어당긴 것 같다. 작년의 나에게는 이 표지의 그림이 필요했던 것 같고, 올 해의 나에게는 이 책의 내용이 필요했던 것이리라. 언제인지 어디서인지에 따라서 인연이 되는 책을 따로 있다고 믿는다.

ㅡㅡㅡ

이 소설은 총 2 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길다란 사와로 기둥 선인장과 바싹 말라보이는 수풀이 가득한 정경의 흑백표지로 시작된다. 다 읽고 난 후에 다시 들여다보니 윌라의 그 힘들고 삭막했던 시기와 정말 잘 어울리는 표지였다. (사와로 기둥 선인장은 2부에서 나이가 지긋이 든 윌라가 정말 좋아하는 선인장으로 나온다.)

2부는 이 책의 2/3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몽환적이고 구름속에 둥 떠있는 듯한 뉘어진 커다란 시계의 흑백표지로 시작이 된다. 이 그림은 윌라의 인생이라는 시계가 흘러가면서 그녀의 삶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이라는 것을 예고해 주는 듯하다. 클락댄스를 표현하는 것이기도 할 듯.

제 1 부

1967

1977

1997

제 2 부

2017

각각의 시기에 윌라는 10대, 20대, 40대, 그리고 60대의 삶을 살아가고있다. 그 시기에 그녀는 삶의 전환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한다. 이런 특별함은 경험하지 않아도 될텐데, 생각이들지만, 이런 경험을 하지 않았으면 지금의 윌라도 존재하지 않을것이다. 그 특별한 경험은 일상을 뒤흔드는 일이고 마음을 변화시키고 붙잡아두는 그런 일이었다.

10대의 윌라는 엄마에게,

20대의 윌라는 부모님과 남자친구에게,

40대의 윌라는 배우자와 지인들에게,

60대의 윌라는 전혀알지 못하던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는다. 그것들이 하나씩 쌓여가며 그녀의 삶을 이루고 있다. 이 책의 매력은 윌라의 삶을 담담하게 서술하고있는데 있다. 마치 아무일도 아닌 것 처럼,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은 것 처럼 담담하게. 그리고 그녀는 참 귀엽고 엉뚱한 할머니가 되었다.

그 이전의 삶에서의 사건들은 윌라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어쩌면 어떻게 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던 일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런 용기도 의지도 크게 갖고 있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할머니가 된 윌라는 처음으로 자신이 원하는대로 선택을 한다. 그리고 그 낯선 곳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의 생활 속에서 조금씩 그간 잊고 있던 자신을 발견해나간다. 그것이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익숙한 일상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그녀를 붙잡는 것이 있다.

"저 학생들은 모두 완벽하게 행복한 집에서 살고 있을까? 집에서 안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 감추고 있는 학생은 한 명도 없을까?" _p.30_

"사와로 기둥 선인장은 귀여운 식물이 아니었다! 귀여운 것과는 거리가 먼 웅장한 식물인데! 원래 사와로 선인장은 아파치의 화살이 난무하던 시절부터 현대식 상점들이 들어설 때까지 모든 걸 담담하게 참고 견딘 차분하고 인내심 많은 식물이었다." _p.174_

"그러나 윌라는 셰릴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윌라도 어린 시절에 그런 감점을 느꼈었다. 조심스럽고 주의 깊은 어른이 어린아이의 몸속에 살고 있는 느낌." _p187_

"왜 그냥 바라기만 해요? 왜 우유부단하게 망설이기만 하세요? 왜 모든 일에 정면으로 나서지 않고 한 걸음 옆으로 물러서 있는 거예요?" _p.252_

ㅡㅡㅡ

이 책을 읽으면서 윌라가 안타깝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하고, 복잡다단한 느낌을 받았다. 또 내가 윌라라면 어땠을지, 어떻게 행동을 했을지 자주 생각해보았다. 그녀와 나의 선택이 같든지 다르든지 어쨌든 나는 그녀를 응원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녀에게 나를 투영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이제서야든다.

오픈결말은 해피엔딩을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주어서 좋다. 더 행복한 할머니인 윌라의 생활을 마음껏 상상하며 함박 미소를 짓고 있는중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재미있게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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