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하지만 뾰족한 순간들 - 그때 우리가 선택한 태도에 관하여
김예원 외 지음 / 양양하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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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하지만 뾰족한 순간들》 | 양양하다

편견에 대한 책일 수도 있고,
태도에 대한 책일 수도 있다.

읽다 보면 내가 누군가에게 가졌던 편견을 들여다보게 되고,
반대로 타인의 편견 안에서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왔는지도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내게 가장 오래 남은 건
‘편견을 갖지 말아야지’라는 다짐보다는
적어도 그 편견에 나를 맡기지는 말아야겠다는 마음이었다.

사람을 몇 마디 말로 쉽게 번역하지 않는 것.
상처를 이유로 타인을 단정하지 않는 것.
보호한다는 이름으로 누군가의 선택을 대신하지 않는 것.

결국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것은
거창한 악의보다 어쩌면 너무 익숙해서 의심조차 하지 않는
우리 안의 판단과 태도인지도 모르겠다.

다섯 작가의 글은 각기 다른 자리에서 출발하지만
이상하리만큼 하나의 방향으로 모인다.
한 사람을 그 사람 그대로 바라보는 일.

특히 돌봄 노동을 이야기하는 이은주 작가의 글,
자기만의 세계와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박산호 작가의 글,
그리고 김예원 작가가 건네는 편견에 대한 질문들 앞에서는
몇 번이나 나를 되돌아보게 됐다.

그리고 책을 덮으며 작가들만큼 기억에 남은 건 출판사 양양하다였다.

서로 다른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을 골라 한 권에 담고,
그 이야기들이 ‘옳은 말’의 나열이 아니라
하나의 태도로 이어지게 만든 기획이 참 좋았다.
어떤 사람의 글을 세상에 내놓을 것인가 역시
출판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일 테니까.

책 속에 이런 문장이 있다.

“사람을 쉽게 번역하지 않는 마음이
우리가 서로를 대하는 방식이 되기를 바랍니다.”

어쩌면 이 한 문장이 이 책 전체를 가장 잘 설명하는지도 모르겠다.

편견이 전혀 없는 사람이 될 자신은 없다.
나 역시 계속 누군가를 판단하고, 때로는 오해할 것이다.

그래도 그 판단을 진실이라고 너무 빨리 믿지는 않는 사람.
내가 만든 편견에 나를 통째로 맡기지는 않는 사람.

그 정도의 태도는 오래 연습해보고 싶다.

사소하지만, 그래서 더 쉽게 지나쳐버리는
우리 안의 뾰족한 순간들을 돌아보게 하는 책.

@yyhdbooks #도서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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