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기억은 행복의 홍수 아래 가라앉게 해
이채은 지음 / 레이지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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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아프게 하는 슬픈 기억이 있나요?

이 책은 독립출판으로 작가님이 혼자 글쓰고 교정하고 편집하고 디자인하고! 독립출판이란 작가의 노고가 오롯이 드러나는 작품이기에 더 마음이 간다.

누군가를 웃게 하지는 못할지언정 누군가의 눈물은 닦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나의 서투른 글이 그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기록하는 삶 그리고 기억하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책날개에 적혀 있던 작가의 말인데 느낌이 참 담백하고 솔직해서 더 공감이 가는 글이었다. 책 읽기 전 제일 먼저 하는 것. 작가님 SNS 찾아보기... 작품에 관한 작가님의 생각이나 비하인드 스토리, 인터뷰 등을 통해 작품에 대해 이해도를 더 높일 수 있다. 이채은 작가님 인스타도 있으니 가서 책에 관해 얘기하시는 것도 보면 좋을 것 같다.


책을 펼치고 기뻤던 것. 뜻밖의 선물을 받은 느낌. 엽서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책에서 이런 엽서가 튀어나오면 행복하다. 독립출판의 매력이라고 느낀다. 사진도 작가님이 찍으신 것 같다. 책 표지가 느낌있다고 생각했는데 엽서로 봐도 예쁘다. 난 이 책을 읽을 동안 책갈피로 썼었다. 스티커는 독서록에 함께 붙여둘 예정 :)


"나쁜 추억은 행복의 홍수 아래 가라앉게 해. 네게 바라는 건 그게 다야. 수도꼭지를 트는 건 네 몫이란다."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의 대사를 인용해 책 제목을 지으셨다고 했다. 이 책에 이 영화에 대한 느낌이 담겨 있다. 아픈 기억은 오래 남는다. 슬픔을 잃어버리기 보다 그 슬픔에 무너지도록 우는 것, 그럼에도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더 쉬울 거라는 작가님의 말에 공감한다. 슬픔에 파묻혀 슬퍼해도 좋지만 그건 한순간이었으면 좋겠다. 나중에 그런 슬픈 기억에 많이 슬퍼했었지 하고 웃으며 추억했으면 한다. 많이 아프지 않게.


책의 매력 포인트를 꼽자면 또 이런 질문으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기억을 기억하기 위한 질문. 인류가 무언가를 기억할 수 있단 건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힘들었던 기억을 모아 미래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노력한다. 혹은 친구들끼리 모여 좋았던 기억으로 수다를 떤다. 행복했던, 기뻤던, 슬펐던, 짜증났던, 우울했던 모든 기억들이 내겐 다 추억이고 경험이다. 기억을 차근차근 모아 더 나은 미래의 내가 될 수 있길. 이런 기억을 꺼내보고 이날은 이랬구나, 저날은 이랬구나. 일기가 그래서 좋다.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했었지? 하는 날도 있다. 이 작품을 보고 일기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깨닫게 되었다. 나 이제 일기 적당히 미뤄야지.


이 책 읽으며 한 챕터 넘길 때마다 울었다. 휴지 무한생성. 그만큼 공감이 많이 간 책이다. 생각을 많이 하고 싶을 때. 날 더 알고 싶을 때. 나의 생각을 알 수 있다. 사소하지만 나를 돌아보기엔 충분한 질문들. 이런 질문 누가 잘 안 해준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좋았다. 내 친구들도 이 책 꼭 읽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슬픈 기억, 우울한 기억에 하루를 버릴 정도로 얽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 또한 우울한 기억으로 하루 종일 일상생활이 안 될 정도로 걱정하고 슬퍼하고 울었던 기억이 많다. 하지만 그런 일 하나로 하루를 소비하기엔 나의 하루가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딱 10분만 슬퍼하기로 했다. 지나간 일을 또 꺼내 슬퍼하지 않기로 했다. 그럼에도 때때로 생각나는 트라우마와 우울한 기억은 날 또 슬프게 한다. 그래서 또 행복한 일을 더 만들기로 했다. 슬픈 기억에 잠기지 않게 더 행복한 일을 만들어 오늘은 정말 행복한 날이었다로 기억할 것이다. 물론 난 아직도 슬픔의 굴레에 있지만ㅋㅋ 그래도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오늘도 슬픈 기억보단 행복한 기억이 많았다. 슬픈 기억을 버리라는 말은 아니다. 슬픈 기억이 있어야 또 다른 미래를 꿈꿀 수 있다. 내가 바라는 것은 그 슬픔에 잠기지 않게 더 좋은 행복한 기억을 많이 만들었으면 하는 것이다. 모두들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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