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 마음>을 리뷰해주세요.
느림보 마음 - 시인 문태준 첫 산문집
문태준 지음 / 마음의숲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이책을 읽으면서 "토끼와 거북이 경주"라는 우화가 떠올랐다.
내가 들은 "토끼와 거북이 경주"에 여러 버전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토끼는 쌩하니 빠르게 달려가느라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놓치고 일등을 하였지만,
거북이는 여유롭게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고 사람도 만나면서 경주를 완주하였다.
일등은 토끼가 하였지만, 진정 즐기고 친구를 만난 거북이의 승리였다는 우화이다.
이 책은 경주보다는 주변을 돌아보고 스스로 경주를 즐긴 거북이를 닮아있었다.

작가는 스스로 아이들과 한 강아지 대신 거북이 협상이 가장 잘한 협상이라고 언급하였듯이,
거북이처럼 조용히 느긋하게 살아가는 삶이 진정한 삶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저 느리게 게으르게 사는 것이 아니라, 진정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어,
스스로를 살피고 아끼면서 사는 여유를 가지라는 것이 그가 이야기 하는 느긋하게 살아가는 삶인것이다.
해서 일을 하다가 가끔 하늘을 바라보거나, 느릿느릿한 시간의 모습을 떠올리는 버릇을 들였다.
즉, 세상살이에 떠밀려 살지 말고,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내가 나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하루의 일상을 곰곰히 돌아보면, 나 자신을 돌아본 시간이 아마 몇분도 되지 않는다.
내가 유일하게 나를 돌아보는 시간은 아마 잠들기 전인거 같고,
그나마도 피곤에 지쳐 아무생각없이 잠들기도 한다.
그렇게 하루에 나를 돌아보는 시간은 거의 분단위에 불과할뿐이다.
사실 이런 삶때문에 나는 지쳐가고 있었다.
다람쥐 채바퀴 도는 삶, 살아가는 것인지 살아지는 것인지 구분되지 않음.
하루종일 무언가 바쁘게 하듯 하지만, 왠지 모를 공허함.
이런 일상에서 내가 만난 이 [느림보 마음]은 감동적이었다.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벌어진 일은 이미 벌어진 일입니다.
오지 않은 일은 아직 오지 않은 일일뿐입니다.
우리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마음으로 쓸데없는 걱정을 내보내야 합니다."

작가 문태준님의 마음이 부러웠고, 그의 사물에 대한 따뜻한 시각도 부러웠다.
손, 들꽃, 모래집, 비, 제비 등등.
많은 것들을 돌아보며, 즐기고, 스스로의 감정들을 집어보는 여유.
그의 여유속에 나 역시 조용히 잠기고 있었다.
그리고, 나의 주변을 보았다.
오늘 일기예보대로 비가 오고 있었다.
"비님 더위를 식혀주려 오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중얼거리며, 떨어지는 빗줄기와 바람의 장난을 보았다.
그리고, 작게 깊게 숨을 내쉬어 보았다.

책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고 돌보는 마음, 즉 자존감에 대해 조금 알아가고, 배우는 시간이 되었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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