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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일의 썸머 - 아웃케이스 없음
마크 웹 감독, 조셉 고든 레빗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54233137549399.jpg)
감성보다 이성이 발달한 사람이 더 동물로부터 진화된 사람으로 치부되곤한다.
이게 뭐 사실이든 아니든 옛날부터 많은 지식인들이 믿어왔었고,
그에 따라 항상 나는 이성이 감성보다 앞서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라는 무의식적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나에게 있어서 이성이라하면 논리가 가장 먼저 떠오르고, 감성이라하면 사랑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래서 나는 논리적이고 지식이 많은 사람을 좋아했고, 사랑에 운운하고 사랑에만 목숨걸고 다른건 뒷전인 사람을 심히 한심하다고 생각했었다.멜로무비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항상 다른 어떤 장르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것 같아서 참 저급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아 이건 얼마나 오만한 생각이었는가. 이런 생각들은 사랑한번 제대로 해본적없는 내가 감히 내뱉을 말이 아니었다. 사랑은 이성적인 것이 될 수도 있고, 설령 감성에만 치우치는 한이 있더라도 가장 본능에 충실한 인간의 솔직함이 아니겠는가. 나야 말로 본능을 가장 저급으로 취급하다니 저급이었나보다.
500 Days of Summer를 보면서 영화가 참 Brilliant하다는 생각을 했다. 적당히 가벼운 느낌이지만 사실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에서 헤어나오는 과정까지 다 보여준다. 이런 멜로영화 흔하지 뭐. 하지만 이 영화만의 특징적인 것은 영화 장면 구성으로부터 나온다. 앞뒤를 맞춰가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고, 오히려 첫만남부터 헤어짐까지 일직선의 시간으로 보여주는 영화보다 훨씬더 솔직하게 다가온다.
그렇다 이 영화의 장점이 솔직함에 있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54233137549409.jpg)
이 옆에 영화 메인을 보면 알겠지만, 남자가 완전 여자한테 빠져있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게 부러울 정도로, 썸머를 향한 남자의 사랑이 열렬하다. 나는 썸머같은 여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무슨 사람 마음가지고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친구로 지내자면서 키스하는 이런여자...에게 참으로 백퍼센트 걸려든 탐...
탐의 사랑으로부터나오는 격정적 고뇌가 접시 깨는 것으로 표현됐는데, 그것이 너무 과장됐다라는 느낌보다 정말로 이해가 가게 만든다. 위에서 말했던 영화 구성을 일직선상의 시간흐름으로 표현했다면 절대 와닿지 않았을 것이다.
썸머를 두고 썸머가 한 말 한마디, 동작 하나를 다시 곱씹어 생각하며 기뻐하고 슬퍼하는 탐을 보면 나는 공감했다. 썸머의 초대에 설레여하며 그게 무슨 의미일지 상상하는 탐. 이런 모습들이 다 너무 일반적이어서 좋았다. 다른 어떤 로맨틱영화들처럼 감정의 과장됨, 극대화따위는 못느꼈다. 그저 자연스럽게 아, 사랑에 빠지는 사람은 저렇게 되는구나. 이별을 당한 사람은 저렇게 되는구나. 라는 게 스며들듯이 느껴지지 거북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썸머가 마지막에 가서 탐이 아닌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것도 '얘 뭐야?!!!'이런 느낌보다 '아 그렇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공감부터 된다고 할까. 마치 평생독신으로 살겠다는 친구가 결혼을 제일 빨리하는 것처럼, 사랑은 어떻게될 지 잘 모르니깐말이다. 단지 썸머가 탐에게서는 그런 감정을 받지 못했고, 우연히 만난 다른 남자에게서는 느꼈을 뿐이다. 이런 감정 변화도 너무 나같아서 이해됐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54233137549415.jpg)
그러고보면, 이 영화는 인연이 아닌 만남을 소재로 삼았다는 것이 또하나의 독특한 점이다. 썸머가 결혼한 그 남자와의 이야기를 다룬 것도 아니고, 탐이 마지막에 만나는 여자와의 만남을 다룬 이야기도 아니다. 진짜 인연을 향해가는 길에서 만난 두 사람의 만남과 헤어짐이다. 최근에 본 영화 원스도 그러했다. 나는 원스 두 주인공이 이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여자는 다시 남편을 만나고, 남자주인공은 다시 옛 여자친구를 찾아 런던으로 떠나며 끝난다. 이런 영화적 신선함이 나는 좋다. 진행중인 사랑을 다룬 영화도 물론 좋지만, 우리가 만나는 인연은 꼭 그것만은 아니니까. 이렇게 스쳐가는 인연을 다루어주는 영화도 너무 신선하고 가치있다.
원스와 500days of summer, 둘 다 사운드트랙이 너무 좋다. 원스같은 경우에는 Falling Slowly보다 Lies가 훨씬 마음에 다가오면서 슬펐고, 500days of Summer는 Sweet Disposition과 quelqu'un m'a dit 이 특히 좋았다.
500 days of summer DVD를 샀다. 생각날때마다 꺼내 볼만큼 가치있는 로맨틱영화였다.
사랑할때의 썸머와 탐 사진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5423313754941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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