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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빈 추천도서] 아직도 가야 할 길
M.스캇 펙 지음, 신승철 외 옮김 / 열음사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 독후감 –
작년에 처음 이 책을 들었다. ‘인생’을 논하는 책들을 시도해보고 끝내지 못한 것이 벌써 두 번째이구나. 물론 책의 스타일을 파악하기 위해 선택적 독서를 한 이유도 있지만. 하여간 이 책의 첫 파트, ‘훈련’을 읽으면서 정말 훈련 워크숍처럼 느껴졌다. 앗, 내가 지금 인생을 어떻게 살고 있는 것이지? 라는 질문이 던져졌다. 하지만 직면해보지는 못하고 덮었다. 그런데 이 책을 다시 펼쳐볼까 할 때 한 친구가 그랬다. ‘내 친구는 이 책을 읽고 마음이 편안해졌대. 그간 누르던 짐들을 내려놓을 수 있었대.’ 나와 너무 다른 반응이었다. 혼란스러웠다. 같은 책을 읽고 나와 정반대의 생각을 가졌다는 그 친구를 생각하니, 내 삶이 얼마나 느슨하다는 것인가 싶고, 시대에 뒤떨어지고 있나 하는 상대적 좌절감도 가졌다. 그러나 팩이 첫 쳅터, 훈련편에서는 강하게 나오지만 그 다음부터는 얼러준다고 해야 할까? 달래주고 어떻게든 잘 해보자고 아낌없는 사랑과 조언을 보여준다. 책 뒷면에 ‘30년이 넘도록 수천만 세계인이 성경과 나란히 하는 책’이라고 적혀있는데, 정말 이 책이 30년 전에 쓰여졌다는 것도 믿겨지지 않고, 그의 얘기는 흘려 들을만한 내용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초서를 하는 데에만 며칠이 걸렸다. 그가 누누이 언급하는 ‘게으름’ 때문이다. 스페인어에 “dejar”라는 동사가 있다. 영어에 “leave”에 해당되는데 정말 많은 의미의 용도로 쓰인다. 그 중에서 내게 가장 와 닿는 의미는 “놔두다”이다. Leave me alone. 이라는 유용한 문구가 있다. ‘그냥 놔둬.’라고 할 때 쓰는 dejar라는 단어는 사용할 때마다 마음에서 뜨끔함이 올라온다. ‘DEJAR=게으름’ 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미묘하게 다르다. ‘dejar, leave, 놔두다’ 가 주는 느낌은. 복합 이중 언어자로서 외국어가 주는 사고의 영역은 개척지와 같다.) 사랑과 게으름이라는 두 테마는 전혀 연관이 없어 보였는데 한 그룹 안에 있고, 얼마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지, 그래서인지 이 단어가 생각나게 되었다.
‘게으름’ 테마는 여러 책들을 통해 다뤄졌다. 자기 계발, 개인의 삶의 영역의 확장을 꿈꾸며 일반적인 의미 이상의 ‘게으름’을 정의하는 작업에 관심이 커져 갔다. 이것은 새로운 화두로 조명 받았다고 생각한다. 팩 또한 ‘두려움’의 측면을 보여주었다. 나의 게으름은 두려움에서 출발되는 사례가 왕왕 있다. 쉽게 초서가 진척된 예를 봐도 그 안에는 두려움이 있다. 나의 생각을 정리해야 하는 두려움. 흔히 말하는 귀차니즘과는 다른 게으름이다. 이런 두려움은 망설임을 낳고 망설임은 게으름과 연결된다. 그런데 이 때 내 안에 사랑이 더 크다면? 사랑이 게으름을 이길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한다. 사랑은 의지와 연결이 되고 게으름을 덮는 힘이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은 엔트로피 길에서 전심을 다해 역주행을 하는 용기이다.
사랑할 수 있고, 부지런하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간단한 진리이다. 하지만 현실은 늘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자기애(愛)로 게으름을 이기는 진행 방향보다는 게으름을 이긴 자신을 사랑하겠다고 기다리는 조건적 사랑이 또한 역주행이기에 더 어려운 것이 아닐까 싶다.
- 저자 조사 –
스캇 펙(M. Scott Peck: 1936~2005)
http://mscottpeck.com
Amazon.com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숱한 저서들이 나열된다. 내가 지금 리뷰한 책은 가장 유명한 ‘The Road Less Traveled’ 이다. 뉴욕에서 strand 헌책방에 가서 사려 했으나 없었다. 의외로. 30년간 팔린 책이지만 헌책방에 팔지 않을 만큼 소중한 책이겠구나 라고 여겼다. 본업인 정신과 의사로 경제적인 부족함을 가지고 있었으리라곤 상상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생하며 책을 쓰고 best seller 작가가 되었다. 이 모습이 바로 그의 삶에서 본인의 말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Peck 박사는 1936년 5월 22일, 뉴욕시에서 태어났다. 변호사였던 David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서, 1955년 Lily Ho와 결혼하여 3명의 자녀를 두었다. 1958년 Harvard에서 B.A. 학위를 받고, 1963년 Case Western Reserve에서 M.D. 학위를 받았다. 1972년까지 미군, 행정부와 관련하여 일을 하였고, 1983년까지 Connecticut에서 심리학 분야에서 종사하였다.
그의 첫 저서인, The Road Less Traveled는 1978년 출간, 북아메리카에서만 600백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20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되었다.
두 번째로, People of the Lie: The Hope For Healing Human Evil은 1983년 출간, 인간에게 근원적으로 존재하는 악과의 투쟁을 다룬 책으로, 현재 일본에서 best seller로 자리 잡고 있다.
세 번째 저서로, What Return Can I make? Dimensions of the Christian Experience가 1985년에 나왔다. 이 책에 Marilyn Von Waldner의 노래와 peck 박사의 추가 의견이 녹음되어 있다. 또한 1995년 Gifts For the Journey: Treasures of the Christian Life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되었다.
The Different Drum: Community Making and Peace는 그의 네 번째 책으로 1987년에 발간되었고 행동 과학 분야의 새로운 화두를 제기한 책으로 알려져 있다.
Peck 박사가 처음으로 시도한 소설, A Bed By the Window: A Novel of Mystery and Redemption은 1990년 발간, 뉴욕타임즈에서 기적적인 것으로 표현되었다. (개인적으로 한국어판으로 읽어보고 싶다. 한국 가고파라.)
1992년 작, The Friendly Snowflake: A Fable of Faith, Love and Family는 그의 여섯 번째 책이자 처음으로 어린이 독자들을 염두에 둔 책이다. 그리고 일러스트는 그의 아들 Christopher가 담당하였다.
…… (너무 많다.)
A World Waiting To Be Born: Civility Rediscovered, 1993
Meditations From the Road. 1993
Further Along the Road Less Traveled, 1993 – Peck박사의 글 모음집이다. (1979-1993)
In Search of Stones: A Pilgrimage of Faith, Reason and Discovery, 1995
In Heaven As On Earth: A Vision of the Afterlife, 1996 - 그의 두 번째 소설
The Road Less Traveled and Beyond: Spiritual Growth in an Age of Anxiety, 1997
Denial of the Soul: Spiritual and Medical Perspectives in Euthanasia and Mortality, 1997 – 안락사에 관한 본격적인 정의와 문제 제기 서적
Golf and the Spirit: Lessons for the Journey, 1999
2005년 9월 25일, Peck 박사는 69세의 나이로 파킨슨 병과 암으로 숨졌다.
- 인상에 남는 구절들 –
“여러분이 미국인의 단면을 보여 주는 평균적인 사람들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에는 충격적인 것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11)
è 동의. 상식의 범위, 개념의 범위는 상상을 벗어난다.
1부_훈련 Discipline
훈련이란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방법 중의 하나다. 이런 과정 없이 우리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가 없다. 미약한 배움으로는 부분적인 문제밖에 해결하지 못한다. 혼신의 힘을 다한 배움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20)
어떤 경우든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어야 하며, 그때 생겨나는 고통을 회피한다는 것은 문제에 직면함으로써 성취할 수 있는 정신적 성장을 거부하는 것이 되고 만다. (22)
즐거움을 나중에 갖도록 자제하는 것, 책임을 자신이 지는 것, 진실에 헌신하는 것, 그리고 균형을 맞추는 것 (23)
è 너무 어려운 주문 아닙니까?
“내 말대로 하되, 내가 행하는 대로 하지는 마라.”
모델 역할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28-9)
è 나는 자녀 교육하면 늘 생각하였던 부분이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라나는 아이들’이었는데, 완벽한 부모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랑이구나.
사랑이 넘치는 부모의 훈육 방식은 사랑이 없는 부모의 훈육 방식보다 질적으로 월등히 낫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넘쳐나는 사랑으로 틈틈이 아이들을 관찰하여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생각해 볼 때, 부모는 진정으로 아이들과 함께 고민하며 괴로움을 나눌 수 있게 된다. (31)
è 결국, 뒤에서 팩이 자세하게 언급하지만, 사랑이란 부지런함이다. 감정이 아니라 신경 쓰고 배려하는 것이 사랑인 것이다. 틈 날 때마다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것보다, 아이를 자세하게 아이를 이해하는 것이 사랑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수직적이 되지 않아야 한다. 강준민 목사님께서 쓰신 ‘관계의 법칙’에서 아이의 비밀을 지켜주는 것의 중요성을 배우고 있다. ‘사랑과 부지런’이라는 이름 하에 수직적인 사랑의 조사를 하지 않아야 한다.
스스로를 귀중하다고 느끼는 그런 감정 (32)
è ‘나는 소중하니깐’ 이라고 했던 한 샴푸 광고.
이제는 시간을 들여서 해 볼 용의만 있다면 무슨 문제든지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39)
è 문제를 차분히 바라보는 training. 과테말라 사람들이 발전이 더딘 이유는 이렇게 차분하게 ‘생각’해서 답을 찾으려 하지 않고 그저 놔두기 때문이다. 닮아가지 말자. 나는 생각을 하여서 문제를 해결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문제란 그대로 사라져 버리지 않는다. 문제는 직면해서 해결을 하지 않으면 그대로 남는 것이며, 영원히 정신적인 성장과 발전의 장애가 되고 만다.
당신의 본질적인 문제는 문제가 저절로 사라지기를 바라면서 문제 해결을 피하려 했던 바로 그 점에 있다고 지적해 주었다.
è 나는 이 약점이 내 것이라고 착각하였었다. 그러나 문제를 직면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너무나도 뻔하고 전혀 새롭거나 독특하거나 흥미롭지 않은 아주 routine한 문제였다.
문제를 무시해 버리는 이러한 태도는 즐거운 일을 뒤로 미루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42-3)
부모의 역할이 어려운 것은, 부모가 결단을 내리는 것이 어렵고 아이들이 자라면서 문제가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도 더러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문제가 없어지도록 도와주는 데 힘쓰고 문제를 더 가까이 주시하는 것은 아이들한테 해롭지 않다. (45)
“네가 문제 해결에 참여하지 않으면 네가 문제의 일부가 되고 말 것이다.” (56)
내가 취한 선택인데도 나는 그 결과를 피하려고 했던 것이다. 게다가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나를 지배하는 맥의 권리를 더 증가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내가 그에게 내 권리와 자유를 주는 꼴이 될 뻔했던 것이다. 내가 말했던 것은 결과적으로 나를 맡아 주시오, 당신의 나의 보스가 되어 주시오!”라고 한 것이었다.
‘자유로부터의 도피’ (61)
대다수의 환자에게 존재하는 ‘무기력함’은 자유에 대한 고통을 피하고 싶은 욕망에서 생겨난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의 삶이나 문제에 대해 책임질 줄을 모른다. 그들이 느끼는 무력감은 사실 자신들의 권리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치유되고 건강해지려면, 조만간 성인의 생활 전체가 개인의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라는 것을 배워야만 할 것이다. 그들이 이런 것을 전적으로 수용할 수 있을 때에만, 자유로울 수 있다. 이런 것을 수용하지 못하면 그들은 영원히 자신들을 희생자라고 느끼게 될 것이다. (62-3)
지도 제작에 있어서 제일 큰 문제는, 아무것도 없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지도가 정확해질 때까지 우리가 계속 지도를 고쳐 그려야 한다는 데 있다. (65)
진실이나 현실이 고통스러울 때는 피하게 마련이다. 우리 자신의 지도를 개편하려면 그러한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훈련을 해야만 한다. 그런 훈련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전적으로 진실에 충실해야 한다. 현재의 편안함보다 궁극적으로 옳은 일을 추구하기 위해 우리는 언제나 진실 앞에 솔직해야 한다. 우리는 언제나 개인적인 불편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야 하며, 현재의 진실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 불편을 오히려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정신 건강은 모든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오늘의 진실에 충실하려는 진행형의 과정이다. (74)
현명한 생활이란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는 생활이어야 한다. (75)
우리를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 우리의 생각하는 능력, 자신을 성찰해 보는 능력이 바로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세상을 외적으로 성찰하는 것은 내적으로 성찰하는 것에 비해 고통이 적다. 자기를 성찰하는 생활이란 지극히 고통스러운 삶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어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를 피해 가려고 한다. 그러나 진실에 충실한 사람에게는 그 고통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따라서 그 고통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것이 아니므로(따라서 점점 덜 고통스럽게 되고) 점점 더 자기 성찰의 길로 나아가게 된다. (76)
자기 훈련이란 비본능적인 것을 하도록 자기에게 가르치는 것이라고 정의해도 좋을 것이다. (78)
결정적으로 중요한 사실들은 슬그머니 빼놓는다.
그런 환자는 정신 치료 시간을 일종의 기자 회견으로 취급한다. 이런 식으로는 아무리 열심히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시간을 허비하는 데 불과하며 환자는 미묘한 거짓말쟁이가 되 뿐이다. (81)
è 이런 일이 있으면 상당히 고뇌가 생긴다. 분명 말하고자 하는 것이 빠져 있게 되면, 즉 인풋이 잘못 들어가므로 아웃풋 역시 진정 내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기에 진실을 말함으로 이것을 극복해야 하는데…
이들은 정직하려는 자기 훈련에 요구되는 에너지가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에너지보다 훨씬 적게 든다는 것을 안다. (92)
è 당당하지 못할 때의 비효율성은 매우 심하다. 정직할 때 당당할 수 있으며, 작은 것에라도 부끄러운 일이 있을 때엔 그러하지 못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깔끔하게 처리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에너지 낭비가 너무 크다. 그것이 참 싫다.
훈련을 한다는 것이 유연성과 결단성을 둘 다 요구 (93)
가장 결정을 잘하는 사람들은 자기들의 결정에 따르는 고통을 기꺼이 감수할 용의를 가진 사람들이다. 한 사람의 위대성의 척도는 고통을 감수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110)
è 인정.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결정을 하는 척 하면서 은근슬쩍 이미 상대에게 미뤄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은근히 미루는 상대에게 당할 때 상당히 기분이 상한단 말이야.
2부_사랑
사랑 파트에서 진정 사랑의 중요성을 크게 깨달았다. 요즘 이렇게 관계, 훈련, 인생과 관련한 책을 계속적으로 접하고 있지만 팩이 정의하는 사랑의 개념이 너무 명확하게 다가왔기에 참 행복해진다. 내 주위에는 아직도 사랑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에게 사랑을 알리고 싶다. 나 또한 지금 사랑이 너무 부족해. 사랑이 너무 필요해!
사랑하려는 욕구 자체는 사랑이 아니라고 결론짓겠다. 사랑이란 행위로 표현되는 만큼만 사랑이다. 사랑은 의지에 따른 행동이며, 의도와 행동이 결합된 결과다. (120-1)
신생아는 첫 몇 개월간은 자기 자신과 자기가 아닌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아기와 세계는 하나다. (123)
사랑에 빠지는 것은 의지적인 행동이 아니다. 그것은 의식적인 선택도 아니다.
적합한 상대와 사랑에 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부적합한 상대와도 사랑에 빠지곤 한다. (128)
사랑에 빠져 결혼에까지 이르는 까닭은 아마도 그 경험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환상 때문일 것이다. (132)
è 역시 팩은 일반인들이 사랑의 전부라고 여기는 ‘감정’에 민감하다.
사랑에 빠져 성행위를 할 때 수반되는 자아 영역의 일시적인 붕괴는 다란 사람과 함께 참사랑으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시발점이다. 뿐만 아니라 참사랑을 지속적으로 하는 사람만이 맛볼 수 있는 신비롭고 지속적인 황홀감을 약간 맛보기도 한다. 그러므로 사랑에 빠지는 것은 참사랑을 향한 동기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141)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가 없어도 잘 살 수 있답니다. 하지만 더 잘 살기 위해 상대방과 함께 살 것을 선택하는 것이죠. (143)
è 주술 관계가 맞지 않는다. 번역의 오류
실제로는 순전히 성적인 사디즘과 마조히즘은 드물다. 오히려 그보다 더욱 빈번하고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 사회적인 사도-마조히즘 현상이다. (165)
è 착한 사람 콤플렉스와 같은 경우가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사랑이 느낌이라고 믿는 오류는 ‘애착’과 ‘사랑’을 혼동하기 때문에 생긴다.
è 아, 감정이 아니라 ‘느낌’이라는 표현이 훨씬 적합하구나.
진정한 사랑은 책임과 지혜가 뒤따른다. (171)
진정한 사랑은 애착을 초월한다는 뜻이다.
물론 애착이나 사랑의 느낌을 가지고 하는 사랑이 훨씬 재미있고 수월하다. 그러나 애착과 사랑의 느낌 없이도 사랑할 수 있다. 이를 구별하는 데 있어서 열쇠가 되는 게 바로 ‘의지’이다.
나는 사랑에 대해 정의하기를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정신적 성장을 도와줄 목적으로 자신을 확대시키려는 의지’라고 했다. (172-3)
è 팩이 이야기하는 사랑이란 이성간의 사랑을 뛰어넘어 광의의 그것에 초점하고 있다.
아이들을 소홀히 하는 사람들도 자신은 자식을 매우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참사랑과 사랑의 느낌을 혼동하는 사람들은 대개 자신만을 위하는 자기 위안적인 성질을 갖는다.
행동 속에서 사랑의 증거를 찾는 것 (174)
‘노력’이란 마음을 넓게 가지려고 애쓰고 게으르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을 말한다. 알지 못하던 마음의 세계로 나아간다는 공포감을 극복하고자 애쓰는 것은 ‘용기’이다. (175)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과 우리가 학교를 졸업하고 당면하게 되는 일들이 꼭 일치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잘 듣는 방법을 훈련시키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듣는 것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교육하자는 것이 아니라 듣는 일을 잘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도록 하자는 것이다. 잘 듣는다는 것은 관심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177)
è 이것은 또 경청의 새로운 측면인 걸?
어떤 부모는 건성으로 마지못해 듣거나 선택해서 듣고 있으면서도 진지하게 관심을 갖고 듣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자기 기만으로, 자신의 나태함을 감추기 위해 짜 놓은 속임수이다. 정말 잘 들으려면 아무리 간단할지라도 굉장한 노력이 필요하다.
완전한 집중
당신이 그렇게 관심을 갖는 것이 당신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존중감의 가장 좋은 구체적인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182-3)
참으로 들어 주는 일은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혼 생활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런데도 대개의 부부는 상대방의 이야기에 가슴을 열고 마주하지 않는다.
낭만적으로 사랑에 빠지는 것은 노력이 필요치 않다. 그러므로 많은 부부들은 낭만에 기대고 낭만만 바랄 뿐 진정으로 사랑하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는 힘든 일을 감내하려고 들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이 노력한다면 막대한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187)
사랑이란 부지런한 자만이 성취할 수 있으며, 사랑하지 않음은 곧 게으름을 피우는 것과 같다. 게으름은 아주 중요한 주제다. 이것은 지금까지 다루어 온 훈련과 사랑이라는 주제 속에 내제된 숨겨진 주제라고 할 수 있다. (190)
è 게으름은 원죄이다.
인생의 본질은 변화, 즉 성장과 쇠퇴로 만든 한 벌의 투구와 갑옷이다. 생과 성장을 선택하라. 그것은 변화와 죽음의 가능성을 함께 선택한 것이다. (194)
è 그래, 결국 사람들은 변화 그 자체가 아니라 함께 쫓아오는 실패나 죽음의 가능성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이런 큰 고통이 없으면 지속적인 작은 고통과 평생을 함께 변화 없이 가게 된다.
나는 자신이 무능하고 미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했지만, 더 깊은 곳에서는 아무리 남들과 다르지만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고 느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참아 낼 수 있었다. (203)
è 부모의 사랑이 아이의 깊은 곳을 붙들고 있다. 이리저리 흔들릴지라도 깊숙한 그 안에는 본인을 향한 존귀함이 살아있기에 우리는 계속해서 나간다.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사랑이 요구하는 지혜를 얻기 위해 일한다. 또 행동하는 것이 신과 같은 일을 하는 것임을 알고 있다. 사랑은 우리의 역할이 하느님과 같은 신의 역할임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 이런 의식을 가지고 사랑하는 사람은 신의 역할에 따른 책임감을 가지고 부주의하게 행동하지 않으며 실수 없이 신의 뜻이 지상에 충만하게끔 행동한다. 우리는 이제 또 하나의 역설에 이르렀다. 즉, 인간이 신과 같이 되고자 한다면 진정으로 겸손한 사랑을 펼쳐야 한다. (226)
è 아, 어렵다.
자기 훈련은 사랑을 행동으로 표현한 것이며,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훈련된 행동을 한다. (227)
감정은 그들의 노예이며, 자기 절제 훈련은 노예를 소유하는 기술과 같다. (228)
3부_성장과 종교 Growth and Religion
하나님의 성격에 관한 우리의 첫째 견해는 바로 우리의 부모의 성격을 투사한 것이며 또는 부모의 성격을 혼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277)
가끔 그는 대수롭지 않은 목공 일을 했으나 대개는 고기잡이, 독서 등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고 나머지 많은 시간들을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결정하는 데에 썼다. 즉, 저녁에 무엇을 해 먹을까 그리고 어떻게 요리를 할까 또는 어떻게 하면 비싸지 않은 도구를 살 수 있을까 하는 등등의 문제였다.
è 생각을 한다고 하여 그것이 다 옳다고 보면 안 된다. 얼마 전 아는 동생에게도 그렇게 얘기했다. “생각을 그만 하라고.” 물론 팩은 부모가 청소년들에게 생각 좀 그만하라고 충고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하였지만, 이런 중요하지 않은 일을 결정하기 위한 건설적이지 못한 생각으로 하루를 채우고 있는 습관은 매우 좋지 않다. 바로 잡아야만 한다. 그러나 훈련되지 않으면 이런 망상들을 하기 매우 쉽다.
“나는 내 인생을 가지고 더 건설적이고 더 창조적인 일을 해야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아주 작은 결정도 할 수 없으니 하물며 큰 결정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래서 그는 프로이트가 쓴 책은 거의 다 읽었다. (정신과 의사인 내가 읽은 것보다도 훨씬 더 많이 읽었다.)
è 의식이 없는 지식 또는 결단이 없는 지식은 ‘촉매제’에 불과하다. 주인공이 아니다.
이렇게 열정이 없는 것과 아울러 그의 감추어진 교만도 발견했다.
그의 눈은 냉소자의 눈이었다. (309-312)
è ‘교만’이란 진정 어려운 개념이다. 그 어느 곳 하나 피해가지 않는다.
단순한 해결을 바라는 과학자들이 하느님의 실재에 대해 회의하게 될 때 다음의 두 가지 함정에 빠지게 마련이다. 그 첫째가 아기를 목욕물과 함께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둘째는 좁은 동굴 속에 갇힌 것처럼 시야가 좁아지는 것이다. (329)
“그렇지만 나는 내 치료자에게 수도원이나 내 종교적 신앙의 깊이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가 없었어”라고 그는 살짝 얘기했다. 그리고 “나를 그가 이해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아”라고 덧붙이기까지 했다.
è 왜 정작 가까워야 할 사람들에게 이런 생각을 가질까? 혹은 다른 사람들은 어차피 이해할 필요가 없다는 안도감인가? 가능하지.
‘당신은 당신의 치료자가 객관적이라고 믿어야 합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말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의 치료자가 객관적인지 그리고 참으로 환자가 의미하는 그대로를 이해할 만한 역량을 지니고 있는지 제대로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332-3)
è 치료자가 객관적이지 않게 느껴지면 바꾸면 되는 걸. 자기 확신이 없는 사람들은 문제가 상당해.
4부_은총 Grace
우리는 사람들이 왜 정신 질환에 빠지는가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어떻게 사람들이 정신적 외상을 이겨 내고 건전한 생활을 하는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있어서 그 힘이 최악의 환경에 처한 대다수 사람들의 정신 건강을 지키고 유지시켜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힘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는 알 수 없다. (351)
융의 집단 무의식 이론은 우리의 지혜가 유전된 것임을 시사한다. 기억 현상에 관련된 유전자를 대상으로 한 최근의 과학 실험에서 밝혀진 바로는 유전자가 지식을 유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지식이 핵산 코드 형태로 세포 속에 저장된다는 것이다.
기적이라는 것은 없다고 믿는 그 마음 자체가 바로 기적이다. (371-2)
영적 성장의 과정이 힘겹고 어려운 것임을 나는 거듭해서 강조해 왔다. 영적 성장이란 쉬운 길을 가려고 하고 날짜가 지난 지도나 낡은 관행에 집착하려고 하며 변화를 싫어하는 본능 등을 극복하고, 자기 마음대로 길을 가려는 자연의 저항을 이겨 내야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정신 속에서 작용하는 엔트로피의 힘이 성장을 방해하는 것도 이겨 내야 한다. 그러나 생물학적 진화의 경우처럼 인간의 영적인 기적은 이 저항을 극복해 낸다. 우리는 성장하고,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기적을 만든다. 물론 우리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며 또 쉽게 되는 일도 아니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교양을 증진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우리가 태어난 진창 구덩이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어려운 길을 선택하도록 부추기는 어떤 힘이 내부에 있다. (390-1)
나는 사랑을 ‘자기 자신이나 타인의 정신적 성장을 북돋워 줄 목적으로 자기 자신을 확대시켜 나가려는 의도’라고 정의했다. 우리는 사랑을 위해 일하기 때문에 성장하는 것이다.
또 우리가 사랑 그 자체를 위해 일하는 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393)
우리가 게으름을 극복할 수 있다면 다른 모든 장애물은 쉽게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게으름을 극복할 수 없다면 다른 어떤 장애물도 뛰어넘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책은 게으름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게으름은 사랑의 반대말이다.
게으름은 바로 우리 모두의 삶에서 나타나는 엔트로피의 힘이다. (398)
게으름이란 단지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거나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하지 않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게으름의 주된 형태는 두려움이다. (401)
권력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그것은 고독이다.
자신의 고뇌와 책임을 함께 나눌 만한 수준의 사람이 없는 것
이런 종류의 고독감은 영적 성장을 향한 여정에서 가장 앞서간 자라면 모두가 겪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이웃으로부터 점점 멀어짐에 따라 하나님과의 관계가 점점 밀접해진다는 즐거움이 없다면 감당해 내기 힘든 짐이다. 의식이 성숙하고 하나님과 함께한다는 일체감은 우리를 지탱시켜 줄 만한 충분한 즐거움을 준다. (423)
당신이 사랑할 수 있고 부지런하다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443)
세상에는 많은 책들이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책들은 그리 많지 않다. 대개의 책들은 지식의 전달, 사실 보도 또는 우리의 실제 삶과는 동떨어진 추상적이거나 이념적인 내용 또는 단지 단순한 흥밋거리 위주의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예술 관련 책들은 때로 도움이 되긴 하지만, 역시 우리의 삶에 지속적인 영향이나 도움이 되는 것은 매우 드물다.
사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책들을 접해 보지만 기껏해야 그러한 책들은 읽을 때 받았던 감동 이상으로 우리의 기억 속에 오래 그 감동이 지속되기 어렵다. 더욱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새롭게 반성하게 하는 책은 매우 드물다는 것을 발견한다.
좋은 책은 글 속에 숨어 있는 뜻이 우리의 삶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질적으로 향상시키도록 삶을 깊이 반성하게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456)
è 책을 쓸 때 가져야 하는 자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