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괜찮은 죽음 - 33가지 죽음 수업
데이비드 재럿 지음, 김율희 옮김 / 윌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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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가지 죽음 수업

저자는 40년간 영국과 캐나다 등에서 내과 의사, 노인 의학 전문의로 일했고 의료 관리자로서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해야 하는지 고민해왔다고 한다. 죽음은 늘 예기치 못하게 찾아와서 모두에게 괜찮은 죽임일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꿀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는 죽음을 두려워해서 이 책이 죽음에 관한 인식을 바꿀 수 있길 기대했다.

 

그런 생활이 지속되었다. 삶과 죽음이 끝없이 반복되었다. 죽을 운명인 것처럼 보였던 목숨이 구조되었다. 소뿔에 받혀 내장이 쏟아져 나온 어느 노인이 수건으로 창자를 감싼 채 걸어 들어왔다. 그는 수술실로 들어갔고 상처를 봉합했으며 일주일 뒤에 집으로 돌아갔다. 이것이 의학의 진정한 승리다.

이런 글을 보니 재밌게 읽었던 이국종의 골든아워와 웹소설 중증외상센터가 떠오른다. 소설같은 현실과 현실이었으면 하는 소설. 의학이 얼마나 위대하고 의사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실화와 소설이었다. 그래서인지 죽음의 형태는 정말 다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늘 삶이 생기 넘치는 것이라고 믿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세상을 즐기지 못하고 목숨만 붙어 있는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믿지 않는다. 이를 위해, 나는 내 삶의 마지막 시기가 나 자신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유익을 위해 어떻게 관리되기를 바라는지 간단히 설명했다.

죽음이란 정말 덧없는 것이라 누가 언제 죽을지 아무도 모른다. 내가 당장 내일 죽을지 100살까지 지겹게 살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그렇기에 후회 없이 하고 싶은 걸 다 해보고 새로운 경험을 쌓고 당장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소중한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적당히 스트레스 받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죽으면 다 같은 인간이 갑질을 해대거나 자신이 더 나은 인간인 마냥 행동하는 것이 안타까워 보이기도 했다. 그런 사람들 앞에서 적당히 스트레스 받았으면 한다. '네가 뭔데...'

 

이따끔씩 적절한 행동이라고 생각될 때면 나는 위로의 말을 몇마디 적은 편지를 유족들에게 보낸다. 이런 내용이다. '이제 고통은 끝났습니다. 그는 편안합니다. 그가 병과 싸우는 마지막 시기에 제가 그를 돌볼 기회를 갖게 되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단순하지만 진심에서 우러난 이야기다.

뇌사와 심폐사 중 당신이 생각하는 죽음의 기준은 무엇인가? 뇌사 판정을 받았을 때, 안락사를 찬성하겠는가 반대하겠는가? 가족 당사자라면, 혹은 의사라면 어떤 기분일지 난 상상가지 않는다. 경제적인 문제도 있을테고, 갈 사람을 붙잡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도 들 것 같다. 하지만, 그끝에 보내주는 과정이 편안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는 편안합니다.' 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이 책을 읽고 죽음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느낀 것 같다. 정말 갑작스레 찾아오는 죽음, 괜찮았으면 좋겠다.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서평 작성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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