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에도시대의 셜록홈즈, 한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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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치 체포록 - 에도의 명탐정 한시치의 기이한 사건기록부
오카모토 기도 지음, 추지나 옮김 / 책세상 / 2010년 2월

"누가 뭐래도 에도 시대에는 괴담이 어마하게 유행했지요.
제가 몸담았던 바닥에서도 괴담을 꽤 취급하기는 했으나,
그 중에는 아무래도 진짜 괴담이 적어서
종국에는 비밀이 밝혀지고야 말았으니, 참 곤란한 노릇이었지요."

이 문장은 한시치가 주인공 나에게 이야기 해주는 에도시대의 괴담과 미스테리의 범죄들에 대한 대략적 소개라 할 수 있다.
한시치는 '오캇피키'라는 현재 우리나라의 수사경찰 대장정도의 신분이다.
그는 에도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들을 해결하였던 유능한 경찰로 그의 추억속 사건들이 하나둘씩 나를 통해 소개되어 가는 구조를 띄고 있다.
이 책에는 11가지의 괴담같은 사건들이 소개가 되었는데,
굉장히 독특한 것은 모두 하나같이 다른 사람들이 등장하고 다른 사건임에도 불과하고,
모두 하나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바로 앞에 소개한 한시치의 이야기가 그 느낌을 대변해 준다.

과학이 그다지 발달하지 않아, 미신과 괴담에 에도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휘둘리는 시대,
이를 악용하는 무리들이 자신의 범죄를 마치 귀신의 소행이거나 저주의 하나로 감추려 들었다.
하지만, 한시치는 그런 흐름에 흔들리지 않고, 냉철한 눈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있었다.
작가가 스스로도 일본식 에도시대의 셜록홈즈를 쓰고 싶었다고 고백하였듯이,
사건은 아주 자그만한 단서에서 해결이 되며, 엉킨실이 풀어지듯 맥없이 풀리고 만다.
또 하나는 한시치의 기억속 이야기의 형식인 것처럼 모두 미스테리 형식이다.
괴담이나 저주 및 미스테리한 일처럼 사건들이 전개되지만, 한시치와 그들의 동료가 파헤친 결과에는 항상 인간의 과욕이 존재하였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참 남녀간이 사랑, 특히 불륜은 사건의 거의 대부분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었다.
첫 이야기 오후미의 혼령을 시작으로, 마지막 사라진 두여자까지 거의 대부분 남녀간의 불륜이 담겨 있었다.
즉 인간의 욕심과 욕정이 결국에는 사건을 만들고, 그 사건들을 숨기기 위한 인간의 지략이 괴담과 저주인 것이다.

사실 인간의 욕심과 욕정이 에도시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간사의 어느시대 어느곳에나 존재하였다.
변화하지 않는 인간의 욕심과 욕정이 현대 시대에서 존재하고 있고,
에도시대의 잔혹한 범죄와 범죄를 숨기려는 시도들이 점점 더 강도를 더하는 것 같다.
내가 믿는 말중에서 이런 말이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사람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되는 말이다.
이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귀신도 야생동물도 아니라 바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