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낮, 환한 밤 - 나와 생활의 비허구 한 단락 대산세계문학총서 178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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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너무 재밌어서 밤새 읽었어요
작가가 꾸며낸 허구의 이야기,
하지만 실제로 모티브가 된 실제 여성을 만나고 온 팀원이
그 여자는 당신 상상에서처럼 얄팍한 사람이 아니다
라고 일침하는 부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실제와 허구, 창작과 고뇌에 관해 작가들이 얼마나 고통받는지도 느껴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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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비 2023-10-06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당장 책을 읽고싶게 만드는 리뷰이네요. 동아시아에서 노벨상을 받는다면 옌롄커가 받아야 한다고 십 년 전부터 혼자 생각해오고 있습니다…

적도 2023-11-16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으면서 옌롄커는 정말 글쟁이이구나 생각했습니다(좋은 뜻) ㅋㅋㅋㅋㅋㅋ
작가들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어떻게 이렇게 실감나게 묘사하는지...
작중 화자가 옌롄커이기도 하고, 글 쓰기 전부터 이건 대작이다!!! 하다가 나중에 가서 실망하고 그걸 받아들이는 것까지 너무 완벽한 스토리라인이었어요....
 
다크투어, 내 여행의 이름 - 타인의 고통이, 떠나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양재화 지음 / 어떤책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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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관조하지 않고 내 일처럼 바라보는 여행.
우크라이나 전쟁도 ‘언제 끝나나‘ 정도로 바라보던 나 스스로를 반성했다.
어떻게 집단의 죽음을 개인의 죽음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
앞으로 스스로도 더 고민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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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이가든
편혜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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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한국 소설에서 보기 드물게 하드고어한 책이라 더 좋았다.
밤에 혼자 창문 열어놓고 담배 피면서 읽기 좋은 책.
시체와 냄새, 쓰레기, 구더기 같은 이미지들이 난무하지만,
때론 희망보다 절망이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법.
편혜영이 그린 절망의 이미지들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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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들 순간들 배수아 컬렉션
배수아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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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인데 마치 한 권의 소설 같아요.
베를린이라는 장소와 서가의 주인, WG 같은 친구들이 있는
그녀만의 공간이 있다는 게 너무 부러웠어요.
읽으면 나도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는 타지에 홀로 놓여 있고 싶다는 욕구가 생길만큼...
배수아의 모든 책들을 다 읽어보고 싶어질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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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 - 가난은 일상이지만 인생은 로큰롤 하게!
강이랑 지음 / 좋은생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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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동안 강이랑 작가님의 <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를 읽었다. 손에 착 감기는 부피감, 무겁지 않은 텍스트, 가끔은 고개를 끄덕이기도, 나라면 저렇게 생각하 수 있었을까 고민하기도 하게 하는 작가님의 하루들. 원래 책을 오래 잡고 읽는 편이라 한 편의 책을 다 읽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편인데, 이번 책은 술술 유쾌하게, 또 감동 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인 강이랑 작가님은 어린이 문학을 연구하고, 변역하고, 일본에 유학도 다녀오고, 한국에선 어린이 문학 연구 강의를 하신다. 연구비는 세 달에 한 번 입금. 그나마 지금은 연구도 그만 두고 어린이책 집필에 열정을 쏟고 계신다. 말 그대로 전에도 지금도 미래에도 가난한 삶. 


가난이라는 말과 현상 자체가 사실 나에게는 굉장히 가까우면서도 멀다. 뉴스에서, 칼럼에서, 책에서 발견하는 가난은 때론 너무 가까운 것 같고, 중상위층 집에서 운 좋게 태어나 한 번도 경제적 어려움 움을 실감해본 적 없는 나에겐 굉장히 먼 것 같다. 


친구가 조리퐁 한 상자를 보낸 날은 연구비가 들어오기 직전이었다. 회사원으로 따지자면 월급이 들어오기 직전의 가장 궁핍한 시기라고나 할까. (중략) 그런데 때가 되어도 연구비가 들어오지 않았다. 그나마 지인들이 보내준 쌀과 김치가 있어서 냉장고에 있는 채소로 버티기에 들어갔다. (중략) 나는 수시로 현금 인출기를 들락거리며 통장 잔고를 확인했다. 이제 우유를 살 돈도 없다. 


물론 세상 모든 가난한 이가 유쾌할 수는 없겠지. 작가님의 삶도 가난한 수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의 삶일 테다. 어쨌든 작가님은 친구들과, 공부하며 만난 사람들과, 함께 번역을 하는 사람들과 없는 것도 나누고 영감을 나누고 일감을 나눈다. 그러니까 작가님이 추천한 동화책의 작가의 말처럼 "로큰롤한 기분"으로. 


동화책 작가로, 연구가로, 번역가로 활동하신 만큼 만난 아이들도 많다. 일본어 발음이 어색해서, 아직 일본어에 능숙하지 않아서 제대로 동화책을 낭독해주지 못하면 어떡하지 고민한 것이 무색하게 함께 즐거워하고, 뒷내용을 궁금해하고, 다른 건 아무래도 좋다는 태도로 다가오던 아이들에 관한 얘기. 


동심은 단순히 아이의 마음일 뿐 아니라, 나와 다른 존재를 귀하게 여기고, 우열을 가리지 않는 마음이다. 함꼐할 수 있음을 기뻐하는 마음이기도 하다. 


아이가 좋다, 어른이 좋다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는 없고, 결국 때에 따라 유연하게 어른의 마음과 아이의 마음을 선택해서 가져야 한다는 작가님의 말에 동의한다. 


그리고 좋은 그림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 어려운 과정도, 지진한 삶도 견뎌내겠다는 작가님의 다짐이 나 또한 새로이 다짐하게 했다. 가끔 일상이 버거울 때면 꿈이고 자기계발이고 취미고 다 때려치우고 싶을 때가 온다. 그런데 결국 나도 작가님처럼 최종적으로 그리는 내 이상이 있고,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선 "고생했어. 내일은 더 즐겁게 놀자."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거. 그걸 새삼 다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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