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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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김인희 지음 / 아이디어하우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종교적이 색채가 짙어 읽는데 거부감이 생기면 어쩌나 고민했었는데 그런 트러블은 생기지 않았고 읽을수록 책에 빠져드는 느낌이 들었다. 아름다운 시나 수필집을 한 권 읽고 난 느낌이다. 책 드문드문 특정 종교의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저자가 여 목회자라는 사실을 잠깐씩 잊고 있을 때가 많았다. 아름다운 수필에 사랑이 가득한 목회자가 저자이니 얼마나 좋은 기운이 들어 있겠는가? 예상대로 일상에서 일어나는 우리들의 일들을 섬세하고 사실감 있게 묘사하였다.
첫 장부터 간단하지만 의미 심장한 말 한마디가 나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형제나 친구는 결국 자기자신이므로 누워서 침을 뱉거나, 아니면 그 허물을 덮거나’ 간단 명료한 진리이지만 많은 이들이 간과하고 지나가는 부분이다. 나 자신부터 반성해야 할 듯하다.
김홍신의 인생사용설명서라는 책을 보면 인도 어느 마을에 신분이 아주 낮은 수드라 계급을 가진 ‘만지’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그의 아내가 산에서 굴러 떨어져 다쳤으나 병원과 약이 없어 죽는 걸 보고 혼자서 망치와 정 하나로 칼 바위산을 22년 동안 깨뜨려 칼 바위산을 관통하는 915m, 평균너비 2.3미터에 깊이는 최고 9미터에 이르는 바위를 파내서 길을 만들어 88km를 돌아가야 했던 병원이 있는 읍내를 자전거로 이동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실행해 보지도 않고 불가능 하다고 포기하는 사람, 본인의 희생을 꺼리는 사람, 주변의 눈치만 보는 사람, 남의 도움만 받고 편승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이 세상을 살고 있고 많은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소식이 아닌가 싶다. 인생을 살면서 뒤를 돌아 보았을 때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선 이런 일을 많이 해야 하는데………..
이 책에는 촌철살인과 같은 말들이 많이 등장한다. ‘지도자는 절대 백성과 다투지 말아야 한다. 누가 이기냐 하면 백성이 이기더라.’ P53 라는 사마천의 사기의 글을 인용하여 현 세태를 비판하였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민주주의가 퇴보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지도자와 국민과의 소통이 원할 하지 않고 있다. 소통의 라인에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지도자가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백성이 문제가 있는지? 는 잘 모르겠지만 설령 백성들이 어리석거든 지도자는 백성들을 잘 지도하여 끌고 가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현재의 상태는 어떠한가? 굶주린 백성들은 팽개치고 썩은 고기를 두고 달려드는 하이에나 떼처럼 밀고 당기는 꼴을 보고 있으려니 씁쓸하다.
‘20대는 아침 6시 혼돈의 시기, 30대는 오전 9시 삶의 현장, 40대는 정오 머리는 뜨겁고, 어깨의 짐은 무겁다, 50대는 오후 3시 할 일은 많은데 피곤하다. 60대는 저녁 6시 헤어져야 할 시간 내일 또 만나요‘ p68 우리 인생을 여기에 대입해보면 거짓말처럼 잘 들어 맞는다.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휴식이란 단어가 왠지 어색하게 느껴진다. 우리가 휴식이란 것을 맛볼 수 있는 계기는 정년이라는 임계점을 기준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요즘은 정년이 점점 빨라지고 인간의 수명은 길어지고 있어서 휴식이라는 것이 왜곡되고 있다. 동 시대를 같이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 건투를 빈다.
확신에 이르는 길, 의심을 이기는 길 모두 관계에 근거한다. 사실과 진실 사이, 솔직과 정직 사이에 미묘한 차이가 있으며 대상과의 관계에서 그 구분은 확실해 진다. P154
여기에서 확신이나 믿음, 의심을 논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관계에 대해 말하려 한다. 만물은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사람이든 관계가 안되어 있는 것은 이세상의 사물이 아닌 것이다. 선 순환 고리가 연결되는 관계를 지속해야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많은 좋은 글들이 있다. 저자가 목회자라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모양인데 너무나 우리와 사는 모습이 닮아서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또한 문화 예술적으로 상당한 내공이 있으신 분 같다. 아니면 내가 그 쪽 분야에 문외한 이던지...........
우리 삶이 생각보다 많이 얼룩져 있다. 이 책으로 많은 부분의 얼룩이 제거 될 것이다. 책에 들어가 있는 삽화 또한 또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고 있는 듯 하다. 짧기만 긴 여운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