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범생 2006-04-27  

다시 돌아온 묵시록?
묵시록 지방선거 버전이 등장할 모양입니다. 서울시장 경선에서 오세훈씨가 하시는 말씀이 예사롭지 않더군요. “이번에 서울시장을 열린우리당에 내주면 대선은 없습니다.” “한나라당 대통령을 만드는 서울시장이 되겠습니다.” “정권 교체의 초석이 되겠습니다.” 뭐 안방에서 살갑게 한 말로 봐주면 그만이겠지만요.^^; 여하간 오세훈이라는 사람이 생각보다 더 시시할까봐 걱정입니다. 제가 갑자기 성숙한 것 같지는 않지만 부쩍 이런 생각들이 들더군요. 세상을 두부 자르듯이 재단하기를 두려워하게 되었고, 인생은 건곤일척의 단판승부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남을 손가락질하기 전에 제 자신의 부박함을 먼저 돌아보게 되고, 남의 허물을 제 자신의 보신책으로 삼는 것에 신중해졌습니다. 미움과 구역질 대신 부끄러움과 연민이 늘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신분(?)이 신분인지라 엄정 중립을 지키면서 평소 하던 투표 참여 독려도 대강 할 거 같아요. 지난날 꾸었던 꿈이 달콤해서 미몽에서 깨어나길 머뭇거렸지만 이제 기지개를 좀 펴 봐도 되겠지요. 요즘 음미하느라 여념이 없는 드라마 신돈의 큰스님 명대사나 읊조려 볼랍니다. 좀 느긋이 기다리고 적당히 좌절해야겠죠. 푸하하 - [小鮮] 부처님께서도 꿈을 꾸신 게야. 설마하니 부처님께서 아름다운 세상이 그리 쉽게 오리라고 생각했겠느냐. 부처님께서도 꿈을 꾸신 거지. 그 꿈이 아름다우니 사람들도 그 꿈을 믿고 의지하는 게 아니겠느냐. 천년의 세월을 기다렸는데, 다시 천년을 기다리지 못할 이유가 무에 있겠느냐.
 
 
mannerist 2006-04-28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물로 흥한자 인물로 망한다는 생각 밖에 아니 들더구나. 잡것들 뻘짓하는 거 얼굴마담으로 커버하려는 짓은, 반대편에서 얼굴마담 내밀면 게임 끝나는 건데 말야. 지금 하는 짓거리 보니 딱 여자 노무현이지 싶다. 청계천 가서 박수치고 주택공급 증가 언급한 순간 바닥과 한계 몽땅 드러난거지 뭐. 그렇다고 선거 참모단이 그리 설득력있어보이지도 않아. 오마이뉴스의 '강금실 당선은 텄다' 기사에 대한 반론이랍시고 끄적여놓은거 보니깐 알맹이 없는 낙관적 전망 뿐이던데.

휴우. 모르것다. 너에게 전에 말한대로, 그날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쿨한 유권자가 되어 아침 여섯시에 도장 부다다다 찍고 나와 바람이나 쐬러 갈거야. ㅎㅎ

새우범생 2006-04-29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유권자들의 뜻에 따르면 되겠지요 뭘... 거칠게 말해 피치자가 원하는 통치자가 지지고 볶는 게 민주주의잖아요. 푸하하~ 아 그리고 고백하건대 한나라당의 견고한 지지율에 대한 탄식이 이제 경의로 바뀌고 있어요. 하긴 이재오, 김문수가 괜히 저렇게 된 건 아니겠지요.

다만 강금실님이 여자 노무현이라는 표현이 동의하지는 않아요. 적어도 그보다는 어떤 식으로든 진화된(?) 형태시겠죠. 김종철님이 康명박 운운한 것과 비슷한 느낌인데 그런 소리까지 들어야할 것 같지는 않아요. 의무는 지워주면서 권리는 잘도 앗아가는 국법의 지엄함 때문에 대놓고 편들지 못해 아쉬울 따름입니다. 키득키득

역시 저는 그리 쿨하지 못할 모양입니다. 열린우리당은 곧 없어질 정당이라는 몇몇 공무원들의 저주에 앞으로도 가슴 아파하겠지요. 경제는 역시 한나라당이라던 고등학교 친구의 구호를 꺾지 못한 걸 내내 서글퍼하겠지요. 유권자들의 위대한 선택에 쿨하게 승복하지 못하고 제 고향 언저리를 향해 손가락질하겠지요(그래도 재검표 하자고는 안 할 겁니다^^;).

쿨한 유권자와 쿨하지 못한 유권자가 만나 화풀이 소주를 나눌 일이 없길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 [小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