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는 바깥으로 들어갔다, 1인용 식탁>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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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용 식탁
윤고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4월
평점 :
작가 윤고은의 소설의 공통적 화두는 '현실도피'와 '외로운 인간'인 것 같다.
현실도피란 많은 현대인들의 기본 욕구이자 생존욕구가 아닐까 싶다.
인간은 과학과 의학의 발달, 문명사회의 도약을 높이만 올라가는 바벨탑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바벨탑속 인간의 못브은 신과 선을 닮아 있는 것이 아니라, 점점 악을 닮아간다.
저기 산꼭대기 바위에서 힘겹게 자라는 소나무처럼 불안하고 불행한 현실에 뿌리내려 벗어나지 못하는 나약함을 드러낸다.
소나무가 활엽수와 다른 침엽수와의 경쟁에 져서 산꼭대기로 올라가듯 인간들도 생존 경쟁속에서 하나둘씩 낙오되어 간다.
그러나, 살아야 하고, 살아가야만 하기에 인간은 잘난 생각과 상상을 통해 '현실 도피'를 꿈꾸고 있다.
윤고은은 이런 인간의 본성이자 현대사회의 단면이자 일부인 현실도피를 주제로 외롭고 불안한 현대인을 단편적으로 꺼내어 놓고 있었다.
<1인용 식탁>의 경우, '우리'라고 부르는 소속이 없거나 그곳에 속하지 못한 인간들에게 혼자 식당에서 밥을 먹는 방법을 가르치는 학원을 등장시킨다.
이 학원은 소속이 없거나 속하지 못한 인간들을 위한 도피처이며, 또다른 소속이며, 연대감이며, 위안이 된다.
인용의 처음 선택인 학원 등록은 현실에 적응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마지막 선택은 현실이 아닌 도피처를 위한 것이었다.
<달콤한 휴가>에서는 빈대라는 보이지 않는 적과의 사투와 보잊 않는 적에 대한 극단적 히스테리성 공포를 보여준다.
7년간 다니던 직장을 잃은 실직과 간만의 여행 그리고, 빈대.
현실속 실직이라는 삶은 제쳐두고, 빈대가 삶의 중심으로 옮겨와 버린 주인공의 모습에서 또 다른 형태의 현실도피를 마주하게 된다.
의도적 행위이던지 그렇지 않던지 간에 빈대를 떨치지 못하고 사는 주인공은 현실속에서 빈대를 통해 스스로를 버리고 있었다.
<인베이더 그래픽> 역시 외로운 인간들의 현실도피의 극단적 모습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
주인공은 편안한 집에서 쫓겨나와 백화점 화장실 파우더룸과 카페를 전전하며 소설을 쓴다.
그 소설속 주인공인 김균 역시 증권회사내 부진한 실적이라는 현실과 문제 해결보다는 '인베이더 그래픽'에 집중한다.
사회속 낙오자, 부적응자, 미경험자로 분류되는 작가와 소설 속 김균은 도피처 속으로 숨어들지만, 영원한 도피처는 없었다.
이 <인베이더 그래픽>과 유사한 소설이 바로 <아이슬란드>라고 본다.
경쟁과 소음을 초월한 곳, 아이슬란드.
주인공들에게는 아이슬란드는 삶의 희망이자 꿈이자 안식처였다.
하지만, 박씨와 주인공의 선택처럼 현실을 버려야만 갈수 있는 아이슬란드가 아니라, 현실이 존재하므로 갈수 있는 아이슬란드였다.
즉, 아이슬란드는 삶의 위안이자 꿈이지만 현실은 될 수 없었던 것이다.
'꿈'하면 <박현몽 꿈 철학관>을 빼놓을수 없다.
꿈을 팔고 사는 곳, 꿈 철학관은 꿈 자체는 허상일뿐 그들이 꿈을 통해 얻고자 한 것은 돈이며 현실에서의 성공이었다.
꿈만 꾸어대던 꿈 철학관의 박현몽은 현실을 보지 못했고, 그를 쫓는 사람들은 그의 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꿈을 통해 얻을수 있는 현실세계속의 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러한 현실도피의 가장 가학적이고 극단적인 형태의 소설이 <로드킬>과 <피어싱>이 아니었을까 싶다.
현실에서 도피해 무인 모텔에 들어온 여자, '판타스틱 러브'라는 비현실적 기대감을 팔기 위해 무인 모텔에 들어온 남자가 등장하는 <로드킬>.
이 둘은 무인 모텔이라는 공간에서 고립되어 상상과 현실 속을 오가게 된다.
<피어싱>에서는 이혼한 한 남자가 피어싱이라는 행위를 통해 철심이 몸에 박혀 몸위에 기록되어가면서, 외로움도 사라지고, 자신감도 생기는 착각에 빠져든다.
과거의 나약하고 무력한 자신을 버리고, 피어싱에만 집착하는 모습은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향하게 한다.
이처럼 작가 윤고은 소설 속에는 차갑고, 냉정하고, 외로운 영혼이 서 있고, 현실 극복이 아닌 현실 도피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가장 무던했던 <타임캡슐 1994>와 <홍도야 울지마라>에서도 외로운 인간들이 존재하였고, 상대방에게 특히, 모녀간에 서로 의지하고 싶어하면서도 서로 외면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인간은 외로운 존재이며 항상 혼자일수 밖에 없다고 하였다.
비록 인간의 본질이 그러하다 하더래도, 인류가 이룩한 현대사회에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경쟁, 스피드, 돈, 권력 등의 잣대로 인간을 재고, 평가하고, 판단하는 이 사회는 '현실도피'와 '외로움'을 조장하고 극대화 시키는 사회인 것이다.
윤고은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이 소설속에는 없었던 한 단어를 소망하게 되었다.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