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엄마를 부탁해를 읽은 뒤에 기분이 저조...하다.

별표는 세개만 주었는데 어째 맘은 답답하다.

그만큼 오랫동안 내 속에 남아있겠지 싶다.

이런 기분 별로인데...

내 엄마를 말하자면 그래 이 페이퍼로는 부족할테지...

언제고 글로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은 든다.

그 때가 되었을때 내가 기억하는게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이 든다.

엄마는 엄마이기 이전에 그저 한 사람으로도 충분했을텐데...
 
나 역시 딸, 아내, 며느리, 엄마...이기 전에 그저 한 사람으로 충분했을텐데 말이다.

그럼에도 저런 위치를 망각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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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12-26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떨리는 가슴이란 드라마가 있었어요. 2회씩 6부작, 12회로 끝냈는데, 6개의 주제를 2회씩 나눠서 방송했죠. 근데 그 6개의 주제가 피디랑 작가가 다 달랐어요. 그러니까 6명의 피디랑 6명의 작가. 그 대미를 장식한 마지막 작가가 '네 멋대로 해라'와 '아일랜드'의 인정옥 작가였거든요. 거기에 모진 모정을 보여준 어미로 김수미 씨가 나와요. 자식 버리고 남편 팽개치고 집을 떠난 그 엄마가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며 악착같이 사는 모습이 나오는데, '엄마' 이전에 하나의 사람으로서 존재하려는 그 갈망이 참으로 뜨거워서 손가락질 할 수가 없었어요. 우리 사회에는 많이 부족한 정서이기도 해요. 우린 늘 '엄마'를 먼저 요구하거든요. 문득, 그 드라마가 떠오르네요. 참 좋은 드라마였는데...

메르헨 2008-12-26 22:22   좋아요 0 | URL
보여지는 시선이 따가워 함부로 행동치 못하는...그런 사회...
그냥 내 맘대로 살고 싶은데 그게 안되니 말이죠...^^
그 드라마 저도 한번 보고싶네요.흠...바로 검색 들어갑니다.^^

메르헨 2008-12-26 22:38   좋아요 0 | URL
지금 찾아봤더니...2005년도 작품이네요. 왜 몰랐을까요?
흠...이상하다...^^
다시보기해서 볼까봐요.
그냥 몹시 궁금해지네요.^^

웽스북스 2008-12-27 00:27   좋아요 0 | URL
아아아 떨리는 가슴 너무 좋아요! 정말 너무 좋아하던 드라마.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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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이들이 리뷰를 남겼을테고 나 하나쯤은 그냥 넘어가도 좋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지금 이 느낌...이 생각을 정리해두지 않으면 다시금 잊어버릴까...다시금 잃어버릴까
컴퓨터를 켜게 된다.

그래...
이건 소설일 뿐이야. 꼭 그래야해.
이게 현실이라면 정말 견딜 수 없을테니까.

읽는 동안 이것이 소설임을 되뇌었다.
너무 깊게 빠지지 않도록...
그래서 나를 잊지 않도록 조심해서 읽었다.
끝을 보고나니 그렇게 조심하지 않았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죄의식,죄책감,미안함...이런걸로만 점철된 글은 아니었다.
눈물바람...신파만 있는게 아니었다.
그저 살아가는 이야기였다.
내 엄마보다 조금더 나이든 그녀들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내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버지에 관한 부분...제3장에 이르러서야 눈물이 슬금 나왔다.
어째서...딸과 아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아버지 부분에 눈물이 나올까.
알 수 없는 일이다.
그저 홀로 된다는거...자식이 있어도 부부 중 누구 하나가 사라진다는건
온 세상이 흔들리는 느낌이 아닐까 싶다.
엄마를 잃은 느낌과 같지는 않을듯...

아는 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여자로 살기엔 감정의 소비가 너무 많다 했다.
그 감정들을 일일이 다 주어섬기기엔 가슴이 답답하리라.
딸, 아내, 며느리, 엄마...

엄마를 잃어버린지 구개월째.
이게 어디 희망을 살짝 남겨두었다는 말인가.
오히려 어디쯤에서 엄마를 보았다는 제보자들의 말에 나는 희망을 가졌다.
그 어디쯤에...내가 살았던 우리가 가보았던 그 어디쯤에 엄마가 있을거고 결국에 찾게 되었다는 그런 결과가 내 맘을 더 편하게 만들텐데...

지금부터 다시금 다짐해본다.
남을 대하듯 엄마를 대해보자.
타인에겐 한없이 너그럽고 친절한 내가 엄마에겐 얼마나 퉁명스러웠던가.
한 사람으로 한 여자로 엄마를 대해보자.
그런 생각이 든다.

엄마라는 말만으로 울컥해진다.
작가 역시 그런 맘으로 쓴 글이겠지 싶다.

별표가 세개인 까닭은...
어딘지 모르게 ... 썩 다가서기 힘든 거부감 때문이다.
잘 꾸며진 느낌이랄까...
잘 만들어진 이야기라는 느낌 때문일까...
줄거리로 본다면야 탁월한데...그래 어쩌면 군더더기를 뺀 그 모습대로 쓴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게 바로 엄마...라는 존재니까.
다른 수식이 필요치 않았을테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다시금 보니 책 날개에 적힌것처럼...그런 신파는 결코 아니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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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12-26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어느 평론가가 '잘 쓰여진 통속소설'이라고 표현을 했는데 한 마디로 잘 잡아낸 글귀였어요. 이 책, 감정 소모가 참 크지요. 소설이라서 다행이에요ㅠ.ㅠ

메르헨 2008-12-26 22:23   좋아요 0 | URL
흠...감정을 일부러 쥐어 짜는건 아니지만 어딘지 정말 좀 그래요.^^

웽스북스 2008-12-27 00:28   좋아요 0 | URL
어우 저는 안읽을래요.

감나무아래곰 2008-12-27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우 웬디양님 읽어보세요.소모가 아니라 엄마에 대한 생각이 제 정비되는 감정이입이지요.소설인데도 그래요. 내겐 최고의 소설이었어요. 정화와 치유의 소설이었죠.

다락방 2008-12-27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말씀하신 거부감이 제가 느낀 거부감과 같은걸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이 책이 불편했어요. 너무 과한느낌, 너무 넘치는 느낌이랄까요. 저도 별 다섯개를 줄 수는 없는 책이었답니다.

2008-12-28 1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냥 어느날부터 자신들의 삶에 대해 적어놓은 글들이 답답하고 부담되고 꾸며진듯하여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내가 관심 있는 건
바로...노희경작가의 그 책이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모두 유죄>
어쩔까 들여놓으면 후회하지 않을까? 

소설, 특히 고전과 로맨스...그리고 만화를 좋아하는 나...
어찌 된 까닭인지 다큐멘터리를 싫어라하고 드라마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나...
 
<그들이 사는 세상>을 보면서 맞아맞아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는데
선뜻 에세이를 들여놓지 못한다.

궁금하다 그 책의 내용이...  

아마...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책장에 들어올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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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12-23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절반 정도는 인터넷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글들과 내레이션으로 구성돼있어요
(전 노작가님 팬이어서 50% 정도는 읽었던 글이더라고요)

그런데, 그럼에도 전 좋더라고요 ^_^

메르헨 2008-12-23 17:11   좋아요 0 | URL
오...웬디님의 이야길 들으니...더욱 들여놓고 싶은걸요.호홋...^^
저도 간혹 작가의 글을 대하긴 했는데...에세이가 궁금해지더라구요.
저는 아마...한...30%쯤은 들은 읽은 내용일듯...^^
메리 크리스마스...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요.^^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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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소설일 뿐이라고...보는 내도록 생각했다.아차하면 눈물이 흘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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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월드의 은빛 유혹 1
장소영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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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소재와 사랑이야기...
그것만으로도 행복하게 이 글을 읽었다.
전형적인 마초 남자주인공과 순진녀의 이야기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읽는동안 행복했고 즐거웠다.

사실 이북으로 이미 읽었었는데
다시 보고파서 들여왔다.
결과는 만족.
남극에 관한 다큐를 본 뒤라 더 마음에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남극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뭉친 강한 남자와 태훈
사랑에 실패하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도망친 여자 현수의
남극이라는 한정된 곳에서 만들어지는 그들의 알콩달콩 사랑이야기에 빠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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