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인간 김동식 소설집 1
김동식 지음 / 요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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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작가라 불리는 김동식의 소설집 첫번째 권이다. 이토 준지스러운 기괴한 표지 일러스트부터 강렬하다. 회색인간이라는 제목 또한 흥미를 한껏 끌어당긴다. 호불호가 갈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간만에 엄청 재미나게 읽은 작품이다.

수록된 작품들 모두 단편이지만 흡입력이 얄짤없다. 2006년부터 액세서리 공장에서 10여 년을 근무했고, 정식으로 글쓰기를 배운적이 없다고 한다. 이 정도면 타고난 거 아닌가. 수록된 거의 모든 작품이 흥미롭다. 설정은 비정상적이거나 비일상적이지만 결국 다루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웹소설은 처음 접했다. 웹소설의 특징인지 아니면 김동식 작가만의 스타일인지, 소설을 읽는다기 보다 영화 시나리오 축약본을 보는 듯 하다. 당장에 영화로 제작해도 될만큼 참신하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출발하고도 결말이 허무한 경우가 많은데 결말도 나쁘지 않다. 오히려 평균 이상이다. 왜 '지금껏 없던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는지 충분히 납득 가능.

작가는 각 이야기마다 특유의 농담을 통해 인간의 어리석음이나 양면성을 가볍게 들춰낸다. 그럴때마다 독자는 잼나게 읽다가 뒤통수를 묵직하게 가격 당함과 동시에 생각이란 걸 하게 된다. 그렇게 여운을 곱씹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충 검색해봤는데 출간된 책만 7권 정도다. 다른 소설집도 읽어 볼 생각이다. 별점은 당연히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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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사람 사는 세상 - 노무현 대통령 어록집
노무현.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지음 /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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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재단에서 엮은 고 노무현 대통령 어록집. 보기드문 가격인 정가 5,000원에 끌려 구입했다. 아마도 알라딘 주문 총액 5만원을 넘기기 위해 넣었지 싶다. 휴대성 좋은 어록집이라 틈틈이 꺼내 읽기 좋다. 정가 9,000원이라 해도 충분할 정도로 책 만듦새가 좋다.

100% 완벽한 인간은 없다. 정치인 역시 마찬가지. 여든 야든 똑같은 인간이기에 진영논리에 따라 실수와 잘못, 거짓말과 헛소리 등을 하기 마련이다. 나는 단지, 시민으로서 조금 더 뻔뻔하고 조금 더 괘씸한 이들부터 국회 밖으로 쫒아내기 위해 투표할 뿐이다. 노 전 대통령 역시 인간이기에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에겐 그나마 가장 마지막까지 정치판에 남겨두고 싶은 인물이었다.

내가 말하는 시민이라는 것은 자기와 자기 세계의 관계를 이해하는 사람, 자기와 정치, 자기와 권력의 관계를 이해하고 적어도 자기 몫을 주장할 줄 알고 자기 몫을 넘어서 내 이웃과 정치도 생각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이런 것을 일반화해서 정치적 사고와 행동을 하는 사람이 시민이라고 보는 것이죠. - 188p (<진보의 미래> 259p)

보수 지지자도 시민이며, 진보 지지자 역시 시민이다. 단, 그들이 내린 판단이 자발적일 경우에만 해당된다. 스스로의 판단 없이 남 따라 돈 따라 떠도는 이들은 시민이 아니라 노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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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잔혹한 어머니의 날 1~2 - 전2권 타우누스 시리즈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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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누스 시리즈와의 첫만남. 유럽 미스터리의 여왕 넬레 노이하우스의 명성이야 질리도록 들었다. 하지만 되려 그것 때문에 늦게 펼치게 된(인기 많을수록 손 안 가는 1인).ㅋ 내 기억에 이 시리즈는 대부분 한 권짜리였던 것 같은데 이번 작품은 350페이지 내외 분량으로 두 권이다.

읽을 만 했다. 흥미진진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졸리지도 않았다. 용의자 수를 좀 더 줄여서 500페이지 짜리 한 권으로 나왔어도 좋지 않았을까. 최소한 한 두 명 정도는 없어도 무방할 듯. 아무튼 간만에 인물관계도를 그려가며 잼나게 읽었다.

'호프하임 강력반' 멤버들에 대한 내용이 꽤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처음 시리즈를 접하는 나로선 되려 가독성이 낮아지는 역효과를 얻었다. 물론 이 부분이야 시리즈물이니 충분히 이해한다.

읽는 동안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까불이가 떠올랐다. 범죄자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는다. 온전히 그 사회가 키워내는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선 필연적으로 낙오자가 발생한다. 지극히 보수적인 사람들은 그것을 모두 개인의 탓으로 돌리지만, 낙오도 성공도 100% 개인에게로 원인을 돌릴 순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가진 자들은 사회에 환원을 해야 하고, 국가는 낙오한 이들에게 재기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헌데 한국에선 가진 자들은 더 가지려고만 하고 낙오한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을 꺼린다. 마치 자신들은 절대 낙오하지 않을 것처럼...

어느 중국 드라마(2000년대 초반에 방영한 사극인데 제목이 가물가물...) 속 대사가 기억난다. 엄청난 부를 축적한 탐관오리가 하는 말이다. '낙오하여 스스로 재기가 불가능한 백성은 더이상 인간이 아니다(그러니 국가의 지원은 무의미하다. 고로 내가 먹어도 된다.ㅎ).' 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뜻은 거의 같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 주위에 은근히 많다. 그런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하나둘씩 국가의 요직을 차지 할수록, 동시에 인간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자라난 까불이들의 범죄도 점차 많아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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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드 오늘의 일본문학 1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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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 정리 중 발견한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 <퍼레이드>. 군복무 시절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나서 다시 펼쳤는데 너무 오래되서인지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살짝만 떠올려 보고자 읽기 시작했는데 금방 완독해버렸다. 가독성 갑일세.ㅎ

주요 등장인물 다섯. 나이도 하는 일도 다 다른 청춘들이 한 집에 모여살고 있다. 겉보기엔 사이 좋은 가족 같지만 내면의 깊은 이야기 따위 나누지 않는다. 누구든 당장 짐을 싸서 떠나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그런 사이.

여기서 살고 있는 나는 틀림없이 내가 만든 '이 집 전용의 나'이다 '이 집 전용의 나'는 심각한 것은 접수하지 않는다. 따라서 실제 나는 이 집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곳에 함께 사는 요스케, 고토, 나오키, 사토루가 나처럼 '이 집 전용의 자신'을 만들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그들도 실제로는 이 집에 존재하지 않고, 결국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된다. - 133p

한 집에 같이 사는 청춘남녀들이라는 뻔한 설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미를 끄는 것은 참신한 플롯이다. 각 챕터마다 인물의 시점이 바뀌는 방식은 처음이다. 물론 두 세명 정도가 연속으로 번갈아 가며 바뀌는 작품은 얼핏 기억나지만 이렇게 다섯명의 인물을 시간순으로 이어지는 각 각의 챕터에 한 명씩 포진시킨 것은 처음 본다.

이러한 형식 덕분에 독자는 읽는 내내 끊임없이 확인한다. 인간은 누구나 가면놀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자의든 타의든 자신의 일부 만을 남에게 노출한다. 그 모습은 사람이나 상황, 환경 등에 따라 달라지며, 심지어는 일부가 아닌 꾸며낸 가공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요스케나 코토도 그들이 아는 사토루 밖에 모르는 건 당연한 거야. (중략) 그러니까 모두가 알고 있는 사토루는 어디에도 없다는 뜻이야. 그런 사토루는 처음부터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어." - 183p

사실상 타인의 온전한 모습을 확인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상대방의 진심을 확신하는 것 또한 거의 불가능하다. 이것은 순전히 믿음의 영역이다. 그래서 믿음, 신뢰가 인간관계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거다. 갑자기 어느 옛 유행가 가사가 떠오른다.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난 말이야. 그런 말 싫어해." "어떤 말?" "그러니까 그 진실이란 말. 난 도저히 그 말에서 진실감이 느껴지지 않아." - 209p

친구와 직장 동료, 심지어 연인과 가족까지, 우리가 보는 모든 타자의 모습은 그들의 일부거나 과장 또는 거짓된 모습일 수 있다. 문제는 진실과 실체를 '확신'할 수 없다는 것. 시간이 지날수록 현대인은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온라인에선 익명성 뒤에, 오프라인에선 가면 뒤로 숨어 든다. 물론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그 둘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지금과 같은 과도한 의존이 과연 현명한 선택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익명이라는 악마...... 세상 사람들은 대체로 익명을 부여 받음으로써 인간의 본성을 드러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만약 내가 익명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면 나는 절대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과장에 과장을 덧붙인 위선적인 자신을 연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132p

작품 중반부까지는, '안그래도 이 삭막한 세상에서 작품 속 인물들처럼 쿨한 관계라도 유지하는 것이, 히키코모리st가 되어 고독사 하는 것 보단 좋지 아니한가'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작가는 마지막에 다소 충격적인 반전을 숨겨 놓음으로 작금의 세태에 대한 경고를 던진다.

누군가 나에게 의지할 때...... 진심으로 나에게 의지하려는 누군가가 있을 때 사람들은 그걸 눈치채지 못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아니 의식은 하겠지만, 그 사람이 얼마나 진지하고 절실하게 기대고 싶어하는지는 알 수 없는게 아닐까? - 16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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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을 5배 올려주는 고일석의 마케팅 글쓰기 - 블로그, SNS, 세일즈카피, 파워컨텐츠 온라인 마케팅을 위한 실전 글쓰기
고일석 지음 / 책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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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마케팅을 위한 글쓰기 책이다. 구성은 전체 3부로, 1부에는 마케팅 글쓰기와 일반적인 글쓰기의 차이점을, 2부에선 마케팅 글쓰기의 핵심인 세일즈 카피를 소개한다. 마지막 3부엔 SNS상에서의 마케팅 글쓰기를 다룬다.

1부는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의 내용이 여느 글쓰기 책에나 등장하는 내용이며, 3부의 경우 역시 없는 것 보단 낫지만 내용이 빈약하다. 하지만 2부는 다르다. 제목 카피는 물론 본문 작성에 유용한 실전 정보들로 가득하다. 물론 반복적인 글쓰기 훈련은 필수. 별점은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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