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수의 <기업가의 방문>. 투쟁기 르포라고만 생각했는데 첫장부터 뒤렌마트의 <노부인의 방문> 인용이 나온다. 형식 면에서 매우 매력적인 책이다. 노영수라는 인물, 르포만큼이나 흥미롭다. 쌍끌이 어선 위에서 체험한 생선 공장의 논리가 두산자본이 지배하기 시작한 중앙대의 작동논리와 슬그머니 겹쳐지는 부분에선 감탄이 나온다.
두산 자본, 평소 별 호감이 있었던 것도 아니건만 생각보다 훨씬 저열하고 추잡하다. 대학에 경영논리를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두산은 실제로 대학을 경영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어떤 철학도 없었다. 두산이 장악한 중앙대에서 '문화센터에 가도 배울 수 있을' 교양과목을 걷어내고 국토대장정으로 반질반질하게 다듬어낸 '인재'들이 그리 대단한 재목들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함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