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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유
리처드 바크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5월
평점 :
《나는 자유》
리처드 바크의 비행 에세이
✒️
《갈매기의 꿈》을 쓴 작가답다.
리처드 바크는 진정한 자유를 누리기 위해 결국 자가용 비행기를 장만한다.
이름은 ‘퍼프(Puff)’.
마치 자동차를 고르듯 비행기를 선택하고, 운전연수 받듯이 비행 수업을 받는다.
그 어마어마한 과정을 이렇게도 담담하게, 쉽게 풀어내다니.
웃음이 나면서도 인상 깊었다.
'하늘을 난다'는 것이 매우 위험천만해 보이지만,
한 번 맛보면 멈출 수 없나 보다.
예전에도 생텍쥐페리의 책을 읽으며
왜 이토록 위험한 비행을 계속하는 건지 늘 궁금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늘을 날고,
바다 위를 스치고,
날씨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는 비행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자연과 가장 가까워지는 ‘날것의 체험’일지도 모르겠다.
비행기를 소유하고 나만의 길을 날아간다는 것.
그건 아직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을
누구보다 먼저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뜻이었다.
이 시대에도 여전히 콜럼버스 같은 개척이 가능하다는 것이 놀라웠다.
단지 그 길이 이제는 바다가 아니라 하늘이지만.
작가는 각 비행마다 얻은 깨달음을 함께 기록해두었는데,
그 문장들 또한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나는 단지 자리에 앉아 책을 펼쳤을 뿐인데,
그가 하늘 위에서 얻은 삶의 지혜를 함께 나눈 기분이 든다.
책으로 읽는 비행일지였지만, 묘사가 어찌나 생생한지
마치 내가 ‘퍼프’에 함께 올라 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이다.
중간중간 담겨 있는 사진들이 그 생동감을 더해준 듯하다.
비행은 단지 하늘을 나는 일이 아니었다.
그건 자유에 다가가는 여정이었고,
자연과 마주하는 방식이었고,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시간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하늘을 난다는 일이 단지 특별한 사람들의 용기가 아니라
삶을, 그 자체로 더 오롯이, 온전하게 사랑하려는 사람들의
방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
p.14
"독립적이지 않으면 자유도 없어요, 친구들아.
남이 내 의지에 반해서 내 삶을 좌지우지하고 결정한다면
그 쇠사슬을 부수지 않는 한 자유를 누릴 수 없다고요."
...
하늘을 나는 기계보다 더 독립적인 게 있을까?
...
어제 나는 이렇게 자신을 설득하고 비행기를 한 대 샀다.
*
p.17
우리는 누구나 자기만의 체스판과 놀이터를 고를 수 있다.
어디에서 뛰어놀지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
p.324
자유는 삶과 죽음을 오가는 잔잔한 게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