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모든 것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

<나 누주드, 열살 이혼녀>를 리뷰해주세요

나 누주드, 열살 이혼녀
누주드 무함마드 알리.델핀 미누이 지음, 문은실 옮김 / 바다출판사 / 2009년 6월

이번 책을 읽으면서 이처럼 내가 처한 이 나라와, 시대와 사회에 감사한 적이 없었다.
내 나이 10살적 나는 친구들과 동네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뛰어노느라 바빴고,
학교를 파하고 나면, 가방을 던져놓고, 저녁밥을 먹을때가 되어서야 부모님이나 할머니 손에 이끌려 집에 갔다.
그렇게 맘껏 하고 싶은 것을 또래 애들과 하며 지냈다.

하지만, '행복한 아라비아'라는 뜻을 지닌 '아라비아 펠릭스'라는 예멘에서의 모습은 달랐다.
특히 이 책 주인공 누주드 알리를 통해 본 그곳은 나의 어린시절과는 너무나 달랐다.
9살의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강요에 의해 결혼한 여자아이.
자신의 나이보다 20년이 넘는 차이를 갖는 한 남자에게 겁탈당하고 성적 학대를 받고 매맞기까지 한 아이.
너무나 소름이 끼쳤다.
하지만, 나를 더욱 당황하고, 화나게 한 것은 아버지나, 그녀의 남편보다는
그녀의 엄마와 그녀의 시어머니였다.
같은 여자로서, 그 고통이 얼마나 클지, 얼마나 상처받고 힘들어 할지 모른다고 할수 없다.
이렇게 멀리 떨어져 사는 동방예의 지국에 사는 전혀 다른 문화권의 여자로서도 모두 이해할수는 없지만,
그곳이 지옥일 거라는 것은 이미 알고도 남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어떻게 딸을 며느리를 이런 상황으로 몰고 가는지 이해할수 없었다.

이런것을 보면, 관습이라는 것, 교육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수 있다.
그렇게 지옥속에서 사는 것이 당연한 일로 치부하고, 개인의 고통에 눈감는 것.
"아홉 살짜리 여자아와와 결혼을 하면, 행복한 결혼 생활은 보장되는 것이다"라는 부족의 생각.
관습이나, 교육이 개인의 삷보다도 위에 있다면, 이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관습이나 교육은 개인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행복을 짓밟기 위한 것일수 없다.

이런 면에서 속박된 교육환경과 쾌쾌한 관습에 대항한 10살짜리 소녀 누주르.
그녀, 아니, 그 아이가 진정한 영웅인 것이다.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싫은 것을 싫다고 말할수 있었던 용기.
그리고, 그 용기가 허무하게 사라지지 않도록 누주르를 도와준 샤다와 하메드 등의 사람들.
그들은 비록 작은 이혼사건의 법정에서 승리하였지만, 이것은 하나의 시발일 뿐이었다.
예멘에서 잘못된 관습과 고통속에서 지옥같은 삶을 살고 있을
또 다른 누주드, 누주드의 언니 모나, 아르와와 림 등을 그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행복하게
자신의 의지를 갖고 살아갈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세상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
남자라서, 여자를 짓밟을 수 없으며, 어른이 아이를 짓밟을수 없다.
생명은 살아 있다는 자체고 고귀하며, 살아 있는 모든 것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