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을 읽기 위해서 이 소설집을 샀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삶이 노예의 삶과 다를 바가 무엇이냐고 요즘 며칠 동안을 외쳐대었던 것의 연쇄 작용으로 오늘 저녁 다시 한번 책장에서 꺼내어 펼쳐든 이 책에서 눈물 흘리는 인형이 나오는 장면만 흘끗 쳐다보고(열심히 정독했다가는 후유증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대신 여기에 몇 문장 베껴 둔다.

 

나는 내가 누군가가 된다는 것에 흥미를 잃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단지 과거의 내가 지겨웠던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된다는 것 자체가 지겨웠던 것이다.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은 좋아했지만 사람들과 이야기를 한다거나 사람들을 즐겁게 혹은 불쾌하게 하는 것은 싫었다. 심지어 내 인형하고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지겨웠다. 나는 산이나 나무, 돌이 되고 싶었다. 내가 사람으로 남아야 한다면, 고독한 부랑자로 사는 것만이 내가 견딜 수 있는 유일한 삶이다.


 

I discovered that I am tired of being a person. Not just tired of being the person I was, but any person at all. I like watching people, but I don't like talking to them, dealing with them, pleasing them, or offending them. I don't even like talking to the dummy. I am tired. I would like to be a mountain, a tree, a stone. If I am to continue as a person, the life of the solitary derelict is the only one tolerable.

 

 

그런데 이렇게 흘끗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벌써 또 어지럽다. '누군가가 된다는 것'은 때로 이토록 무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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