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파리를 흔드는 저녁바람이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플러스 六月 열두 개의 달 시화집 플러스
윤동주 외 지음, 에드워드 호퍼 그림 / 저녁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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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리를 흔드는 저녁바람이》 윤동주 외 지음 | 에드워드 호퍼 그림


✒️

– 그림과 시가 만나는 고요한 순간 –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과 함께 엮인 이 시화집은, 문학과 회화가 만나는 섬세한 교차점에서 독자에게 깊은 사유의 시간을 선물한다. 휴대가 간편해, 일상 속 어느 순간에도 부담 없이 꺼내어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종이질이 화집처럼 고급스러워 그림이 선명하게 표현되고 있는데,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마치 작품 속으로 스며드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특히 좋았던 점은 호퍼의 다양한 작품이 폭넓게 실려 있어 그의 예술 세계를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그림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가에 대한 설명과 함께 호퍼의 철학과 세계관을 조명해주는 해설이 곁들여져 있어, 그림을 보는 눈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주는 묘한 쓸쓸함과 정적인 아름다움은, 시를 통해 다시 살아나는 듯 했다. 마치 시가 그림의 여백을 채우고, 그림이 시의 정서를 시각화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각기 다른 시인의 감성과 언어가 호퍼의 그림과 어우러지며, 또 하나의 새로운 예술 세계를 펼쳐낸다. 


📚


<유월이 오면, 인생은 아름다워라!>
- 로버트 브리지스 -


유월이 오면 날이 저물도록
향기로운 건초 속에 사랑하는 이와 앉아
잔잔한 바람 부는 하늘 높은 곳 흰 구름이 짓는,
햇살 비추는 궁궐도 바라보겠소.
나는 노래를 만들고, 그녀는 노래하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건초더미 보금자리에,
아름다운 시를 읽어 해를 보내오.
오, 유월이 오면, 인생은 아름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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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유
리처드 바크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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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유》
리처드 바크의 비행 에세이

✒️

《갈매기의 꿈》을 쓴 작가답다.
리처드 바크는 진정한 자유를 누리기 위해 결국 자가용 비행기를 장만한다.
이름은 ‘퍼프(Puff)’.

마치 자동차를 고르듯 비행기를 선택하고, 운전연수 받듯이 비행 수업을 받는다.
그 어마어마한 과정을 이렇게도 담담하게, 쉽게 풀어내다니.
웃음이 나면서도 인상 깊었다.

'하늘을 난다'는 것이 매우 위험천만해 보이지만,
한 번 맛보면 멈출 수 없나 보다.

예전에도 생텍쥐페리의 책을 읽으며
왜 이토록 위험한 비행을 계속하는 건지 늘 궁금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늘을 날고, 
바다 위를 스치고,
날씨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는 비행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자연과 가장 가까워지는 ‘날것의 체험’일지도 모르겠다.

비행기를 소유하고 나만의 길을 날아간다는 것.
그건 아직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을
누구보다 먼저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뜻이었다.

이 시대에도 여전히 콜럼버스 같은 개척이 가능하다는 것이 놀라웠다.
단지 그 길이 이제는 바다가 아니라 하늘이지만.

작가는 각 비행마다 얻은 깨달음을 함께 기록해두었는데,
그 문장들 또한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나는 단지 자리에 앉아 책을 펼쳤을 뿐인데,
그가 하늘 위에서 얻은 삶의 지혜를 함께 나눈 기분이 든다.

책으로 읽는 비행일지였지만, 묘사가 어찌나 생생한지
마치 내가 ‘퍼프’에 함께 올라 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이다.
중간중간 담겨 있는 사진들이 그 생동감을 더해준 듯하다.

비행은 단지 하늘을 나는 일이 아니었다.
그건 자유에 다가가는 여정이었고,
자연과 마주하는 방식이었고,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시간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하늘을 난다는 일이 단지 특별한 사람들의 용기가 아니라
삶을, 그 자체로 더 오롯이, 온전하게 사랑하려는 사람들의
방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

p.14
"독립적이지 않으면 자유도 없어요, 친구들아.
남이 내 의지에 반해서 내 삶을 좌지우지하고 결정한다면
그 쇠사슬을 부수지 않는 한 자유를 누릴 수 없다고요." 
...
하늘을 나는 기계보다 더 독립적인 게 있을까?
...
어제 나는 이렇게 자신을 설득하고 비행기를 한 대 샀다.

*

p.17
우리는 누구나 자기만의 체스판과 놀이터를 고를 수 있다.
어디에서 뛰어놀지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

p.324
자유는 삶과 죽음을 오가는 잔잔한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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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 이 계절을 함께 건너는 당신에게
하태완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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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치이고, 마음이 자꾸만 요동치던 요즘. 조용히 숨을 고를 수 있는 작은 안식처처럼 다가온 책이다. 소란한 일상 한가운데서 건네는 다정한 문장들이 불안으로 일렁이던 마음을 다독이며, 
조용히 가라앉혀 주었다. 그중에서도 “결이 맞는 사람이 귀하다”는 문장이 유독 오래 마음에 남았다. 취향과 가치관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사람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나란히 걷는 일. 대가 없이 서로를 지지하고, 말없이 함께 성장해가는 그런 관계가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 다시금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다. 그 따스한 관계의 본질은「뽀글머리」라는 이야기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머리를 하고 돌아온 아내에게 “인형 같다”고 말하자 환하게 웃는 그녀의 얼굴. 그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작가의 시선에는 사랑을 넘어선 깊은 애틋함이 스며 있었다. 진정한 행복과 사랑이 넘치는 삶은 이토록 사소하고도 찬란한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한번더 깨닫게 해주었다.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순간들이 반짝이고 소중한 것이었음을 일깨워주는 책. 지금 이대로의 삶도 충분히 다정하고 따뜻하다는 것을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전해준다.

▪︎

p.150

결이 맞는 사람이 참 귀하다.
내가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온 힘 다해 내 삶을 견인해 주는 사람.
취향과 가치관이 같은 방향으로 뻗은 사람.
알게 모르게 서로를 보살피고 다정의 영향 아래 쑥쑥 성장해 가는 관계. 

*

p.262

아내가 결혼하고서 처음으로 머리를 볶아왔다. 지나가는 생각으로 잘 어울릴 것 같다 짐작은 했지만, 이렇게 말도 안 되게 예쁠 줄은 또 몰랐네. 인형 같다고 인형 같다고 연달아 말해주니 만족스럽다는 듯 아내가 활짝 웃었다. 꽃이며 하늘이며 바다며 하는 예쁜 것들 보면 카메라부터 들이미는 징한 버릇이 이번에는 아내를 향했다.

네가 웃으니 내가 웃는다. 어떻게 담아도 버릴 것 하나 없는 사진들만 남는다. 아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도 내 마음에는 쏙 든다. 머리 하나 하고 진종일 들떠서 기뻐하는 아내가 무척 귀엽다. 울지 않고 웃어줘서 너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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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하루 1줄 영어 필사 - 내 영어와 삶의 지혜를 동시에 성장시키는
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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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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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어와 삶의 지혜를 동시에 성장시키는,
✒️《슬기로운 하루 1줄 영어 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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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명문장 필사책으로,
위대한 인물들의 영어 명언 100개와
힐링 메시지가 함께 담겨 있어
하루에 한 문장씩 필사하며 마음을 다잡기 좋습니다.

원어민이 직접 읽고 녹음한 음원을
QR코드로 스캔해 들을 수 있어
듣기 연습과 발음 교정에도 도움이 되네요! 😲👍

컴팩트한 크기로 가지고 다니며 쓰기에도 좋고,
180도로 펼쳐지는 사철 제본 덕분에 필사하기도 편리해요.
무엇보다 감성적인 표지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금박 처리로 소장 가치도 높습니다.

만년필도 어느 정도 버티는 종이네요.✒️
(카웨코 스포츠 F촉은 약간의 비침이 있지만 견딜 수 있는 정도,
플래티넘 뉴프레피 F촉은 다소 많이 비침.)

영어 문장을 쓰고, 듣고, 마음에 새기며
하루를 의미 있게 시작하고 싶은 분께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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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억 번째 여름 (양장) 소설Y
청예 지음 / 창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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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예 장편소설, 《일억 번째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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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이야기 속으로 깊숙이 빨려 들어가는 듯 했다.
장면 하나하나가 눈앞에 영화처럼 펼쳐졌고,
책을 덮는 순간엔 긴 여운이 남는 한 편의 작품을 감상한 기분이 들었다.

주홍, 이록, 백금, 일록, 연두.
이 다섯 명의 천사 같은 아이들이 펼쳐내는 이야기는
너무나 아름답고, 아련하며, 숭고했다.

그들의 여정과 성장, 서로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연대는
이 책을 단순한 이야기 그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몰입감을 절정으로 이끈다.
작가가 창조한 세계관은 독창적이고 매혹적이며, 서사가 탄탄했다.

이야기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꺼리는 이유는 단 하나—
이 작품을 만날 독자들이 가능한 한 ‘아무것도 모른 채’,
이 여정을 경험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읽다 보면 성경의 한 장면이 스쳐가기도 하고,
당연하게 여겼던 삶의 본질과 지혜를 다시금 깨닫게 되기도 한다.

부디 꼭 읽어보시길.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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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15

"언젠가 족장이 되더라도 사는 기쁨을 잊어선 안 돼."

"사는 기쁨이 뭔데요?"

"아주 평범한 것이란다.
작은 것들 틈에 숨어 있는 행복을 찾고,
그 행복을 손에 쥐려 애를 쓰고,
남에게도 나눠 주고, 함께 지키려 하며,
지극히 소박한 하루가 반복되도록 내버려두는 일."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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