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운의 삶을 산책해 보다

<시냇물에 책이 있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시냇물에 책이 있다 - 사물, 여행, 예술의 경계를 거니는 산문
안치운 지음 / 마음산책 / 2009년 10월

산문집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다른 어떤 장르보다 작가와 함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같이 산책하는 느낌이 든다.
그때마다 간혹은 작가의 깊이에 내가 못 미칠 경우는 그저 존경스러움에 책을 읽어나갔고, 때로는 공감에 눈이 반짝이기도 한다.
이런 산문집은 따라서 간단히 몇단어들을 조합하여 전체 분위기를 설명하기는 조금 힘이 든 점이 있다.

이 책은 살며, 여행하며, 공부하고의 세 단락으로 나뉘어 있었고, 연극에 대한 비평으로 문학성을 인정받은 연극평론가 안치운의 삶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우선 먼저 집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그가 비평으로 문학성을 인정받았다는 부분이다.
비평이라는 단어가 주는 분위기 처럼 작가의 삶의 이야기는 철학적 가치관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그가 지향하는 삶의 철학적 가치관과 일치하거나 공감하지 않을 경우 조금은 어렵게 다가온다.
또한 비평이라는 단어는 꽤나 복잡하다.
때로는 직접적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완곡하게 문학적으로 돌려 이야기하기도 한다.
미리, 작가에 대한 소개를 읽어서인지, 이러한 특징이 꽤나 산문집에 잘 반영되어 있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다.

1부 살며는 소소한 일상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가, 2부 여행하며는 작가가 여행한 곳과 그곳에서의 작가의 이야기가, 3부 공부하고는 나에게는 조금 낯선 희곡과 춤과 같은 예술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개인적으로 작가는 꽤나 날카로움을 뒤로 숨기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진행하고 있었다.
굉장히 철학적인 자신의 소신과 자신의 삶의 의지를 교묘하게 숨기며, 술술 이야기를 해내간다.
그래서 그런지, 읽고 나서는 무언가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지만, 묘하게 그것이 무엇인지는 꽤나 생각하게 하였다.
나름대로는 조금은 어렵기도 한 듯 싶었다.
하지만,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와 삶과 철학을 이해하려고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생각한다.
그래서, 그저 어려우면 어려운데로 시냇물에 흘려보냈고, 공감이 가는 부분은 공감이 가는 부분 만큼 내마음속에 담아두었다.

비평가로 유명한 사람의 글이라서 꽤나 삶에 대한 작가 안치운의 무게감을 느낄수 있었고, 또한 그 무게감에 꽤 매력을 느꼈다.
산문집을 그저 흘려가듯, 산책하듯 읽어나간다면, 누군가에게 그 나와 다른 삶의 이야기를 들을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