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도, 두려움도 없이>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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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도, 두려움도 없이 - 20대 여자와 사회생활의 모든 것
이여영 지음 / 에디션더블유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단순하게 제목만 보면 20대 여성이 아닌 독자로서 책을 접해야 할지 접어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하지만 리뷰를 꼭 써야 했기에 책을 그냥 읽기로 했다. 사실 이여영이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처음 들어 봤는데 나이는 30이 아직 안됐고 서울대를 나와 중앙일보 기자였다가 지금은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라고 한다. 아직 젊은 사회 초년생 여자의 철없이 투정이라고 지레 짐작을 했는데 책의 내용은 풀 바디처럼 묵직한 와인을 마신 느낌이었다. 생각보다 훨씬 무거웠다. 어리고 경력이 짧다고 하여 그 사람에게 배울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어떻게 짧은 시간 안에 조직의 세세한 치부까지 들여다 보게 되었는지 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1장 익숙한 것과의 결별, 낯선 것과의 조우, 2장 회사는 교과서가 아니다, 3장 닫힌 회사와 여자의 적들의 내용은 상당히 묵직했고 대부분 자기계발서적이나 처세술에서 강조했던 내용들로 대부분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었다. 놀라운 사실은 개인적으로 직장생활 이십 년 만에 터득한 것들을 단시간에 터득한 저자의 영민함에 놀랐다. 아마도 기자라는 특수한 조직 생활을 해서 일거라 생각한다.
4장 당신의 존재감과 캐릭터는 연애계의 뒷담화 내용을 저자의 개인적인 견해를 서술하여 독자의 흥미를 돋아 주었고 굳이 와인으로 치자면 미디엄 드라이나 스위트 정도…..
5장 와인의 견해와 고뇌의 나날들, 6장 된장녀를 위한 변명, 7장 진실의 순간과 운명의 날 등은 책 초반에 놓여 높았던 책의 격을 많이 희석시키는 장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책에서 언급된 내용 중 공감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는 부분을 굳이 구별해 보면 ……
공감1. 직장생활의 옷차림 - 직장생활의 옷차림은 본인의 성공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성공전략의 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사회가 많이 변화 되었다고 하지만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봐라. ‘힙합바지 입고 자기에게 돈을 맡겨 달라는 은행원이 있다면 누가 선듯 돈을 맡기겠는가?’ 비즈니스의 옷차림은 가급적 보수적일수록 성공할 확률이 높다.
공감2. 회식은 회사 업무의 연장이다. - 아무리 취중이라 할지라도 상사나 동료에게 실수하거나 비밀을 털어놓는 일은 절대 금해야 한다. 이를 어겼을 때 부메랑으로 뒤통수 맞는다.
공감3. 기업의 상층부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 알려고 하지도 말고 알았다 할지라도 누설하지 말라. – 개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 나더라도 상사를 건너 넘어갈 수 없고 더더욱 회사라면 본인이 튕겨져 나오던지 아니면 조직에 동화되어야 한다. 저자는 사내 정치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 했지만 개인적으로 봤을 때 상당히 필요하다고 본다. 이 부분은 동서양과 신고를 떠나서 오너는 자기사람이 꼭 필요하다. 능력이 제 아무리 뛰어난 리더라 할지라도 지지해주는 이가 없다면 그 능력을 발휘할 수가 없다.
공감4. 간절하게 원하면 기회는 온다. – 간절하게 원한다기 보다는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오는 것 같다. 저자도 얘기 했듯이 자기가 원하는 바에 대해 구체적으로 줄줄 읊었다 하지 않는가? 간절하게 원하면 평소에 철저하게 준비해 놓아야 기회가 오면 잡을 수 있다.
공감5. 패배자들과 사이를 벌려 놓아라. 긍정적인 사람과의 만남은 긍정을 가져오고 부정적인 사람과의 만남은 부정을 가져오므로 패배자들과 어울리면 패배자가 될 확률이 높다.
공감6. 여자라는 무기를 가지고 신분을 상승하려 하지 마라. – 궂은 일에는 여자를 내세우면서 여권신장을 바라는 것은 모순이다. 그리고 조직에서는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공감7. 성격이나 사람이 좋다고 하여 조직에서 성공하는 건 아니다. – 조직에서는 좋은 사람으로 분류되는 순간 성공과는 거리가 멀어 진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대립각을 세우라는 얘기가 아니라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하라는 것이다.
불공감1. 개인 취향의 주도를 공개적으로 집필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본다. 소설이나 수필이 아닌 자기계발서가 아닌가? 개인적인 취향이긴 하겠지만 이 부분 때문에 책이 좀 부실해 보인다.
불공감2. 20대가 정치를 알아야 한다. 물론 정치에 대해 관심이 있는 건 좋지만 너무 깊숙하게 개입하는 것에 대해선 반대한다. 닭싸움은 닭이 하고 개싸움은 개가 하듯이 정치는 정치인들이나 하게 내버려 두면 된다. 우리가 제 아무리 악 쓰고 덤벼봐야 변하는 건 없다. 그러므로 정치에 개입할 필요는 없고 맹목적인 정당의 지지 보다는 과거의 행적이나 업적을 놓고 사람 자체를 평가하여 무능한 정치인은 두 번 다시 정치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심판을 해주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동조자일 수도 있다. ‘ 세상을 바꾸는 건 힘든 일이지만 당장 우리에게 이익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해서 피하지 말고 조금씩 좋은 마음을 가지면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는 어느 택시 기사의 말처럼….
불공감3. 무엇을 상상하든 조직은 그 이상의 충격을 안겨준다. 대한민국에서 사회생활을 하다는 것 자체가 조직생활을 말하는 것일 터인데…… 본인이 겪은 충격으로 대한민국 전체 조직을 싸잡아 폄하하는 것은 지식인으로써 적절치 못한 표현이 아닌가 싶다.
불공감4. 인간관계를 덫이라 하여 인간관계의 고통을 호소 하였다. 너무 개인적인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노력여하에 따라 인간관계는 좋은 관계로 갈 확률이 훨씬 더 많다. 행여 본인이 아웃사이더를 자처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불공감5. 자신이 한때 몸 담았던 곳에 대한 치부를 들춰내는 것 – 언론사뿐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이 자신을 위해하려 하면 반격하는 게 인지상정이며 권력과 타협하지 않을 수도 없는 것이 조직의 생리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조중동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개인적인 감정이 실린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공감하지 않는다. 진보, 보수, 중도가 있듯이 개인이든 조직이든 개성과 칼라가 있다. 이것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정치적 색채를 띤 보수도 진보도 싫다고 하였다. 내가 본 저자는 진보주의 보다는 개인주의가 강한 것 같다.
책은 쉽지도 어렵지도 않았지만 기성세대들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점들을 도출해 주었다. 이 문제점에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게 기성세대들의 몫일 것이다. 전체적인 책의 흐름은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할말 하는 당돌한 젊은 혈기의 목소리이다. 처녀작 치곤 너무 무거운 주제가 아니었나 싶지만 앞으로 좋은 글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ㅋㅋ 내가 평론가도 아니고 순전히 옆에서 순수하게 지켜보는 독자의 마음이다.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 내 맘 가는 대로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