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후, 오늘 - 세계여행 후 시작된 일상 이야기
임지혜 지음 / 하모니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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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여행이 모두 끝난 후에야 진정한 여행이 보였다."

여행 에세이의 대부분은 여행에 있어서 좋았던 경험과 추억을 풀어낸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여기 여행 후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 있다. 즐거운 여행을 끝내고 돌아와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면? 그 막막함이 이해가 가 이 책이 더 끌렸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집은 텅 비어 날 더 외롭게 했었다. 종종 여행했을 때의 즐거움을 떠올리곤 한다. 그래서 임지혜 작가님의 '여행 후, 오늘'이라는 책이 더 흥미로웠다.

출판사 하모니북은 독립출판 전문 출판사로 작가님들의 책으로 색깔 있는 책을 만든다고 한다. 난 죠디 리의 '그래서 네덜란드로 갔어'라는 책을 읽었었는데 이 책도 읽으니 하모니북 출판사의 뜻을 알 수 있었다.


"여행의 완성은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모든 시작엔 끝이 있는 것처럼 모든 여행에도 끝이 있다. 나의 여행에도 마침표가 필요했다. 한국을 떠난지 정확하게 755일, 시간으로는 18,120시간이다. 나는 지도 위에 집으로 가는 가장 쓸데없고 오래걸리는 길을 만들었다. 여행의 도착지는 항상 집이기 때문이다.

'지도 위에 집으로 가는 길을 만들었다.'라는 표현이 좋다. 나도 여행가고 싶다! 여행의 도착지는 집이라지만 여행으로 얻을 수 있는 경험이 좋다. 작가님은 여행을 다니며 일기장에 그림을 채워 넣으셨다고 했다. 내가 그림은 못 그리지만 나도 도전해보고 싶다. 여행을 다니며 작은 노트에 그날의 기분을 그린다는 것은 나의 로망이기 때문! 하지만 여행을 다니면서 한 번도 일기장을 들고 다녀본 기억은 없다. 한 번 들고갔던 기억은 있는데 아마도 쓰지 않고 그대로 들고 왔던 것 같다.ㅋㅋㅋ 다음엔 가방에 아주 작은 수첩과 볼펜을 넣고 다니며 마음껏 내 기분을 표현하고 싶다. 그럼 더 자세히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여행을 사진으로 다시 되돌아보지만 글 또한, 여행의 기분을 다시 그리는 데 좋을 것 같다.

 

지금은 가고 싶어도 여행을 가지 못하는 신세. 괜찮아지면 얼른 떠나고 싶다. 난 영국에 꼭 가보고 싶은데 해리포터 명소도 그렇고 좋아하는 작가인 제인 오스틴 명소같은 곳도 들려보고 싶다. 영국의 랜드마크도 보고 싶다. 근데 제일 가보고 싶은 나라는 체코이다. 프라하의 예쁜 풍경... 근데 또 배워보고 싶은 언어는 스페인어다. 스페인어 배워서 스페인 가보고 싶다. ㅎㅎ실은 다 가보고 싶다. 또 여행의 묘미는 그곳의 풍경을 느끼고 감상하는 것도 있지만 다른 사람을 만나고 함께 하는 것 아니겠나 하는 생각. 예전에 싱가포르 유니버셜에 갔을 때, 한국인을 만나 놀이공원에 관해 이것저것 이야기를 한 것이 재밌었다. 그래서 난 자유여행도 패키지 여행도 좋아하는데 패키지 여행을 더 좋아한다. 일정이 다 정해져 있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외국인도 만나고 함께 여행간 사람들과도 추억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 짧게 패키지로 다녀왔었는데 아주머니들이 맛있는 거 주셔서 즐거웠던 기억, 이탈리아에 갔는데 그만 몸살이 나 함께 여행 갔던 사람이 약을 줬던 기억이 난다. 자유여행도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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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기억은 행복의 홍수 아래 가라앉게 해
이채은 지음 / 레이지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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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아프게 하는 슬픈 기억이 있나요?

이 책은 독립출판으로 작가님이 혼자 글쓰고 교정하고 편집하고 디자인하고! 독립출판이란 작가의 노고가 오롯이 드러나는 작품이기에 더 마음이 간다.

누군가를 웃게 하지는 못할지언정 누군가의 눈물은 닦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나의 서투른 글이 그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기록하는 삶 그리고 기억하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책날개에 적혀 있던 작가의 말인데 느낌이 참 담백하고 솔직해서 더 공감이 가는 글이었다. 책 읽기 전 제일 먼저 하는 것. 작가님 SNS 찾아보기... 작품에 관한 작가님의 생각이나 비하인드 스토리, 인터뷰 등을 통해 작품에 대해 이해도를 더 높일 수 있다. 이채은 작가님 인스타도 있으니 가서 책에 관해 얘기하시는 것도 보면 좋을 것 같다.


책을 펼치고 기뻤던 것. 뜻밖의 선물을 받은 느낌. 엽서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책에서 이런 엽서가 튀어나오면 행복하다. 독립출판의 매력이라고 느낀다. 사진도 작가님이 찍으신 것 같다. 책 표지가 느낌있다고 생각했는데 엽서로 봐도 예쁘다. 난 이 책을 읽을 동안 책갈피로 썼었다. 스티커는 독서록에 함께 붙여둘 예정 :)


"나쁜 추억은 행복의 홍수 아래 가라앉게 해. 네게 바라는 건 그게 다야. 수도꼭지를 트는 건 네 몫이란다."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의 대사를 인용해 책 제목을 지으셨다고 했다. 이 책에 이 영화에 대한 느낌이 담겨 있다. 아픈 기억은 오래 남는다. 슬픔을 잃어버리기 보다 그 슬픔에 무너지도록 우는 것, 그럼에도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더 쉬울 거라는 작가님의 말에 공감한다. 슬픔에 파묻혀 슬퍼해도 좋지만 그건 한순간이었으면 좋겠다. 나중에 그런 슬픈 기억에 많이 슬퍼했었지 하고 웃으며 추억했으면 한다. 많이 아프지 않게.


책의 매력 포인트를 꼽자면 또 이런 질문으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기억을 기억하기 위한 질문. 인류가 무언가를 기억할 수 있단 건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힘들었던 기억을 모아 미래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노력한다. 혹은 친구들끼리 모여 좋았던 기억으로 수다를 떤다. 행복했던, 기뻤던, 슬펐던, 짜증났던, 우울했던 모든 기억들이 내겐 다 추억이고 경험이다. 기억을 차근차근 모아 더 나은 미래의 내가 될 수 있길. 이런 기억을 꺼내보고 이날은 이랬구나, 저날은 이랬구나. 일기가 그래서 좋다.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했었지? 하는 날도 있다. 이 작품을 보고 일기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깨닫게 되었다. 나 이제 일기 적당히 미뤄야지.


이 책 읽으며 한 챕터 넘길 때마다 울었다. 휴지 무한생성. 그만큼 공감이 많이 간 책이다. 생각을 많이 하고 싶을 때. 날 더 알고 싶을 때. 나의 생각을 알 수 있다. 사소하지만 나를 돌아보기엔 충분한 질문들. 이런 질문 누가 잘 안 해준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좋았다. 내 친구들도 이 책 꼭 읽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슬픈 기억, 우울한 기억에 하루를 버릴 정도로 얽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 또한 우울한 기억으로 하루 종일 일상생활이 안 될 정도로 걱정하고 슬퍼하고 울었던 기억이 많다. 하지만 그런 일 하나로 하루를 소비하기엔 나의 하루가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딱 10분만 슬퍼하기로 했다. 지나간 일을 또 꺼내 슬퍼하지 않기로 했다. 그럼에도 때때로 생각나는 트라우마와 우울한 기억은 날 또 슬프게 한다. 그래서 또 행복한 일을 더 만들기로 했다. 슬픈 기억에 잠기지 않게 더 행복한 일을 만들어 오늘은 정말 행복한 날이었다로 기억할 것이다. 물론 난 아직도 슬픔의 굴레에 있지만ㅋㅋ 그래도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오늘도 슬픈 기억보단 행복한 기억이 많았다. 슬픈 기억을 버리라는 말은 아니다. 슬픈 기억이 있어야 또 다른 미래를 꿈꿀 수 있다. 내가 바라는 것은 그 슬픔에 잠기지 않게 더 좋은 행복한 기억을 많이 만들었으면 하는 것이다. 모두들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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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a! 가장 쉬운 스페인어
곽은미 지음 / 토마토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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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왕초보

저자 곽은미는 스페인문학 석사 졸업 후,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 박사로 재학 중이라고 한다. 여러 곳에서 스페인어 특강을 하고 나 혼자 끝내는 스페인어 단어장의 저자라고 한다.

현재 팟빵에서 무료로 음성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보통 다른 책들은 유료로 강의를 들을 수 있거나 CD를 주어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 책의 강점은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들을 수 있는 강의이다. 스페인어에 흥미가 있는 사람도 들어보고 책을 구매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올해 초 스페인어에 급격한 관심이 생겨 유튜브에서 알파벳 발음을 찾아보고,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간단한 단어를 외웠다. 하지만 책을 사지 않고는 거기까지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됐는데 특히 나같은 초보에게 딱일 것 같았다. 표지가 스페인의 포인트를 잘 집어내는 것 같다. 또, 기본회화를 목표로 하는 나에게 더 안성맞춤인 책이었다. 취미로 하시는 분 있으시면 꼭 이 책을 통해 공부하면 좋을 것 같다.

처음엔 스페인어 첫걸음 파트가 나온다. 알파벳의 발음, 주의해야 하는 자음의 발음, 음절분해와 강세, 명사의 성 등 스페인어를 시작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것들에 대해 알려준다. 음성 강의를 통해 공부하면 더 좋다. 스페인어는 직설법 현재형 변화를 익혀두어야 이후의 시제들을 배울 때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동사변화도 놓치지 않도록 저자가 신경을 많이 쓴 것이 보인다. 스페인어를 잘 아는 사람으로서 놓치지 않는 섬세함이 돋보였다.

 

넘기면 20개의 파트별로 각각의 기본회화, 문법 등을 배울 수 있다. 본문의 내용을 쉽게 설명해주고 대화로 풀어내 이 파트에서 배워야할 것에 대해 바로 알 수 있다. 대화문에는 일러스트도 있어 일러스트와 대화를 번갈아 보며 상황을 유추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그저 빈칸을 채워넣지 말고 읽어보면서 자연스러운지 확인하는 것도 좋다. 대화문을 들으며 쉐도잉 연습을 하면 회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뒷장으로 넘기면 대화를 다시 볼 수 있고 대화의 뜻을 적어 두 번 복습할 수 있게 해준다. 저자는 교재로 공부했던 스페인어 문장들의 한글 번역만 자신의 공부 노트에 따로 적고, 역으로 스페인어 작문을 연습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 이야기했다.

파트가 끝나기 전, 배운 것을 또 확인할 수 있게 문제도 풀어볼 수 있다. 문제를 틀렸다면 다시 앞으로 돌아가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알 수 있다. 달력이나 스케줄러에 매일 5개의 단어를 적고 외우면 매일 자신이 외우는 단어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나도 해봐야겠다.

결국 언어는 문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쉐도잉과 리스닝 그리고 복습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스페인어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3가지 강점을 다 잡고 있는 이 책을 꼭 추천하지 않을 수 없겠다!

다음 파트로 넘어가기 전, 스페인 문화에 대해 알려준다. 쉬어가기 같은 느낌인데 흥미로운 내용이 많아 적극적으로 읽게 된다. 스페인어를 배우면서 이 스페인어를 다 배우면 스페인어 문화권에 가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언어를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문화를 익혀 실제 스페인어권에 갔을 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국가도 많아 스페인어를 배우는 사람 또한 점점 늘어나고 있다. 자격증이 목표는 아니지만, 이 책을 통해 기본회화를 익혀 자격증을 따보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에 도전해보고 싶다. 여름방학 동안 스페인어 기본회화에 목표를 두었으니 이 책으로 더 공부할 것이다. 저자가 말한 '교학상장'이라는 말처럼 이 책과 함께 성장할 내가 기대된다.

참고로 바코드가 스페인 국기이다. 이런 작은 디테일 하나 눈여겨보는 사람이 있기에 이런 센스 있는 책이 좋다. 섬세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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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타인을 대하는 법 - 사랑하면서 상처를 주고받는 관계에 지친 너에게
정민지 지음 / 빌리버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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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타인을 대하는 법

정민지

빌리버튼

2020.06.10


사랑하면서 상처를 주고받는 관계에 지친 너에게

저자 정민지는 대학교를 졸업 후 방송사와 종합일간지에서 기자로 일했다고 한다. 낯익은 타인을 대하는 법은 작가의 2번째 산문집이다. 그들을 왜 낯익은 타인으로 대접하는 것이 마땅한지 알려준다. 책 날개에 작가님 인스타그램 아이디도 적혀 있어서 좋았다. 책이나 작품을 접할 때 꼭 작가 인터뷰나 SNS를 찾아보는 편인데 작가의 생각이나 작품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있어 좋다.

 

낯익은 타인을 대하는 법? 시간이 가고 나이가 들수록 이전의 인간관계를 유지하기란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공감한다. 그들과의 관계를 고민하는 것은 나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몰랐던 나를 알게 되기도 하지만 흙탕물 같은 감정들이 가라앉기도 한다. 나를 알게 되는 것은 좋지만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상처 받지 않았던 말들에 내가 상처 받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 감정은 고스란히 나의 몫이다. 더 단단한 사람이 될수도 있지만 어쩌면 상처뿐인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난 버티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쉽게 잊어버리자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우리는 다 안다.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건 소중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건 모두 다 가지기도, 지켜내기도 어려운 것들이다. 내가 타인에게 준 상처들을 찬찬히 돌아본다. 그것은 섬세한 관찰 없이는 불가능하다. 나 자신만 보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나와 같은 비중으로 놓고 보아야지만, 내가 누군가를 무자비하게 로봇으로 만들어버리는 죄는 짓지 않을 수 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할 순 없지만, 사람이 꽃보다 소중하다는 데에는 동의하니까."

손 쉽게 얻은 것은 영원할까. 지켜내기 어렵고 다 가지지 못한 것만 중요할까. 난 손쉽게 얻은 것 또한 소중하다 이야기하고 싶다. 손쉽게 얻은 호의든 사랑이든 그것은 영원하지 않고 소중하기 때문이다. 난 쉽게 사랑해주고 호의를 주는 사람이다. 누군가 내 호의와 사랑을 당연하다 받아들일 때 그건 내게 상처가 된다. 너가 날 좋아해주는 건 당연하다고 말하는 친구가 있었던 반면, 끊임없이 내게 고맙다고 얘기해주는 친구가 있었다. 그럼 난 내게 고맙다고 표현해주는 친구에게만 호의를 주게 된다. 내 호의를 당연하게 생각했던 친구가 내 호의가 없어져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다면 내게는 더 잘된 일이다. 하지만 다시 내게 와 그 호의를 바라는 것이 더 화가 난다. 인간관계란 이렇게 어렵다.

 

이 책을 접하기 이전 들은 말이 있다. 가족이든 친구든 나와 다른 남이라는 말이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가볍게 내뱉은 말로 상처 주고 상처 받는다. 나 또한 그래왔다. 친구가 힘들어하면 내가 더 힘들었다. 계속 고민상담을 해와서 이야기를 들어주었지만 그친구는 결국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계속 힘들다 이야기했다. 난 그런 친구가 미웠다. 나까지 감정소모를 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결국 그 친구가 타인이라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어쨌거나 그 문제는 친구의 문제이고 해결도 선택도 친구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너무 그 문제를 내 문제라 생각했다. 적당한 이입으로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도 좋지만 난 과몰입이 문제였다. '타인' 이라는 말이 내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됐는지 모른다. 그래서 이 책이 반가웠다. 남보다는 가깝고 나와는 다른 가족이나 친구를 낯익은 타인으로 인식하는 게 신기했다.

에세이로 작가의 생각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나와 이 부분은 생각이 같구나, 이 부분은 다르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느꼈다. 친구나 가족과의 관계에 힘들다고 생각이 들 때 이 책을 읽으면 힘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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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앨리스 먼로 컬렉션
앨리스 먼로 지음, 서정은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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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먼로는 단편 소설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이번에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앨리스 먼로의 소설집 3종이 출간되었다. 앨리스 먼로의 첫 소설집『행복한 그림자의 춤』, 대표작『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뉴욕타임스》에 선정된 『런어웨이』가 바로 그 3종이다. 나는 소녀와 여자들의 삶, 착한 여자의 사랑이라는 작품으로 앨리스 먼로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작가의 첫 소설집인 행복한 그림자의 춤을 읽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이란 책을 읽게 되었다.

그녀의 단편 주인공은 주로 여성들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하다고 일컫는 사람을 화자로 삼는다. 앨리스 먼로 소설의 화자들의 삶은 단조롭고 또 평범에 지나친 일상이지만 주인공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며 그 삶이 얼마나 깊이 있는 삶이었는지 알 수 있다. 그녀는 2012년에 발표한 디어 라이프라는 소설을 마지막으로 글을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위의 대표작 3가지를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읽을 수 있다.

표지는 책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을 알 수 있게 하는데 이 소설의 표지가 참 마음에 든다. 여성의 뒷모습에서 우리가 그녀의 삶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암시해주는 것 같다. 이런 부분에서도 출판업계와 디자이너의 노력이 보인다.

엄마의 말을 무시하면서 그녀는 노트에 다음과 같이 적어내려 갔다. " 알 수도 없고, 물어서도 안 된다......"

연필을 입에 문 채 잠시 생각을 가다듬은 이디스는 한 줄기 서늘한 만족감을 느끼며 마지막 줄을 적어 넣었다.

"내 앞에 그리고 너의 앞에 어떤 운명이 가로놓여 있는지를......"

p 8

주인공 조해너 패리에게 감정을 이입해 읽다 보니 정말 몰입해서 읽게 되었다. 그녀의 삶이지만 그녀가 행복하다면 괜찮은 건가? 과연 그녀는 행복을 느꼈을까? 소설에서는 주변인으로부터의 시선, 자기 객관화를 통해 조해너 패리라는 여자가 굉장히 평범하고도 특별하지 않은 여자라는 것을 알려준다. 조해너는 한 집안의 가정부였는데 집 주인의 사위인 켄 부드로에게 마음이 가는 것을 느꼈다. 켄의 아내와는 사별했고 켄은 여기저기 손을 빌리며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조해너는 5살 때부터 고아원에서 삶을 이어나갔고 이후엔 한 부인을 만나 그녀의 삶을 도와주며 함께 살았었다. 조해너는 이런 삶에 익숙해져 있었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바라지 않고 자신의 사랑만을 주는 인물이었다. 이 사실을 알았을 때 그녀는 더 이상 평범한 인물이 아니다. 비록 부인과 함께 있었던 안정감 있던 생활을 되짚으며 자신이 헌신할 사람을 찾은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그 사랑을 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용기와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둘 사이에 오해가 있었지만 둘에게는 행복해보이는 엔딩으로 마무리 된다. 그래서 더 마지막 문장에 눈이 갔다. 우리의 눈 앞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말. 그저 평범한 인물에 평범한 소설이라고 생각했을 처음과 달리 읽어나갈수록 이 소설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고 이 단편의 마지막을 읽었을 땐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 모두 평범한 인물이지만 우리 앞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나 또한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정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좀 더 적극적인 인생을 살아보면 어떨까

이 작품 재밌게 읽었다. 요새 출판업계는 표지 디자인을 다채롭고 독창적으로 하는 것도 필수이다. 그저 평범하던 사람도 책을 낼 수 있게 되는 세상이다. 독자들이 책을 읽을 수 있게 하려면 그들이 고를 수많은 책들 중 시선을 사로잡을만한 무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난 이 컬렉션과 표지 디자인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책을 읽었던 사람도 읽지 못했던 사람도 사로잡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친구들이 종종 책을 추천해달라 하는데 그 부탁을 하면 이 책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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