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과 소주의 힘
김종광 지음 / 이가서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일단, 이 소설은 쉽게쉽게 술술 읽힌다. 300쪽도 안되는 소설집에 무려 27편을 모아놓은 작품집이다.

첫번 째 느낌.
가볍다.
김종광의 소설은 가볍다. 너무 가볍다. 가벼워서 읽다보면 문득 나도 소설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번 써볼까? 하는 결심까지 끌어내는 대단한 작가다. 모르겠다. 김영하나 김연수나 성석제나 동시대 작가들에 비해서도 너무 가볍다는 느낌이 든다. 문장은 둥둥 떠다닌다. 무언가 다른 사람과 다르게 튀고 싶어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 같은데, 깊이를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가볍다.

서문에 ' 돌이켜보건대, 오히려 나의 직업에 등한한 때가 많았다.'라는 부분이 기억이 났다. 그래...당신은 좀 더 열심히 쓰는 게 좋겠어. 내 맘대로 판단 한다...

두번 째 느낌.
기발하다?? 이 정도는 나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을 잠시 접어두게 하는 작품들이 있다. 휴대폰 사용자 임상옥...임상옥의 비밀 병기는 휴대폰이었다는 설정을 하고 임상옥의 지인들이 고백하는 임상옥과 휴대폰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어쨌든 결론은 임상옥은 휴대폰을 사용할만한 사람이었다는 것. 작가의 줄을 벗어난 상상력에는 감탄!!

세번 째 느낌.
무거워지려는 노력? 깊어지려는 노력?? 걸쭉한 입담과 의뭉스럽고 능청스러운 글쓰기를 하는 작가라는 표지 설명을 보고는 은근 기대화 함께 집어들었던 책인데 실망으로 빠지고 있을 무렵. 이 짧은 소설을 읽었다. 표제작인 짬뽕과 소주의 힘.

'부자는 중국 음식점으로 갔다. 부자는 짬뽕과 소주 한 병을 시켰다. 아들은 짬뽕을 먹노라니 지난 1년 간 집에 있을 때는 그렇게도 나오지 않던 말이 술술 나왔고, 아버지도 소주를 들이키노라니 ' 요샌 무슨 얘기를 쓰고 있는 겨? ' 같은 집에서는 되지 않던 관심표현이 곧잘 되었다. 그래서 아들은 짬뽕과 소주의 힘을 알게되었다. '

이 글을 읽고 나니 김종광이 가짜는 아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대가로 클 것인가는 두고 볼 일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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