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당갈 : 700장 풀슬립 넘버링 한정판 - 부클릿(32p)+엽서(6종)+캐릭터카드(6종)
니테쉬 티와리 감독, 아미르 칸 외 출연 / 노바미디어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두 덩치의 오피스(?) 레슬링


인도의 어느 회사 사무실. TV에선 올림픽 레슬링 72kg급 결승전이 펼쳐지고 있다. 그. 브라운관을 팔짱 끼고 뚫어져라 쳐다보는 한 남자. 한가락 할 것 같은 덩치를 가진 그(이하 덩치1)는 말한다.


"우리 애들이 나가면 메달을 딸 텐데,

후원을 받아야 말이지..."


그 말을 들은 또 다른 덩치(이하 덩치2) 왈.


"메달을 말로 따는 거면,

진작에 따셨을 것 같네요."

그렇게 덩치2의 빈정거림에 존심 상한 덩치1, 역시 상대의 존심에 스무스하게 흠집을 내주는데... 그 순간 평범한 사무실은 마치 트랜스포머처럼 레슬링 경기장으로 바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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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 자주 있는 일인 마냥 기계적으로 책상을 치우는 직원들.ㅎ 그렇게 한바탕 오피스 레슬링 경기가 펼쳐지는데... 이 경기의 배경에 정확히 겹치는 TV 중계. 시작부터 감독의 연출이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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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갈이 뭐야?

느닷없이 두 덩치의 레슬링 경기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니테쉬 티와리 감독의 인도 영화 <당갈>(2016)입니다. 당갈은 힌디어로 '레슬링 경기장'과 '레슬링 경기(대회)'를 뜻하는 단어인데요. 제목이 말해주듯 레슬링을 주제로 한 스포츠 영화입니다.​

2010년 국제 레슬링 대회에서 인도 역사상 첫 메달을 목에 건 자매의 이야기를 다룬 실화 기반 작품입니다. 앞서 '덩치1'로 출연한 인물이 바로 두 자매의 아버지인 '마하비르 싱 포갓(아미르 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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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얼굴 아미르 칸

자매의 아버지 마하비르를 연기한 배우는 한국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아미르 칸'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세 얼간이>(2009)라는 작품으로 이미 그를 만나 셨을 겁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7년이란 시간이 흐른 만큼 나이 든 그의 모습이 처음에는 꽤 낯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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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연기력과 믿기 싫은 체중조절력(?)

이미 '아미르 칸'의 연기력이야 알만한 사람은 다 알지 않을까 합니다. 이 작품에서도 인정사정 유감 없이 제 실력을 십분 발휘합니다. 꼰대와 츤데레가 융합(?) 된 아버지 역할을 찰떡같이 소화해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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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체중 변화인데... 이게 참 뭐랄까;;; 마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 속 토르의 갭 그 이상의 체중 변화를 보여줍니다.


확실히는 모르지만 토르는 실제 살을 찌운 건 아니겠죠?(아시는 분 댓글 좀;;) 암튼 이 영화에선 실제로 체중을 변화시킨 것 같습니다. 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을 것으로 보이네요. 진짜 대단한 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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빤한 스토리 그러나...

부모님의 반대로 꿈을 이루지 못한 주인공이 자신의 자녀를 성공시켜 대리만족한다는 스토리는 뻔하다 못해 이젠 완전 식상하죠. 하지만 이 영화는 몇 가지 차별화로 그 식상함을 걷어차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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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레슬링이라는 종목 자체가 영화에선 나름 참신합니다. 게다가 자녀는 아들이 아닌 딸. 그것도 자매고요. 할리우드가 아닌 인도영화라는 점도 극에 참신함을 더합니다. 스포츠 영화지만 인도영화이기에 가능한 중간중간 스며드는 뮤직 타임~!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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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영화하면 뮤지컬 같은 장면을 떠올리시겠지만 이 영화에선 음악만 나옵니다. 그래서 저 같이 단체 율동이 나오는 부분을 선호하지 않는 관객까지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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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재적소에 위트 있는 가사를 담은 음악들을 심어 놓아서 노랫말과 장면을 보며 절로 미소 짓게 됩니다. 음악 자체도 그리 인도스럽지 않은 곡들이라 감상하는데 부담이 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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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영화라면!

스포츠 영화니 만큼 경기 장면 연출 역시 중요하죠. 솔직히 큰 기대를 안 했습니다. 원래 레슬링을 좋아하지 않기도 하지만 딱히 레슬링으로 얼마나 흥미진진하게 연출이 가능할지 의심스러웠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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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과물은 암울한 예상을 보기 좋게 날려버렸습니다. 진짜 실제 스포츠 경기 보듯 몰입해서 보게 되더라고요.


마지막 결승전은 진짜 손에 땀을 쥐고 봤습니다. 하지만 역시 절정의 클리셰 부분은 좀 뻔한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면 무난! 크게 불만 없습니다. 그래도 딱 한 가지! 슬로 모션을 조금 길게 가져간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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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급 러닝타임

보기 전에는 161분, 2시간 41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적잖이 부담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플레이 후에는 2시간 보는 것처럼 무난하게 지루함 없이 지나갔습니다. 그만큼 흡입력이 있다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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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중요성

아들을 낳아서 자신의 꿈을 대신 이루고자 했던 기대를 보기 좋게 그것도 네 번이나 거두어야 했던 마하비르... 하지만 네 딸 중 첫째와 둘째의 재능을 확인한 후 문자 그대로 '매몰차게' 레슬링 훈련을 시킵니다. 솔직히 요즘 같으면 아동학대로 바로 신고 감이라는;;; 그래도 기억에 체벌은 없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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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초반에는 두 아이가 너무너무너무너무 안쓰럽더라고요. 게다가 인도 역시 유교국가 뺨칠 정도로 고정 관념이 어찌나 심한지 몸이 힘든 건 둘째치고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아주 그냥 영화를 보는 저까지도 몸 둘 바를 모르겠습디다요.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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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는 견디다 못해 레슬링을 그만하고 싶어서 온갖 꾀를 내지만, 어느 계기로 생각을 180도 돌리게 되는데요. 이 부분을 보면서 가족 간 대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뜬금 고백이지만 저희 가족도 서로 간에 대화가 너무 없어서 문제였거든요. 더 깊이 이야기하면 제 얼굴에 침 뱉는 격이라 여기서 마이크 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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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편견에 맞서가면서까지 딸들에게 레슬링을 가르치는 만큼 자신의 의도를 두 딸에게 미리 진솔하게 말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본인의 못다 이룬 꿈은 물론이고 딸들의 미래에 대한 것까지도요. 그럼 두 아이들이 초반에 그 괴로움을 온전히 겪지 않아도 되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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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영화? 가족영화!!

영화 속 여성에 대한 가치관은 한국의 60, 70년대를 보는 것 같습니다. 여자아이가 반바지를 입고 조깅하는 모습을 보고 눈이 휘동 그래지는 수준이니까요. 스포츠머리로 자른 건 완전 천지개벽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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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부분을 생각하면 여성주의 영화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중으로 따지면 가족 영화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어디까지나 이건 부녀지간의 이야기가 중심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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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과정) 중심 or 메달(결과) 중심

영화 속에선 두 명의 다른 스타일의 코치가 나옵니다. 극의 결말까지 서로 대립하는데요. 여러 부분에 차이점이 있지만 제가 보기에 가장 큰 것은 첫 번째 코치이자 아버지인 마하비르는 '선수'를 중심에 둔다는 겁니다.


반면에 국대 코치인 프라모드(기리시 쿨카니)는 선수 개개인보다는 결과. 즉, 메달을 중심에 둡니다. 메달만 딸 수 있다면 선수는 누가 됐든 상관없는 것이죠. 물론 국대 코치의 입장에서는 후자가 훨씬 실용적이고 현실적입니다. 하지만 선수 개인에게는 좋다고만 할 순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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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이 좋아졌지만 우리 역시 과거에 '선수'보다 '메달'을 중심에 두었습니다. 지금은 정말 정말 많이 개선되었죠. 어느 쪽이든 장단점이 있겠지만 스포츠 정신과 감동을 생각했을 때 '선수'에 중점을 두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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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갈수록 결과보다 과정, 결말보다 이야기 자체의 힘이 더 커지는 추세입니다. 이제 졸업장, 자격증보다는 실력과 포트폴리오. 빽빽한 이력서보단 자신만의 브랜딩이 우선인 시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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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으리

오래간만에 본 인도영화. 인도영화 특유의 색깔이 많이 옅긴 했지만 암튼 <당갈> 정말 좋았습니다. 러닝타임이 살짝 부담스럽지만 보다 보면 지루하단 생각은 들지 않으실 겁니다.


배우들 연기도 다들 좋고 특히 아역 배우들이 정말 정말 귀여워요.ㅎㅎ 가족끼리 오손도손 모여서 보는 것 적극 추천드립니다. 아마 재미와 감동을 두 손 가득 담으실 수 있을 거예요. 제 별점은 4개 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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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1-03-07 16: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려고 찜해둔 영화입니다.
글 읽으니 기대됩니다. ^^

세상틈에 2021-03-09 19:30   좋아요 1 | URL
정말 재미있더라구요.^^ 즐거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