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세계문학세트>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
-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 - 프랑스 ㅣ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드니 디드로 외 지음, 이규현 엮고 옮김 / 창비 / 2010년 1월
평점 :
프랑스문학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나에게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이다.
그래서 창비세계문학전집중에서 프랑스 편을 먼저 골랐다.
나름대로의 기대감으로 시작한 책은 예상외로 고전을 하였고, 꽤나 오랜 시간 붙잡고 있었다.
14편의 단편들이 모여있었고, 14편은 모두 각자의 개성만큼이나 빛나고 있었다.
쥘의 현학적 문체와, 삐에르 쥘 떼오필 고띠에의 화려한 문체, 앙리 르네 알베르 기 드 모빠상의 날카로운 문체, 알랭 로브의 풍경을 묘사하는 서정적 문체, 쥘리앙 그라끄의 환상적 문체등등 다양한 개성강한 작가들의 특지을 만날수 있었다.
또한 형식도 다양했다.
드니 디드로의 작품은 문답형식으로 꽤나 날카로움을 가리고 있었고,
오로네 드 발자끄는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리고 있었다.
프로스뻬르 메리메의 푸른방은 꽤나 허무한 결론에 '허허' 웃음이 나올정도로 에피소드적 느낌이었고,
쥘-아메데 바르베 도르비이의 작품 무신론자들의 저녁식사는 전반부에 나타나는 무신론자들에 대한 묘사와 후반부에 들어나는 삼각관계가 묘한 어울림을 만들고 있었고,
삐에르-쥘 떼오필 고띠에의 죽은 여인의 사랑은 마치 드라큐라 성의 불안감과 매혹을 가지고 있었다.
앙리 르네 알베르 기드 모빠상의 밤은 죽음에 이르게 되는 어두움과 고통이 드리워져 있다.
조르주 베르나노스의 그림자들의 대화는 프알쑤아즈와 자끄의 대화를 통해 부드러우면서 강한 여자와 그와 반대인 자끄를 대립시키고 있었다.
마르쎌 에메의 난쟁이는 서커스의 난쟁이에게 일어난 환상적인 변화가 일어나면서 생기는 혼란을 그리고 있었다.
마르그리뜨 유르스나르의 어떻게 왕부는 구원받았는가는 프랑스 소설작가의 글이라 믿어지지 않을정도로 동양적 색채를 띄고 있었다.
장 지오노는 씰랑스에서 꽤나 간단하면서도 복잡한 이야기의 구조를 만들어냈고, (침묵)이라는 단어의 등장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남은 작품인 알랭 로브-그리예의 바닷가는 한편의 수채화를 보는 듯하였다.
쥘리앙 그라끄의 코프튀아 왕의 경우, 셰익스피어의 거지하녀에게 반한 코프튀아 왕의 모태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두개의 그림이 배경으로 된 이야기이다.
르 끌레지오의 륄라비는 비밀스러운 륄라비의 이야기가 몽환적으로 공백들을 낱말과 시로 채워놓았다.
다니엘 블랑제의 낙서는 꽤 현대적 색채가 가장 많은 작품으로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처럼 다양한 작품과 다양한 시대와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이 마치 거대한 프랑스 단편 문학이라는 저택안에 있는 다양한 방을 하나씩 들어가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양성은 결코 간결함과는 반대된 의미라서 프랑스 단편의 방마다의 방문은 어떨때는 낯설음, 어떨때는 신선한 충격, 때로는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알랭 로브 그리예의 바닷가이다.
소설이 이렇게 서정적이고, 회화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면에서 꽤나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이러한 다양성이 이책의 가장 장점이고, 때로는 책이 어렵게 다가올수 있는 단점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처럼 고전의 교과서 같은 단편들의 만남을 통해 프랑스 문학과 문화를 조금은 맛볼수 있었다는 점에서,
마치 기다린 입시나 시험들을 끝낸 느낌이 들었다.
전쟁의 한복판에서 고통받았던 프랑스의 역사와 그속에서도 사랑과 예술을 잊지 않으려했던 프랑스 문학계의 노력이 잘 녹아있는 듯 싶었다.
개인적으로 한번쯤 프랑스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 투어를 해보아도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