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 센스 - 소진된 일상에서 행복을 되찾는 마음 회복법
그레첸 루빈 지음, 김잔디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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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행복할 수 있다.

'오늘치의 행복'을 상기시켜주는, 오래도록 곁에 두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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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가 느끼는 "행복"을 더 극대화해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오감을 통해 주변을 더 민감하게 인식할 때 행복도가 상승하고, 삶의 질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우리가 잊고 지냈던 감각의 힘을 되찾게 해주는 책인 것이다.


작가는 일상에서 우리가 보는 것, 듣는 것, 맛보는 것, 냄새 맡는 것, 만지는 것을 ‘의도적으로’ 경험하면 삶이 훨씬 더 풍요로워지고, 현재에 몰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매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방문하는 프로젝트(1년 내내 관람해도 시간이 부족할 만큼 방대한 규모라고 한다), 또 좋아하는 소리들을 모아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일 등은 모두 사소해 보이지만, 동시에 우리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작은 전환점으로 다가온다. “내가 오늘 맛본 음식의 질감은 어땠지?”, “내 주변의 소리 중 가장 좋아하는 건 무엇일까?” 같은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며, 감각 하나하나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단순한 질문이지만 오히려 현재의 행복과 평화로움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늘 바쁘고 분주하게 "생각"만 하다 보면 정작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는 경험을 놓치고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곤 한다. 이 책은 매일 반복되는 루틴 속에서도 감각을 의도적으로 활성화하면 삶이 더 깊고 다채로워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단순히 철학적 사유에 머무르지 않고, 누구나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한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거창하지 않고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는 항목들이 많아 더 유용하게 느껴졌다.


"행복은 큰 목표가 아니라, 오감을 통해 하루의 삶을 충실히 살아내는 데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읽고 나면 당장 커피 향을 깊게 들이마시고 싶어지고, 저녁 식사의 맛을 천천히 음미하고 싶어질 것이다.


단순하지만 강력한 메시지,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느끼는 것’ㅡ이것이 이 책이 전해주는 가장 큰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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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

이렇게 강렬하게 세상을 경험하는 건 처음이었다. 정말 경이로웠다. 거리를 걸을수록 감각의 물결이 나를 덮쳤고, 크게 소리쳐 웃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었다. "나무 좀 보세요! 아름답지 않아요?" 나는 너무 오랫동안 이런 색채와 소리,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감각을 당연하게 여겼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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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2 

연구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일수록 타인과 세상의 문제에 관심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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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3

작가 거트루드 스타인(Gertrude Stein)의 말처럼, "무엇이든 매일 하는 일은 중요하고 특별하다." 나는 반복을 좋아한다. 같은 일을 반복하면 삶이 단단히 뿌리내린 것처럼 느껴지고 내 행동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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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9

매일 보는 제이미를 뭐 하러 관찰하냐고? 언젠가 그 얼굴을 한 번만 더 바라볼 수 있다면 뭐든 줄 수 있겠다고 생각할 날이 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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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5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불현듯 침묵(silent)이라는 단어를 다시 배열하면 경청(listen)이 된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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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3

'뮤즈가 모인 잉크통이라니, 작가에게 아이디어를 불어넣기 딱이네.' 그러다 갑자기 간접적 지침 카드에 붙일 이름이 떠올랐다. 바로 뮤즈 기계(Muse machin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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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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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묻고 의학이 답하다 - 의학의 새로운 도약을 불러온 질병 관점의 대전환과 인류의 미래 묻고 답하다 7
전주홍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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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은 종종 끊임없는 ‘최신 발견의 연속’으로 여겨지지만, 이 책은 그 시선을 한 걸음 물러나 재정립한다. 저자는 “질병을 어떻게 이해해왔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단순히 치료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는 대신 질병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에 주목한다.


책은 질병의 개념을 고대의 주술적·신화적 설명에서부터 시작해, 철학적·자연학적 관점, 르네상스의 해부학적 관점, 20세기 분자생물학적 관점, 그리고 인류 유전체 프로젝트 이후의 정보학적 관점까지 다섯 가지 큰 흐름으로 정리한다. 이 다섯 갈래의 서술은 단절이 아니라 연속이며, 각각의 관점이 이전을 대체하기보다는 '심화하고 확장해온 과정'임을 강조한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질병의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이를 설명하는 방식은 끊임없이 달라져 왔다’는 통찰이다. 이는 의학 발전을 단순한 사실의 축적이 아닌, 세계를 보는 시각의 변화를 통해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과 맞닿아 있다.


저자는 관점을 다양화하기 위한 길로 폭넓은 지식 습득, 경험의 확장, 꾸준한 독서와 글쓰기를 강조한다. 이는 의학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지적 여정에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 조언으로 읽힌다. 최신 연구 성과에 쏠린 관심에서 벗어나, 질병과 의학을 바라보는 인간의 사유와 관점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지식이 어떻게 사회와 역사 속에서 형성되고 변화해왔는지 더 깊이 깨닫게 된다. 《역사가 묻고 의학이 답하다》는 인문학적 성찰과 함께 의학의 흐름을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훌륭한 입문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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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0-21

그렇다면 이토록 중요한 관점을 다양화하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우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폭넓게 습득해야 합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나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이를 잘 설명해줍니다. 나아가 경험의 폭을 넓히고, 경험으로 얻은 지식이 생생하게 뿌리내리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꾸준한 책 읽기와 글쓰기로 인문학적 소양과 통찰력을 키워나가는 일이 중요합니다. 지식•경험•소양이 유기적으로 잘 어우러질 때, 우리는 비로소 사물과 현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통찰할 수 있습니다. 결국 관점의 확장은 단순한 사고의 변화가 아니라. '성장의 이야기'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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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78

원고를 처음 쓸 때 이 책의 마무리를 생각해두었습니다.《역사가 묻고 생명과학이 답하다》에서도 인용한 저명 의학 학술지 <란셋Lancet>의 편집장 리처드 호턴(Richard Horton)의 비판적 견해입니다. 호턴의 말을 다시 한번 더 인용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움을 강조한다. 우리는 가장 최근의 발견을 열심히 알릴 뿐 축적된 지식의 바탕이 된 개념에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우리 시대는 순간적이고 즉각적인 사실의 시대이며 그야말로 전통은 해체되고 과거와 대화할 필요성을 거의 인식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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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올리버
올리버 색스.수전 배리 지음, 김하현 옮김 / 부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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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올리버》는 한 인간의 시선과 또 다른 인간의 응답이 만나 빚어낸 기적 같은 서사다. 수전과 올리버가 보여 준 포기하지 않는 탐구심, 고통마저 연구의 대상으로 전환한 집요한 몰두, 그리고 그것을 기록하고 나누려는 끈기는 결국 우리의 삶 자체가 이미 기적임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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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눈으로만 생활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한쪽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 어떤 어려움을 동반하는지 알지 못했다. 한쪽 눈만 사용할 때, 세상은 입체감 없이 단면적으로 보인다고 한다.

이 책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수전 배리 박사는 어린 시절부터 심한 사시를 앓았다. 두 눈이 한곳을 향하지 못해 양쪽 눈에 맺히는 상이 달랐고, 그로 인해 일상에서 큰 불편을 겪었다. 결국 성인이 될 때까지 그녀는 한쪽 눈에만 의지해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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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호기심을 참지 못한 나는, 수시로 한쪽 눈을 감으며 그녀가 묘사한 부분을 직접 따라해 보았다. 이미 입체시를 경험한 사람은 한쪽 눈으로만 본다고 해서 그녀가 살던 ‘납작한 세계’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한쪽 눈만 뜨고 물건을 집으려 하면 거리감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멀리 있는 물건을 향해 ‘이쯤이겠지’ 하고 손을 뻗었지만, 전혀 다른 곳에 닿는 경우가 많았다. 또 한쪽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며 양쪽 눈으로 보는 것과 비교해 보니, 수잔 박사의 말처럼 같은 물체가 양쪽 눈으로 볼 때 훨씬 더 ‘튀어나와’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잠깐의 체험만으로도 불편함이 느껴졌는데, 평생을 그 제약 속에서 살아야 했던 그녀의 고충은 감히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다. (실제로 수전 박사는 바느질, 운전 등 일상 전반에서 크나큰 제약을 겪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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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이러한 경험들을 신경학자 올리버에게 편지로 전했다. 인간의 지각과 뇌의 작용에 깊은 관심을 두었던 그는 수전의 편지에 즉시 매료되었고, 기꺼이 답장을 보냈다.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서신 교류는 올리버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무려 10년간 이어졌다.


《디어 올리버》는 바로 그들의 특별한 우정이 담긴 10년간의 기록이다.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 1부는 수전 배리 박사가 겪은 어린 시절의 어려움과, 성인이 되어 처음 입체시를 경험한 경이로운 순간을 담고 있다.

• 2부는 단순한 시각 경험을 넘어, 두 사람이 나눈 편지 속에서 드러나는 우정과 삶, 의미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 올리버와 수전의 상황에 큰 변화가 찾아온다.

• 3부에서는 두 사람의 진심 어린 대화가 차곡차곡 쌓이며, 마침내 이 책의 정수를 드러내는 감동적인 클라이맥스를 선사한다.


올리버와 수전은 아플 때조차 고통의 순간을 학문의 재료로 삼으며 치밀하게 기록했다. 아픔을 단순히 견디는 데 그치지 않고, 탐구와 이해의 대상으로 끌어올린 그들의 태도는 연구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집요한 몰입과 긴장을 드러냈다. 특히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여생을 기록한 부분은 깊은 울림을 남긴다. 글쓰기에 대한 그의 열정과 태도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다.


삶에 대한 경이로움과 우정의 의미를 깊이 느껴보고 싶은 이라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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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
누구나 살면서 중요한 갈림길을 만난다.
...그러나 어떤 것은 저 멀리서 꺾이는 우회로처럼 당시에는 사소해 보였다가 나중에야 인생을 바꾼 중요한 결정이었음이 드러난다.

p.81
게다가 올리버와 나의 공통점은 집요한 성격뿐만이 아니었다. 우리 둘 다 글을 쓸 때 생각이 가장 잘 풀렸다. 올리버가 나를 주인공으로 글을 써서 발표한 후에도 나는 계속해서 올리버에게 편지를 보냈다. 내 이야기를 검토하고 정리하고 결국 책으로 낼 수 있었던 건 올리버와 꾸준히 편지를 주고받은 덕분이었다.

p.257
물론 제가 쓰는 이 전략은 박사님 책에서 배운 것이랍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만큼 좋은 교수법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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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 인간에 대한 비공식 보고서
매트 헤이그 지음, 강동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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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헤이그를 처음 알게 된 건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덕분이었다. 


작가만의 독특한 이야기 전개 방식이 인상 깊었고, 결말은 깊은 여운을 남겼다. 책을 덮고 한참을 멍하니 생각에 잠겼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책을 읽고 나니, 같은 세상의 같은 상황 속 ‘나’였음에도 새 삶을 얻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번 소설 <휴먼>이 매트 헤이그의 작품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했다. 


이 작품은 사람이 아닌 존재가 사람을 관찰하고, 직접 겪으며 일어나는 일을 적나라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 사람과 삶, 죽음에 대한 작가의 따뜻하고 깊은 시선과 ‘사람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이 돋보였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세상 살이의 고통 속에서도, 사방에 널린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결국 사랑과 행복을 찾아내고, 그 안에서 돋아나는 새싹 같은 한 줌의 희망을 보여주며 ‘살아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해주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할지, 독자 스스로 성찰할 수 있도록 작가는 여운을 남기며 책을 마무리 짓는다.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싶다면,
매트 헤이그의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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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378
91. 살아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숨을 들이쉬며 삶의 기적을 받아들여라. 꽃 한 송이, 꽃잎 한 장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마라.

p.380
때로 가장 어려운 일이란, 인간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 마이클 프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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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하나 잊지 말자는 것이다 - 만화로 읽는 나혜석
유승하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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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석(羅蕙錫, 1896~1948).
한국 근대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소설가, 시인. 
그녀는 한국 여성사와 예술사에 있어 하나의 별빛 같은 존재였다.


일본 도쿄 여자미술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귀국 후 조선미술전람회에 꾸준히 작품을 내며 화가로서의 자리를 굳혔다. 유화뿐 아니라 수채화, 삽화, 서예까지 손을 뻗으며, 자신의 재능을 제한하지 않고 자유롭게 펼쳐 나갔다. 동시에 그녀는 소설과 시, 수필을 통해 목소리를 냈다. 그 목소리에는 분명한 울림이 있었다.


“여성도 사랑할 자유가 있다. 독립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자유가 있다. 인격적 주체로 당당히 설 권리가 있다.” 그녀는 이 당연한 진리를, 아무도 말하지 못하던 시대에, 당당하게 외쳤다. 아이 넷을 낳고도 시댁에 맡겨둔 채, 남편과 함께 파리로 유학을 떠나 그림을 공부하고 세계를 여행한 일은 당시 여성에게서는 감히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이었다. 그녀는 늘 기존의 경계를 뛰어넘었다.


하지만 그 자유는 시대와 충돌했다. 세상은 그녀의 진심과 갈망을 외면했다. 돌아온 것은 이해가 아닌 조롱과 낙인이었고, ‘타락한 여성’이라는 굴레였다. 결국 그녀의 예술 활동은 위축되었고, 마지막은 쓸쓸함 속에서 닫혀 버렸다.


그 시대에, 우리나라에도 정말 이런 여성이 있었단 말인가?

결혼과 가정이라는 틀에 묶이지 않고, 자신의 능력과 열정을 믿으며,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도전한 여성. 그녀는 당당했고, 솔직했으며, 시대를 거슬러 오르는 거대한 물줄기 같았다. 만약 결혼이 아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면, 자녀들의 고통도, 그녀의 가슴 속 아픔도 덜하지 않았을까.


더 훨훨, 더 멀리 날아오를 수 있지 않았을까.


만화를 통해 처음 접한 화가 나혜석의 이야기는 나에게 오래도록 울림을 남겼다. 그 시대에도 이토록 거침없이 자기 삶을 주도한 여성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자신의 실력을 끊임없는 노력으로 갈고닦으며 예술을 이어간 동시에, 독립운동에도 앞장섰던 그녀는 그저 한 명의 화가가 아니라, 시대를 앞서 산 혁명가였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꺼내 든 목소리는, 그 시절에는 너무 이르렀을지 몰라도 지금 우리에게는 더욱 값진 울림으로 다가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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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9

1921년 경성일보 내청각에서 열린 나혜석 개인전은 경성에서 열린 최초의 유화 전시회이자 우리나라 여성의 첫 개인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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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9

연이은 불행에도 나혜석은 다시 시작했다. 의미 없는 풍경 같지만 그림 속 만상정에는 화재로 그림을 잃은 이야기가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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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0
"지금은 불안할 수도 있어. 좌절하는 날도 있겠지. 하지만, 너희들의 미래는 완전히 달라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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