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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르발 남작의 성
최제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9월
평점 :
소설의 처음 부분을 읽으며 영원한 젊음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의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드라큐라는 영원한 사랑을 위해서 죽지 않는 삶을 선택했고, 바소리는 영원한 젊음을 위해 처녀들의 피로 목욕을 하거나 그 피를 받아 마시는 삶을 선택했고, 퀴르발 남작은 젊음을 위해 어린 아이들의 인육을 먹는다.
새로운 오컬트라 생각을 했지만 소설 중간에 나오는 퀴르발남작의 성에 끌려간 한 소년의 이야기를 보면서 자꾸만 웃음이 났다. 스머프의 가가멜이 생각나고 제크와 콩나물의 거인이 생각나기도 하고, 제주도 설화인 설문대할망 또는 선문대할망 이야기에 나오는 500나한의 이야기도 보인다.
이렇게 콜라쥬를 해도 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문득 떠오르다 그래도 소설가이고 문단에 등록된 작가라는 생각을 해보니 내가 너무 짧은 생각을 한것은 아닌가 다시한번 돌아 본다.
그리고 여러가지 재료가 섞여 있는 샤브샤브 처럼 다양한 내용의 단편들이 아주 성기게 엮여있다. 내용의 연관이 없이 나열된 단편들을 마지막 에필로그 격 소설에서 나왔던 등장인물 들을 모두 등장시켜 하나로 엮어 놓는 퍼포먼스를 한다. 그냥 내비두지 것참.......
여튼 작가가 자기 머릿속에 있는 다양한 지식들 소위 먹물이라고 하는 것을 조금 내려 놓았으면 더 재미 있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소설은 쉽게 읽혀지는 나래이션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지식을 자랑하는 상점이 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럴려면 논문을 쓰지 소설을 쓸 필요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