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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친구의 전 여자친구
니나 슈미트 지음, 서유리 옮김 / 레드박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사랑은 핑크빛이라서 바래기 쉽고, 변질되기 쉽다고들 한다.
작은 오염도 눈에 띄고, 그 색이 핑크빛으로 퍼져나가는 핑크빛 전체가 바뀌는것 같다.
책을 읽으며 내내 했던 생각이었다.
남자친구의 전 여자친구의 등장만으로도 전체 사랑의 빛이 변해갔다.

안토니아 로스에게는 루카스란 남자친구가 있고, 이들은 어느 결혼식에서 만나 2년 정도 사귀었다.
루카스는 게임기와 전자제품을 좋아하며, 상황파악과 여자친구의 감정 파악에 둔한 전형적인 남자친구이다.
그런 어느날, 남자친구의 옛 여자친구인 자비네 쉐퍼가 등장한다.
루카스와는 에소테릭하다는 이유로 헤어졌던 자비네는 환경-자비네가 되어 다시 퀼른이 돌아왔고,
그녀는 그다지 매력적인 외모의 소유자는 아니었다.
그녀의 외모가 비록 뛰어나게 예쁘지 않았지만, 그것은 그다지 중요치 않았다.
그녀의 존재만을도 얼룩이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둔한 루카스는 환경-자비네가 활동중인 그린피스에 가입하게 된다.
이것은 단지 얼룩에 지나지 않았던 자비네의 존재가 얼룩이 아닌 오염으로 바뀌게 된 계기가 된다.
안토니아의 친구 카타의 말대로 '2년 호르몬 공포 시나리오'가 안토니아와 루카스의 사랑에 전개되는 듯 하였다.
마치 핑크빛 연못에 먹물이 떨어져 번져가는 것처럼.

사랑은 언제나 아마추어 같이 좌충우돌한다.
안토니아도, 루카스도, 카타리나도 그들의 사랑 때문에 아파하고 서로 실수하고 상처를 준다.
정작 연인에게는 단 한마디도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하는데, 제삼자에게는 솔직하게 대하는 것이 사랑하는 이들의 어쩔수 없는 숙명인듯 싶었다.
카타처럼 헤어져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할수록 외로울수 밖에 없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하는 것 또한 숙명인듯 싶었다.
자존심과 사랑을 저울질할수 밖에 없는 것도 숙명인듯 싶었다.
이렇게 안토니아와 루카스의 사랑은 위기로 치닫게 된다.

장미꽃 한다발에도 마음이 풀리다가도, 남자친구와 옛 여자친구의 뒷모습에도 마음이 철렁 가라앉고,
자신에게 이야기할 시간도 주지 않았다고 불평하면서도 정작 자신도 남자친구에게 변명조차 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이러한 것은 '2년 호르몬 공포 시나리오' 때문이 아니라 '자존심 전쟁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책은 매우 간단하게 정리해 버릴수도 있다.
그저 남자친구의 옛 여자친구의 등장으로 생기는 갈등 정도로.
하지만, 이책은 그런 단순한 스토리를 넘어서 일반 흔한 로맨스 소설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바로, 책 곳곳에 스며드는 위트와 함께 섬세한 감정선이다.
이러한 특징은 안토니아의 캐릭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안토니아는 34살의 가볍지 않은 나이의 무게감과 함께 위트감이 넘치고 꿋꿋하고 밝은 외면적 특징과 마치 쉼없이 몰아치는 파도처럼 요동치는 여리한 내면적 특징을 갖는다.
'I am SO COOOOOOL~~~~~~~~~~'을 외치고 싶고 외치려하지만, 마음속 여왕은 눈물이 많다.
안토니아는 자신의 절망적 상황과 고통조차 위트로 대답하여 별일 아닌척 하지만, 그로 인해 상처받고 남몰래 눈물도 흘린다.
니나 슈미트 작가가 안토니아를 탄생시켰으나, 그의 또다른 쌍둥이 자매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재치있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런 이유로 마치 헐리우드의 '브릿지 존슨의 일기' 영화처럼 유럽독일의 '안토니아 로스의 일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가독성도 좋고 위트있고 cool하게 말하는 법도 배웠고, 어릴적 상처받고 눈물흘리며 사랑했던 추억까지 꺼내볼수 있었다.
34살이라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사랑스럽고 귀여운 안토니아가 루카스를 사수하여 그녀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홀로 남는 노년을 보내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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