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구의 포구기행 - MBC 느낌표 선정도서, 해뜨는 마을 해지는 마을의 여행자
곽재구 글.사진 / 열림원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오늘 나는 거차에서 또 하나의 꿈을 꾼다. 그것은 이곳 바닷가 어딘가에 개펄이 잘 보이는장소를 잡아 쓸쓸한 여행자의 영혼이 하룻밤쯤 쉬어갈 수 있는 집을 하나 마련하는 것이다. 그곳에서 여행자는 또 다른 쓸쓸한 영혼들과 함께 세상에서 무참히 패배한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이 못다한 일들과 미련들과 연민들에 대해서 함께 얘기하고, 개펄 냄새를맡고, 라면 식사에 소줏잔을 기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해가 뜨면 11년 전의 나처럼 알 수 없는 생의 온기를 느끼며 세상 속으로, 그 만만찮은 벽 위로 힘차게 부딪쳐 나갈 용기를 얻을 수도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이상하다. 어쩌면 이 꿈은 이루어질것만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