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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몸값 1 오늘의 일본문학 8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도 88올림픽과 2000년 월드컵을 치뤘다.
그때 개고기 파동, 경기장 건설, 자원봉사 모집, 국민의 기원이 한데 엉키어서 오랜기간 들썩였던 기억이 난다.
메스컴 등에서는 올림픽, 월드컵을 치루면 엄청난 이익을 본다고 떠들었고, 그 분위기에 기대감이 더 높았다.
하지만, 월급쟁인 우리집 입장에서 보면 그다지 나아진 것이 없었고, 그저 경기장들과 도로 등이 생겼을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평창 동계올림픽유치에 대한 전 국민의 열망은 과거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아 보인다.
이책 <올림픽의 몸값 1>을 읽으면서 위와 같은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남산, 관악산 등 높은 곳에 올라 서울을 바라보면 참 아름답다.
특히 밤에 바라보는 도시 야경은 눈이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그러나 아름답게 보이던 콘크리트 건물속에 사는 인간들의 모습은 때로는 허영되고, 때로는 비참하다.
불빛은 마치 탐욕과 고난의 상징인듯 하고, 콘크리트 건물은 거만과 아픔으로 다가온다.

올림픽을 치루려 준비하는 도쿄의 모습도 이와 같았다.
패전후 가난을 벗어나기 시작한 도쿄는 경기장과 도로 건설 등을 통해 패전을 극복하였음을 자랑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도쿄의 화려함과 반대로 주인공 시마자키 구니오의 고향 아키타와 같은 시골은 철저히 가난의 늪에 빠져있다.
도쿄와 시골의 차이처럼 스가 다다시 처럼 빨간 S600을 끌고 다니는 상류층이 있고, 그와 정반대인 오리엔트 토목소유 합숙소에 기거하며 하루 12시간 이상의 중노동을 강요받는 밑바닥 인생들도 있다.

작가 오쿠다 히데오는 시마자키 구니오가 하마노 교수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을 중심으로 세가지 시선을 통해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수혜를 받는 방송국 예능 PD 스가 다다시의 시선,
자본주의 속에서 적응하여 차곡차곡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중하층인 형사 오치아이 마사오의 시선,
마지막으로 자본주의의 착취구조의 맨 밑인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주인공 시마자키 구니오의 시선이다.
이처럼 세가지 시선과 도쿄라는 장소 그리고, 올림픽이라는 배경속에서 스가 아버지인 경시청집, 경찰학교, 모노레일 교각, 오카치마치 여인숙 폭파사건과 함께 진행된다.

시마자키 구니오는 사실 미래를 보장 받는 도쿄대생으로 지식계급이고, 그의 태생은 깡촌인 밑바닥계급이다.
그는 스스로가 개척한 도쿄대생이라는 딱지를 자랑스러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만이 받은 특권에 미안하였다.
형 하쓰오의 죽음 이후 무심하던 노동 계층에 관심을 갖고 일부러 육체 노동의 가장 밑바닥을 향한다.
그가 하마노 교수에게 보낸 편지처럼 그는 혁명을 일으킬 지식계급의 변종인것이고, 그 혁명을 위해 전체와의 싸움을 선택한다.

오코다 히데오는 세가지의 계급을 대표하는 시선을 동시에 범인-친구-형사라는 구조와 융화시켰고, 서로 독립되면서도 연계되는 듯한 이야기들을 통해 긴장감을 더하였다.
1권에서는 아직 폭파사건으이 범행현장만이 존재하고, 범행 진행과정이 나타나지 않았다.
시마자키 구니오의 시선은 폭파 사건 이전만으로 한정되어 존재하고, 스가와 마사오의 시선은 폭파사건에만 존재한다.
이러한 시간적 차이는 그저 단순한 차이를 넘어서 각 계층간의 차이와 폭파사건에 대한 중심적 견해 차이를 극단적으로 들어낸다고 할수 있다.
또한 그들이 비록 서로를 쫓고 쫓기며 스치는 상황이며, 폭파사건과의 연계성이 분명하지만, 작가는 철저히 단절되어 있는 구조로 이야기를 이끌고 있다.
이런 구조를 선택한 것은 각 계층, 계급간의 단절을 극대화 시키기 위한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전략이라고 생각된다.
2권에서 이들은 어느 시점에선가 반드시 만나게 될 것이다.
세시선, 계층, 계급의 만남이 어떤 모습일지 너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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