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때 곁에 두고 읽는 책 - 하루 한 장 내 마음을 관리하는 습관
스칼릿 커티스 지음, 최경은 옮김 / 윌북 / 2020년 12월
평점 :
품절


하루 한 장 내 마음을 관리하는 습관

이 책은 여러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알려주면서 자신이 겪었던 우울, 불안에 관해 언급한다. 샘 스미스, 매트 헤이그, 나오미 캠벨 등 여러 분야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사람들이 이에 대해 말한다. 각 챕터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짧게 실려 있어서 어떤 이야기를 읽고 싶은지 정해서 원하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책 디자인도 몽글몽글 예쁘고 위로되는 그림인 것 같다. 소장하기도 선물하기도 정말 좋을 것 같다.

 

사실 부끄러움은 사회 전체와 우리 모두의 몫이다. 수치심을 초래한 것도, 이를 반드시 바로잡아야 하는 것도 우리다. 바로 이 수치심 때문에 사람들이 차마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누군가가 요즘 잘 지내냐고 안부를 물으면 '난 괜찮아'라며 중얼거리게 되는 것이다. 마음속으로 몸부림칠수록 수치심은 점점 더 썩어가는 아픈 덩어리가 된다. 혼자서 감당하자니 너무 고통스럽고 누군가에게 털어놓자니 너무 위험해 보인다.

이 말에 크게 공감이 갔는데, 심리치료, 정신과 상담 등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심리 치료를 받기 꺼려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치료가 필요한 상태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시선과 몇몇 사람들의 낮은 인식 때문에 정신과에 가기 두려워 한다.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도 그사람에게 부담이 될까 말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사회에 이런 사람이 많아질수록 인식을 바꾸기 위해 더더욱 노력해야할 것이다.

 

6. 감정은 피하지 말고 온전히 겪어내라

몸의 어느 부분에 감정이 머무르는지를 파악하고 확인하라. 감정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가? 따뜻한가? 무서운가? 뚜렷한 형태가 있는가, 아니면 흐릿한가? 감정을 자세히 파악하라. 어떤 감정을 오래 겪을수록 그 감정이 점차 휘어지고 형태가 변하는 것을 느낄 것이다. 이런 과정이 고통스러울 수도 있지만, 어떤 감정을 충분히 오래 느끼고 나면 그 감정은 결국 사라진다.

이 글을 보니 옛날에 학교에서 봤던 글이 떠올랐다. 불안 조절 방법에 관해 적은 글이었는데, 자신의 감정이 어떤지 파악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현재 눈앞에 보이는 물건을 이야기해보거나, 주변에서 들리는 말소리, 바람소리 등을 듣는다거나 말이다. 그리고 얼굴에 닿는 바람, 의자에 닿은 등, 무릎에 놓인 손 등 내 몸에서 어떤 감각이 느껴지는지 말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잊고 있었다가 이 글을 보니 다시 생각이 났다. 다음에 내 감정을 알기 어려울 땐 이 방법을 꼭 써봐야겠다.

 

우리는 현대의 해로운 직장 생활과 사회적 인간관계, 소비 생활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는지도 모른다. 때로는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바로 눈앞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것은 거울 속에서 우리를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우리는 자연 그 자체이기 때문에 자연의 다른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완벽하다. 우리는 완전한 존재로 태어났다. 그러나 자기 자신에게 조금 더 관대하고 다시 호흡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가 세상 그 자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세상과 일체감을 느끼기 훨씬 더 쉬워진다.

자신에게 조금 더 관대해야 한다는 말이 인상깊다. 난 대부분의 상황에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말을 하는데, 내가 실수하는 것은 그 말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나 자신에게 조금 더 관대해지는 것도 번아웃을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랫동안 지속되는 번아웃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최근 번아웃에 관한 책을 사서 이 책과 함께 읽으면 나에게 도움이 좀 될 것 같다.

짧게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읽어보고 자신의 상황에 대입해보면 좋을 것 같다. 정말 예쁜 책이라 선물하기도 좋을 것 같은 책이다. 우울증, 불안장애에 관해 고민이 있는 사람이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서평 작성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 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처음 뇌를 열었을 때 - 수술실에서 찾은 두뇌 잠재력의 열쇠
라훌 잔디얼 지음, 이한이 옮김, 이경민 외 감수 / 윌북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술실에서 찾은 두뇌 잠재력의 열쇠

저자는 신경외과 전문의로, 우리가 지금 알아야 할 뇌에 관한 과학적 사실을 알려준다. 특히 뇌과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주목해볼만 하다. 저자는 사람들이 사람들이 인지 능력을 끌어올려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이야기한다. 일생생활에 유용한 뇌과학 정보와 뇌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다. 기억력, 언어, 창의력, 수면, 학습 등 이런 분야에 관심 많은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봤으면 한다.

 

기억도이런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러니까 지역적 탐색을 한다는 말이다. 여러분에게 지금 생각나는 동물들의 이름을 모두 적어보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먼저 '반려동물'부터 시작하여, 고양이, 개, 금붕어, 앵무새 등등을 적어 내려갈 것이다. 그리고 그 범주에서 기억나는 동물이 다 떨어지면 다른 범주로 옮겨가게 될 것이다. 마치 그 자리에 빵 부스러기가 더 이상 남지 않았음을 발견한 비둘기처럼 말이다.

기억은 한 분야에 관한 탐색을 완료하면 다른 분야를 탐색한다고 한다. 생각나는 반려동물을 다 적고 나면 새로운 가축과 같은 동물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기억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을 읽다 보니 내가 이렇게 기억을 했었던가 하는 궁금증도 생긴다. 생각해보니 난 주로 빙고를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과일, 싫어하는 과일 등으로 지역적 탐색을 했던 것 같기도 하다.

 

내 생각은 간단하다. 성공으로 가는 길은 누구나 다르지만 영리할수록 더 좋은 기회가 생기는 건 분명하다는 것이다. 감정적으로 균형을 잘 잡을수록 역시 더 나은 성과를 얻고, 장애물을 극복하고 오래 연습하기로 결단을 내리고 투지를 불태울수록 성공할 확률이 높다. 그리고 전두엽이나 우전전두피질의 중심 영역이 이런 능력들을 강화하는데 근본적인 역할을 하는 게 사실이다. 뇌 전체가 조화롭고 통합적으로 함께 작용해야 최선의 결과를 끌어낼 수 있지만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으로 가는 길은 기회를 찾는 것이다. 며칠 전에 이런 말을 들었다. 성공을 위해 계속해서 괴로운 시간을 참고 있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만 참으면, 이 시간만 버티면 좋은 날이 올거야! 라고 믿기엔 우리가 성공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당장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작정 버티지 말고 지금 오는 기회를 잡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일 것 같다. 누군가 말려도 내 성공이 어디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아닌 길인 것 같아도 한 번 가보는 건 어떨까?

 

잠을 자는 상태인데 꿈속에서 깨어나 그 순간 자신이 꿈을 꾸는 상태임을 깨달은 경험이 있는가? 자각몽은 정말 멋지고 재밌는 현상이다. 때때로 이 일은 수면에서 각성으로 넘어가는 이행 단계에서 일어난다. 하지만 평범하게 잠을 자는 동안 일어나기도 한다. 자각몽 상태에 돌입하는 방법 및 자각몽을 통제하는 방법은 연습으로 습득할 수 있다.

난 꿈을 정말 자주 꾸는 편이고, 잘 기억하는 편이고, 꿈의 주인공이 늘 나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내가 꿈을 꾸고 있다는 자각몽을 경험한 적은 없다. 그래서인지 자각몽을 꼭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진짜 연습으로 습득하여 자각몽을 꾸는 사람도 많다고 들었지만, 난 아직까지 경험해본 적이 없다. 짧은 시간 내에 일어나는 예지몽은 꿔본 적이 있다. 예지몽도 신기했는데 사실 자각몽 꾸면 좀 무서울 것 같기도 하다.

해당 도서는 윌북으로부터 서평 작성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 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실의 흑역사 - 인간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
톰 필립스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장사꾼의 사기, 정치인의 기민, 언론의 가짜뉴스, 돌팔이 의사 등을 보면서 우리는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는 거짓된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인류가 겪은 실패의 역사를 탐구한 '인간의 흑역사'를 썼고, 언론인으로서 '진실의 흑역사'를 통해 거짓에 흔들리는 인간의 속성을 파헤친다. 왜 거짓에 흔들리고, 거짓을 인정하지 않는지 등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몰랐던 역사에 관한 사례도 이야기하면서 재미를 더해준다.

 

다시 말해, 거짓말쟁이는 진실에 아주 관심이 많다. 항해사가 빙산에 관심이 많은 것과 마찬가지다. 일단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 그 위치를 정확히 알아야 용의주도하고 정밀하게 회피할 수 있다. 반면 개소리꾼에겐 진실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맞든 틀리든 상관없다. 개소리는 가끔 뭔가가 우연히 맞더라도 그건 일종의 보너스다.

맞다. 거짓말쟁이는 진실을 알아야 거짓말을 할 수 있다. 그 진실을 통해 거짓말을 하고 주변인들을 믿게 만들 수 있다. 그렇기에 주변인들은 거짓말쟁이의 거짓에 속아넘어갈 수밖에 없다. 우리는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스파이 게임, 사기꾼 등 사회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기에 진실처럼 보이는 거짓에 속아넘어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진실과 허위를 잘 가려내지 못하게 만드는 뇌의 작용은 여러 가지가 있다. '동기에 의한 추론'이니 '확증 편향'이니 하는 다양한 용어로 불리지만, 본질적으로는 다 같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우리가 무언가를 참이라고 믿고 싶으면, 우리 뇌는 그 진위를 가리는 일에 굉장히 낮은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은 이유는 우리의 정치관과 잘 맞아서일 수도 있고, 우리가 가진 편견에 들어맞아서일 수도 있고, 아니면 단순히 소망을 충족해줘서일 수도 있다.

나도 최근 진실과 허위 두 갈래 서서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이유가 무엇이든 우리는 어떤 사실을 믿고 싶으면 구실을 만들어서 허황된 주장도 그럴싸하게 포장한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내가 들은 소식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르지만, 난 거짓이라 믿고 싶어 합리화를 하고 허항된 주장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이 구절을 보니 진실이라 믿고 싶은 마음이 허황된 주장을 포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실 앞에서는 누구나 무너질 수 있다.

 

우리는 여러 사람이 똑같은 것을 봤다거나 겪었다거나 제보했다거나 하면 거기에 굉장히 큰 의미를 부여하지만, 그리 꼭 믿을 만한 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엄청나게 잘 속인다. 착각도 잘하고, 귀도 얇고, 대세를 거스리기 두려워한다. 그래서 사회 전체가 개소리 순환 고리에 빠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애초에 다 허구였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은 아무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진실이라 믿었던 것들이 거짓이라 판명되고, 거짓이라 믿었던 것들이 진실이 될 때. 우리는 이런 장면을 많이 목격했을 것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유언비어가 되거나 서로 오해가 쌓이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엔 당사자가 말하는 것도 믿기 힘들 지경에 이르렀다. 내가 했던 말이 오해가 쌓이고 의미가 바뀐 상태도 다른 누군가가 듣는다. 우리는 남의 말을 자신의 뜻대로 해석하려 하지 않고, 거짓을 진실이라 믿지 않는 스스로의 힘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이 책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서평 작성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 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퍼스트 셀 - 죽음을 이기는 첫 이름
아즈라 라자 지음, 진영인 옮김, 남궁인 감수 / 윌북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이 사람을 살리는 치료를 위하여

요즘 새로운 장르, 그러니까 많이 읽어보지 않았던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을 즐기고 있는데 이 책도 많이 읽어보지 않았던 분야라 기대가 됐다. 이 책은 암 환자를 치료하고 암 연구, 치료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인 아즈라 라자는 마지막 암세포가 아닌, 첫 번째 암세포를 찾을 것을 주장한다. 현재 의료계는 마지막 암세포를 찾아 치료하고 있지만, 첫 번째 암세포인 '퍼스트 셀'을 찾아 박멸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치료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제목의 의미가 이 말에 담겨 있다.

 

암이란 병은 기막히게 복잡하다. 더 기막힌 건, 하나의 유전적 비정상을 하나의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환원주의자의 오만이다. 이 '마법의 탄환' 개념은, 특히 몇 가지 초기 성공 사례 때문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암이란 것은 복잡하고 어려운 영역이라 많은 사람이 두려워 한다. 유전적인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도 무섭다. 검색해보면 유전으로 인해 나타난 질병이 꽤 많기 때문이다. 내성 발톱의 유전도 무서운데 암 유전이라는 것은 얼마나 더 무섭게 다가올까. 이 책으로 다양한 암의 사례를 읽을 수 있었다.

확실히 환자마다 최후를 맞이하는 방식이 다르고, 개인적 필요도 다르다. 따라야 할 알고리즘은 없다. 현실적 접근은 단 하나다. 환자가 언제라도 필요한 것을 한 번에 하나씩 우리에게 알려주도록 하는 것. 핵심은 환자들이 이야기할 때 귀 기울이는 것이다. 진지하게 들어야 한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진심으로'. 말하지 않은 것을 이해하기 위해 들어야 한다.

암은 정말 나타나는 방법도 치료하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 다르다고 한다. 개인적 필요 또한 다르다. 어쩌면 환자를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환자의 말에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할 지도 모르겠다. 몸이 아픈 것도 힘들지만 몸이 아픈데 마음까지 힘들면 더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냉정하게 판단할 때도 있어야 하겠지만 환자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의사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책은 다소 어려운 병 이름이나 전문적인 용어가 많이 나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근데 읽을수록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즐거워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만하면 괜찮은 죽음 - 33가지 죽음 수업
데이비드 재럿 지음, 김율희 옮김 / 윌북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3가지 죽음 수업

저자는 40년간 영국과 캐나다 등에서 내과 의사, 노인 의학 전문의로 일했고 의료 관리자로서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해야 하는지 고민해왔다고 한다. 죽음은 늘 예기치 못하게 찾아와서 모두에게 괜찮은 죽임일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꿀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는 죽음을 두려워해서 이 책이 죽음에 관한 인식을 바꿀 수 있길 기대했다.

 

그런 생활이 지속되었다. 삶과 죽음이 끝없이 반복되었다. 죽을 운명인 것처럼 보였던 목숨이 구조되었다. 소뿔에 받혀 내장이 쏟아져 나온 어느 노인이 수건으로 창자를 감싼 채 걸어 들어왔다. 그는 수술실로 들어갔고 상처를 봉합했으며 일주일 뒤에 집으로 돌아갔다. 이것이 의학의 진정한 승리다.

이런 글을 보니 재밌게 읽었던 이국종의 골든아워와 웹소설 중증외상센터가 떠오른다. 소설같은 현실과 현실이었으면 하는 소설. 의학이 얼마나 위대하고 의사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실화와 소설이었다. 그래서인지 죽음의 형태는 정말 다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늘 삶이 생기 넘치는 것이라고 믿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세상을 즐기지 못하고 목숨만 붙어 있는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믿지 않는다. 이를 위해, 나는 내 삶의 마지막 시기가 나 자신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유익을 위해 어떻게 관리되기를 바라는지 간단히 설명했다.

죽음이란 정말 덧없는 것이라 누가 언제 죽을지 아무도 모른다. 내가 당장 내일 죽을지 100살까지 지겹게 살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그렇기에 후회 없이 하고 싶은 걸 다 해보고 새로운 경험을 쌓고 당장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소중한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적당히 스트레스 받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죽으면 다 같은 인간이 갑질을 해대거나 자신이 더 나은 인간인 마냥 행동하는 것이 안타까워 보이기도 했다. 그런 사람들 앞에서 적당히 스트레스 받았으면 한다. '네가 뭔데...'

 

이따끔씩 적절한 행동이라고 생각될 때면 나는 위로의 말을 몇마디 적은 편지를 유족들에게 보낸다. 이런 내용이다. '이제 고통은 끝났습니다. 그는 편안합니다. 그가 병과 싸우는 마지막 시기에 제가 그를 돌볼 기회를 갖게 되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단순하지만 진심에서 우러난 이야기다.

뇌사와 심폐사 중 당신이 생각하는 죽음의 기준은 무엇인가? 뇌사 판정을 받았을 때, 안락사를 찬성하겠는가 반대하겠는가? 가족 당사자라면, 혹은 의사라면 어떤 기분일지 난 상상가지 않는다. 경제적인 문제도 있을테고, 갈 사람을 붙잡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도 들 것 같다. 하지만, 그끝에 보내주는 과정이 편안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는 편안합니다.' 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이 책을 읽고 죽음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느낀 것 같다. 정말 갑작스레 찾아오는 죽음, 괜찮았으면 좋겠다.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서평 작성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 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