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파괴 - 19세기 유럽의 반역사적 사상 서강학술총서 37
최성철 지음 / 서강대학교출판부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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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역사주의의 시대에 역사학 바깥에 불었던 반역사적 사상의 흐름을 명쾌하게 정리한 책! `역사`라는 신성화된 비인격체가 개인에게 자행하는 야만을 경계하는 목소리는 오늘날도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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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우정"-니체의 <<즐거운 학문 >>, 297에서

 

279

 

별들의 우정-우리는 친구였으나 소원한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당연한 일이며, 그것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척하면서 그것을 숨기거나 애매하게 덮어두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각각 나름의 목표와 항로를 지닌 두 척의 배와 같다. 우리는 과거에 그렇게 했던 것처럼 서로 교차하고 함께 축제를 벌일 수도 있을 것이다. - 그러고 나서는 얌전한 배처럼 항구의 태양 아래 누워, 동일한 하나의 목표를 지니고 있었으며 이미 그 목표에 도달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과제가 지닌 막강한 힘이 우리를 다시 서로 다른 태양과 태양 속으로 갈라놓았다. 아마도 우리는 서로를 다시 보지 못할 것이다. - 아마도 우리는 다시 보게 되더라도, 서로를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서로 다른 대양과 태양이 우리를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우리가 서로 소원해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 위에 드리운 법칙이다. 바로 이를 통해 우리는 서로를 더 존중하게 될 것이다! 바로 이를 통해 우리의 지난 우정에 대한 생각도 더 신성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우리의 서로 다른 길과 목표하는 작은 항로들을 그 안에 포괄하는,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곡선과 별의 궤도가 존재할 것이다. 이러한 생각에 이르도록 우리를 고양시키자! 하지만 저 숭고한 가능성의 의미로 친구 이상의 존재가 되기에는 우리의 삶은 너무 짧고, 우리의 시력은 너무 미약하다. 그러니 우리가 비록 지상에서 적일 수밖에 없다 할지라도, 별들의 우정을 믿기로 하자!

 

(<<즐거운 학문>>, 279)

 

 

번역: 니체, <<즐거운 학문 메시나에서의 전원시 유고 1881 봄-1882 여름>>,책세상 니체전집 12, 홍사현, 안성찬 역, 책세상, 2005

 

 

279.

Sternen-Freundschaft. – Wir waren Freunde und sind uns fremd geworden. Aber das ist recht so und wir wollen's uns nicht verhehlen und verdunkeln, – als ob wir uns dessen zu schämen hätten. Wir sind zwei Schiffe, deren jedes sein Ziel und seine Bahn hat; wir können uns wohl kreuzen und ein Fest miteinander feiern, wie wir es gethan haben, – und dann lagen die braven Schiffe so ruhig in Einem Hafen und in Einer Sonne, dass es scheinen mochte, sie seien schon am Ziele und hätten Ein Ziel gehabt. Aber dann trieb uns die allmächtige Gewalt unserer Aufgabe wieder auseinander, in verschiedene Meere und Sonnenstriche und vielleicht sehen wir uns nie wieder, – vielleicht auch sehen wir uns wohl, aber erkennen uns nicht wieder: die verschiedenen Meere und Sonnen haben uns verändert! Dass wir uns fremd werden müssen, ist das Gesetz über uns: eben dadurch sollen wir uns auch ehrwürdiger werden! Eben dadurch soll der Gedanke an unsere ehemalige Freundschaft heiliger werden! Es giebt wahrscheinlich eine ungeheure unsichtbare Curve und Sternenbahn, in der unsere so verschiedenen Strassen und Ziele als kleine Wegstrecken einbegriffen sein mögen, – erheben wir uns zu diesem Gedanken! Aber unser Leben ist zu kurz und unsere Sehkraft zu gering, als dass wir mehr als Freunde im Sinne jener erhabenen Möglichkeit sein könnten. – Und so wollen wir an unsere Sternen-Freundschaft glauben, selbst wenn wir einander Erden-Feinde sein müssten.

 

 

원문 http://gutenberg.spiegel.de/buch/3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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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次的约会】
   ——临别殷勤重寄词 词中有誓两心知

当我死时,你的名字,如最后一瓣花
自我的唇上飘落。你的手指
是一串钥匙,玲玲珑珑
握在我手中,让我开启
让我豁然开启,哪一扇门?

握你的手而死是幸运的
听你说,你仍爱我,听你说
凤凰死后还有凤凰
春天死后还有春天,但至少
有一个五月曾属于我们

每一根白发仍为你颤抖,每一根潇骚
都记得旧时候,记得
你踩过的地方绽几朵红莲
你立的地方喷一株水仙
你立在风中,裙也翩翩,发也翩翩

覆你的耳朵于我的胸膛
听我的心说,它倦了,倦了
它已经逾龄,为甄甄啊甄甄
它跳得太强烈,跳得太頻
爱情给它太重的负荷,爱情

爱情的一端在此,另一端
在原始。 上次约会在蓝田
再上次,在洛水之滨
在洪荒,在沧海,在星云的叆叆
在记忆啊记忆之外,另一端爱情

下次的约会在何处,在何处?
你说呢,你说,我依你
(你可相信轮回,你可相信?)
死亡的黑袖挡住,我看不清楚,可是
嗯,我听见了,我一定去

-----------------------------------------

 

* 우리말로 옮겨봅니다.

 

<다음 생의 약속>

 

-이별에 임해 간곡히 다시 詞를 바친다, 마음의 지기가 되겠다는 맹서를 담아서-

 

내 죽을 때 너의 이름 한 장의 마지막 꽃잎처럼

입술에서 흩날려 떨어지길.

너의 손가락 고리에 꿴 열쇠처럼 딸랑 딸랑 맑은 소릴 내면서

내손 안에 잡혀 있길.

그 열쇠로 내게 알려 주라. 내게 활연히 알려 주라.

어느 날개의 문을 열어야 할 지?

 

너의 손을 잡고 죽는다면 행운이지,

네가 아직 나를 사랑한다는 말 들으면서.

또 네가 이렇게 말하는 것 들어도 좋겠지.

봉황나무는 죽어도 여전히 움트고

봄은 사라져도 여전히 봄이 온다고,

적어도 그 하나의 5월은 이미 우리들의 것이라고.

 

백발 한 올 한올이 너를 위해 떨며 소릴 낸다,

옛시절을 모두 기억하면서.

기억해,

네가 밟고 간 곳에 떨어진 몇 송이 홍련을,

네가 서있는 곳에 뿜어 나던 한 그루 수선의 향기를,

바람 속에 서서 네가 날리던 그 치맛자락을, 그 머리카락을,

 

나의 가슴에 너의 귀를 묻고

내 마음이 말하는 걸 들으라. 지쳤다고. 지쳤다고.

마음은 이미 세월을 넘어 쩐쩐, 아, 쩐쩐 너를 위하여

강렬하게 뛴다. 자꾸 자꾸 뛴다.

사랑은 내 가슴엔 너무나 무거운 부하, 아 사랑은.

 

사랑의 한 끝을 여기에 있고 다른 한끝은 태초에 있다.

지난 번 약속은 푸른 밭에

물이 떨어지는 물가에

아득한 혼돈 속에, 푸른 바다에, 별구름이 자욱한 곳에

기억 속에 아,기억 밖에

또 다른 사랑의 한 끝이 있다.

 

다음 생의 약속은 어디에 있을까, 어느 곳에 있을 까?

말하라, 너는 말하라, 난 너를 믿는다.

(너는 윤회를 믿느냐, 믿느냐?)

죽음의 검은 소매에 잡혀, 시야가 흐릿하다.

그러나 내겐 들린다. 오, 나는 반드시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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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번에 소개한 위광중이 홍련에게 바치는 시의 연작입니다.

'다음 번의 약속'인데 의미상 '다음 생'이라 옮겼습니다.

 

홍련이란 아명을 가진 쩐쩐이란 이름의 여인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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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等你,在雨中>...余光中

 

 

等你,在雨中,在造虹的雨中

蝉声沉落,蛙声升起

一池的红莲如红焰,在雨中你来不来都一样,竟感觉

每朵莲都像你

尤其隔着黄昏,隔着这样的细雨

永恒,刹那,刹那,永恒

等你,在时间之外

在时间之内,等你

在刹那,在永恒

如果你的手在我的手里,此刻

如果你的清芬

在我的鼻孔

我会说,小情人

诺,这只手应该采莲,在吴宫

这只手应该摇一柄桂,在木兰舟中

一颗星悬在科学馆的飞檐

耳坠子一般地悬着

瑞士表说都七点了

忽然你走来

步雨后的红莲,翩翩,你走来

像一首小令

从一则爱情的典故里你走来

从姜白石的词里,有韵地,你走来

 

-----------------------------------------

* 우리말로 옮겨 봅니다.

 

<빗속에서 너를 기다린다>

 

너를 기다린다. 빗속에서, 무지개 뜨는 빗 속에서.

매미소리가 가라앉으니 개구리 소리가 크게 들린다.

연 못에 핀 홍련이 붉은 등불같네, 빗 속에선.

네가 오든 안오든 매양 한가지.마침내 그런 느낌에 이른다.

연꽃 송이 하나 하나가 모두 너를 닮아서.

게다가 저멀리 황혼이 있고, 이처럼 가는 비를 사이에 두니.

영원, 찰나, 찰나, 영원

너를 기다린다, 시간 밖에서.

시간안에서, 너를 기다린다. 찰나 속에서, 영원 속에서.

만약 네 손이 내 손안에 있다면, 이시각에.

만약 너의 맑은 향기를

내 코로 맡을 수 있다면

나는 말하리라, 나의 연인이여 라고.

허락하라,이 손으로 반드시 연꽃을 따리라, 오나라 궁궐에서.

이 손으로 반드시

한 자루 계수나무 노를 저으리라, 모란꽃배에서.

과학관의 처마에 걸린 별 하나.

귀고리처럼 걸렸네.

스위스 시계가 모두 일곱시를 가리켰다. 갑자기 네가 오네.

비 뒷쪽으로 걸어서 홍련, 쩐쩐 ,네가 왔구나.

작은 방울소리처럼,

사랑을 다룬 고전 속의 한 구절 속에서.

강백석(姜白石)의 사(詞) 속에서,

운율을 타고 네가 오네.

(姜白石: 연꽃에 관한 詞를 지은 중국 송나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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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의 유명시인 위광중이 홍련이란 아명을 가진 쩐쩐에게 바치는 시입니다.

바로 앞에 소개한 위광중(余光中)의 <永远,我等>과 연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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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ing Stanza from Choruses from "The Rock"

The Eagle soars in the summit of Heaven,
The Hunter with his dogs pursues his circuit.


O perpetual revolution of configured stars,

O perpetual recurrence of determined seasons,

O world of spring and autumn, birth and dying

The endless cycle of idea and action,
Endless invention, endless experiment,
Brings knowledge of motion, but not of stillness;
Knowledge of speech, but not of silence;
Knowledge of words, and ignorance of the Word.
All our knowledge brings us nearer to our ignorance,
All our ignorance brings us nearer to death,
But nearness to death no nearer to GOD.
Where is the Life we have lost in living?
Where is the wisdom we have lost in knowledge?
Where is the knowledge we have lost in information?
The cycles of Heaven in twenty centuries
Bring us farther from GOD and nearer to the Dust.

T. S. Eliot (1888-1965),
The Rock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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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로 번역해 봅니다.

--엘리어트의 시 <바위>의 후렴부 시작 연에서--

하늘 꼭대기에서 독수리가 비상하면

사냥꾼은 개와 함께 그 선회를 �는다.

오, 배열된 별들의 영원한 주기적 운행이여!

오, 정해진 계절의 영원한 순환이여!

오, 봄과 가을, 탄생과 소멸의 세계여!

끝없이 순환하는 사상과 행동, 끝없는 발명, 끝없는 실험은

멈춤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움직임에 대한 지식을,

침묵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변설에 대한 지식을 낳는다.

신의 말씀에는 무지하고 온갖 (인간의) 언어만 배운다.

하여,

우리의 모든 지식은 우리를 우리의 무지에 더 가까이,

우리의 모든 무지는 우리를 죽음에 더 가까이 나른다.

그러나 죽음에 가까이 간다 해서 결단코 신에게 더 가까이 가는 것은 아니다.

생활(living)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삶(the Life)은 어디에 있는가?

지식(Knowledge)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지혜(wisdom)는 어디에 있는가?

정보(information)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지식(Knowledge)은 어디에 있는가?

20세기의 하늘이 돌고 돌면, 우리는 생명의 '신'에게서 멀리 떨어져

티끌이 될 '인간'을 향해 더 가까이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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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에 '지혜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생활은 어디있는가? ' 한 줄이 의미상 유추될 수 있지요.

시는 인간의 문명이 삶, 생활, 지혜, 지식, 정보...점점 더 낮은 단계로 추락함을 지적하죠.

오늘날의 끊임없는 과학과 기술의 직선적 치달음이 다다르는 곳.

멈추고, 침묵하며, 원초의 생명의 언어에 귀기울이지 않는 한,

인간은 결국 그 안의 신성을 상실하여 한갖 티끌이 되어버린다는 경고처럼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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