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구의 포구기행 - MBC 느낌표 선정도서, 해뜨는 마을 해지는 마을의 여행자
곽재구 글.사진 / 열림원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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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오늘 나는 거차에서 또 하나의 꿈을 꾼다. 그것은 이곳 바닷가 어딘가에 개펄이 잘 보이는장소를 잡아 쓸쓸한 여행자의 영혼이 하룻밤쯤 쉬어갈 수 있는 집을 하나 마련하는 것이다. 그곳에서 여행자는 또 다른 쓸쓸한 영혼들과 함께 세상에서 무참히 패배한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이 못다한 일들과 미련들과 연민들에 대해서 함께 얘기하고, 개펄 냄새를맡고, 라면 식사에 소줏잔을 기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해가 뜨면 11년 전의 나처럼 알 수 없는 생의 온기를 느끼며 세상 속으로, 그 만만찮은 벽 위로 힘차게 부딪쳐 나갈 용기를 얻을 수도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이상하다. 어쩌면 이 꿈은 이루어질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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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혁명의 구조
토마스 S.쿤 지음 / 동아출판사(두산) / 199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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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의 과학 활동이 시작된다. 효과적 방식의 과학 활동이란 일반적으로 비전(秘傳)의 성격을 띠며 수수께기 풀이(puzzle-solving) 를 지향하는- 데, 이는 그 구성원들이 그 분야의 기초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때에만 가능하게 되는 한 그룹의 연구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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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아 아, 사람아!
다이허우잉 지음, 신영복 옮김 / 다섯수레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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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혼은 한때 암흑 속을 헤매고 있었다.
실천은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기준이다. 이 명제에 대한 토론이 나를 암흑으로부터 광명으로 향하게 해 주었다. 나는 알았다. 인간이건 귀신이건 또는 신이건, 역사의 거대한 손길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며 실천의 검증를 받지 않고 끝낼 수는 없다는 것을 누구나 다 자기의 장부를 제출하고 자기의 영혼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두 손을 햇빛 아래 펴 놓고 손에 묻은것이 혈흔인지 먼지인지를 검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 같은 것은 먼지처럼미미한 존재에 불과하지만 역사 앞에서는 모든 인간이 평등한 것이다. 장부는 스스로 결산하지 않으면 안 되며, 영혼은 스스로 심판하지 않으면 안 되며, 두 손은 스스로 깨끗이 씻지 않으면 안 된다. 신의 것은 신에게 돌려주고악마의 것은 악마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것은 용감하게어깨에 짊어지되 경우에 따라서는 얼굴에 새겨 놓아야 한다!
이리하여 나는 사색을 시작했다. 피가 흐르는 상처에 붕대를 감고 자신의영혼을 해부하기 시작했으며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자신이 쓴 역사를 다시 읽었고,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자신이 걸어온 발자취를 점검해 갔다.
그리고 드디어, 나는 지금까지 희극으로 비극의 역할을 연출해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상의 자유를 탈취당하고 있으면서도 스스로는 가장 자유롭다.
고 생각하고 있는 인간, 정신의 족쇄를 아름다운 목걸이로 착각하고 자랑스레 내보이는 인간, 그리고 인생의 절반을 살아오면서도 자기를 모르고 자기를 탐구하려고 하지 않는 그러한 인간의 역을 맡아 왔던 것이다. ... ... 커다란 문자가 갑자기 눈앞에 떠올랐다. ‘인간!’ 오랫동안 버려지고 잊혀져 왔던 노래가 내 목을 뚫고 나왔다. 인간성, 인간의 감정, 휴머니즘!
- 작가 후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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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견문 1 - 몽골 로드에서 할랄 스트리트까지 유라시아 견문 1
이병한 지음 / 서해문집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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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거리에 있자니 서울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북방인들은 세계를 아래로 내려다본다. 동아시아가 왼편에 있고, 유럽이 오른쪽에 있다. 유라시아가 한눈에 조감되고 한 손에 잡힐듯하다. 절로 신라와 페르시아가 이웃사촌처럼 보인다. 나라별로 토막났던 국사國史들이 하나의 지구사로 합류한다. 그러자 한반도의 남/북과 우크라이나의 동/서도 겹쳐 보인다. 하나의 세계 속에 한반도의 위치가 또렷하게 포착되는 것이다. 하여 동북아에서 미-일 vs 중-러의 신냉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허황한 구도에도 말려들지 않을 수 있다. 오식과 오인이 오판을 낳는다. 동북아의 국지局地에 함몰되어 유라시아의 대국大局을 놓쳐서는 곤란하겠다. 신냉전이 아니다. 신냉전과 탈냉전의 갈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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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지음, 임희근 옮김 / 돌베개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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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스탕스의 기본 동기는 분노였다. 레지스탕스 운동의 백전노장이며,
‘자유 프랑스’의 투쟁 동력이었던 우리는 젊은 세대들에게 호소한다.
레지스탕스의 유산과 그 이상(理想)들을 부디 되살려달라고, 전파하라고, 그대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제 총대를 넘겨받으라. 분노하라!"
고, 정치계 경제계 · 지성계의 책임자들과 사회 구성원 전체는 맡은 바사명을 나 몰라라 해서도 안 되며, 우리 사회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국제 금융시장의 독재에 휘둘려서도 안 된다.
나는 여러분 모두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나름대로 분노의 동기를갖기 바란다. 이건 소중한 일이다. 내가 나치즘에 분노했듯이 여러분이뭔가에 분노한다면, 그때 우리는 힘 있는 투사, 참여하는 투사가 된다.
이럴 때 우리는 역사의 흐름에 합류하게 되며, 역사의 이 도도한 흐름은 우리들 각자의 노력에 힘입어 면면히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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