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2007년에 읽은 책 가운데 최악의 책을 "무지개 원리"로 선정한지 어느덧 1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2008년의 선정도서를 기다리셨던 분은 분명 없으셨겠지만, 2008년도 도서 가운데, 최악의 서적으로 "눈먼자들의 도시"를 선정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눈먼자들의 도시는 어느날 정체불명의 병으로 인해 눈이 멀게되는 사람과 그와 접촉하는 사람들이 하나하나 늘어가며 모두가 눈이 멀게된다는 조금은 황당한 설정으로 이야기가 전개 됩니다. 

인간 내면의 억제된 본능이 자신에 대한 권력도 포기당하는 상황에서조차 또다른 권력으로 표출된다는 이야기로 시작하여, 서서히 인간의 아름다운 마음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며 지금의 이야기를 끝내고 싶은 것이 솔직한 저의 심정입니다. 

 

"눈먼자들의 도시"는 마케팅의 승리입니다. 대한민국 영화계가 스크린쿼터를 지키고, 몇몇 메이저 영화사(혹은 배급사)가 스크린을 독차지 하는 것을 막아보려고 노력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입니다. 

이준익감독의 왕의 남자가 11월엔가 개봉해서 이듬해 3월을 넘어 4월까지 극장에 걸려있던 이유는 영화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스크린을 초반에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못 본 사람들이 하나둘씩 끊이지 않고 찾아오는 현상이 지속된 것이 이듬해 4월까지 였던 것입니다. 

왜, 가끔 광고 무지 많이 하길래 재밌는 줄 알고 아내와 극장엘 갔더니 정말 재미없었던 그런 영화 있죠? 그런 영화와 정반대의 경우가 된 것입니다. 

인간의 본질은 권력을 추구하고, 약자를 억압하려하지만, 스스로를 정화해가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식의 스톡홀롬 신드롬스런 이야기가 한심스럽기만 합니다..

나는 차라리 이외수의 "들개"가 인간을 아름답게 만들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 큰 여자가 엉엉울면서 계단을 내려오는 장면에서는 나도 따라 눈물을 흘릴수밖에 없었던 그 기억이 내 마음 어딘가에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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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많은 독자 나부랭이들이 타인들의 평가를 읽고서 자신의 생각인냥 표현하는 꼴이 그다지 편치만은 않다. 

타인의 생각을 자신의 생각으로 바꾸려는 선동만이 난무했던 2008년의 최악의 도서를 '눈먼자들의 도시'로 선정하는 것에 대한 충분한 이유가 되었기를 바래본다. 

그런데 작가의 또다른 책이 소개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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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2-03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마케팅이 선공하기 전에도 주제 사마라구의 책들이 참 좋았는데..
물론 그때도 무신무신 상을 받았다는 타이틀을 달고 있기는 했지만, 제겐 혹평받을 책은 아닌거 같아요.

환상범 2010-11-29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나 각자의 취향이 있으니까요. 저는 저의 생각을 표현한 것 뿐입니다.
표현해도 되죠?
민주주의는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하지만, 자본주의는 다양성을 탄압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네가 지난 여름에...'라는 영화를 아주 재미없어 했는데, 어느 친구(아줌마)는 아주 재밌게 봤다고 하더라구요.
열명중에 아홉명이 좋아한다고 해서, 저 같은 한 사람이 싫어해선 안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 이 분은 이 책과 지은이를 좋아하는구나'로 받아들이겠습니다.

(2년이 넘은 글에 댓글을 달고 있는 나도 참...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