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카페 -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이름
노엘 라일리 피치 지음, 릭 툴카 그림, 문신원 옮김 / 북노마드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책의 제목이 <세계에서 가장 낭만적인 이름 파리 카페>로 되어 있지만, 원제는 Paris cafe : The Select Crowd로, 파리의 카페들이 아니라, 파리에 있는 '셀렉트'라는 카페에 대한 책이다. 글만 후르륵 읽는다면, 30분이면 책을 덮을 것이고, 그림까지 읽는다면, 두고두고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주로 카페에 있는 인물들의 캐리커쳐와 다른 유명한(이름난/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진) 파리의 카페들에 비해 그닥 인상적이지 않았던 카페 셀렉트에 대한 역사, 사랑, 특징, 인물, 등등의 글과 어우러져 있다.

1925년 바뱅가 모퉁이 몽파르나스 대변에 자리잡아, 지금까지 거의 변한 것이 없는 카페 셀렉트는 우리가 익히 아는 다른 유명한 파리의 카페들처럼(예를 들면 뒤 마고) 당대 유명인들의 세례를 받았다. 보봐리와 사르트르, 앙드레 브루통을 위시로 한 초현실 주의자들, 이사도라 던컨이 접시를 던졌고, 헤밍웨이는 이 카페를 유독 사랑했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에 등장하기도 한다. (확실히 헤밍웨이는 그의 일거수 일투족, 거처가 죄다 유명하다. 쿠바에서 미국에서 파리까지)

"카페 셀렉트로 갑시다." (제이크 반스가) 운전사에게 말했다.
"몽파르나스 대로요."
우리는 직진해서 가다가 벨포르의 사자상을 끼고 돌았다...
브렛은 정면을 응시했다.
몽파르나스의 불빛이 보이는 라스파유 대로에서 브렛이 말했다.
"뭐, 하나 부탁해도 될까요?"
"그럼요."
"그곳에 도착하기 전에 한 번만 더 키스해줘요. "
- 헤밍웨이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 中 -  

파리의 카페'들'도 아니고, 단 하나 '셀렉트'에 무엇이 그리 특별하기에 이 책이 세상에 나왔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아마, 그곳에 가보기 전에는, 그곳에 살아보기 전에는 알기 힘든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그리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개성있는 파리지앵들을 담은 캐리커처들 덕분일 것이다. 슬슬 그린듯 하지만, 인물의 개성을 가득 담고 있는 릭 툴카의 캐리커처들은 흡사 사진과도 같이 그 순간, 그 곳의 분위기를 책장을 넘어 전해준다. 

자신만의 카페를 찾는 것은 어쩌면 인생에서 생각보다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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