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 느낀다.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 거짓말이 아니고 사실이야 라는 거짓말에 미치도록 집착한다. 

그런데 귀는 둘 이다. 달콤한 거짓말에 취해있을 때 다른 한쪽은 호기심을 주체 못해 애가 닳는다. 


하나만 사랑할 수 없는 둘때문에 나는 순간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기만 한게 아니라 용기도 없는 겁쟁이의 두 좋지 못한 타이틀을 얻었다. 


거짓말만 생각할 수 있다면 아무것도 모를 지언정 순간의 행복은 놓치지 않을텐데. 

호기심에게만 최선을 다할 수 있다면 세상앞에 지지 않는 용기를 가졌을 텐데. 



왜 불행한지 왜 비겁한지 자각했다는 걸 빼고는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둘다를 내려놓거나 둘 다 안고 가거나. 살아가는 것을 선택한 순간 나의 두 귀도 나와 평생을 같이 하게 되니 이 딜레마를 풀어낼 길은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리고 내일도 모레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채 두 귀를 달고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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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대를 하면서도 실망이 없으리라는 확신이 있었다. 영화가 말초적 쾌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 그의 영화였다. [복수는 나의 것] 을 통해 폭력을 보며 눈을 가리지 않는 나를 알았다. 처음 본 그의 영화 킬빌은 내게 등밑이 찌릿할 정도로 폭력이 주는 쾌락을 안겨주었다. 그 이후 몇번이고 돌려보면서 그 속에서 화려한 색감으로 치장된 스타일 그리고 울퉁불퉁하지만 단조로운 이야기를 유치하기 풀지 않는 변사를 발견했다. 단단한 흥미였고 꺠지지않는 이야기였고 꾼이었다. 참, 그리고 마지막으로 음식. 단순히 우유를 마시는 장면인데도 스크린속으로 뛰어들어 우유잔을 뺴앗고 싶어지게 만드는 그의 솜씨는 으.... 


그래서 항상 그의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 속 음식을 사먹곤 했다. 같은 목넘김인데도 그의 손길은 다르고 그의 소리는 왜이리 찰진지.  - 음식영화 찍으면 난리 날듯 본격 요리왕 퀭틴 - 



이번에도 그런 모든 기대를 안고 부푼 가슴으로 영화관으로 향했다. 그 전날 스필버그를 만났기에 좀... 실망할까 1초쯤 걱정했지만 문제 없었지. 


그리고 나와 외국인 몇이 좌석에 앉았고 두시간 남짓 지나 크레딧이 보였다. 




음..... 멋졌다. 여전히. 정말로. 오와! 하고 작게 소리좀 질러줬다. 

물론 타란티노가 그 전작 바스터즈를 넘을거라곤 생각하지 않았기에 그를 제하고 가히 내게는 재키브라운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멋진 영화였다. 커겈ㄱ커ㅣ겈ㄱ 컥 


어제가 개봉이었지 참. 

이야기는 안하련다. 


내맘이야 가서봐 



장고의 첫장면은 코언과 닮았다고 느꼈다. 그리고 투수가 속구와 변화구의 완급을 주면서도 텐션을 놓치지 않는 그런 미친 듯한 미쟝센과 동시에 중간에 생각난 과거의 서부영화들 떄문에 어.....? 이양반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는 생각에 큭큭하고 웃기도 했다. 

역시나 잡담과 수다는 여전했다. 바스터즈 이후로 사용하기 시작한 슬로우 모션이 이번에도 제대로였다. ( 보고 있냐 잭스나이더!!!!) 


오에스티? 아 귀가 황홀할 정도였지.


이전에 내가 놈놈놈을 옹호한 이유는 총잡이 영화에 간지가 빠지면 그건 ......... 하.... 그랬기에 정우성의 캐스팅과 그 몸짓 에 웨스턴에 대한 이해가 들어있었기 떄문이었다. 간지는 엄청나게 중요한 것이다. 시종일관 우습던 그도 1초사이에 카리스마 있는 현상금사냥꾼의 아우라를 주는 것. 그걸 해냈다. 역시. 



전문적인 용어는 별로 알지도 못하니까 이래저래 길게 설명하지 않게되는 나좀 봐주시고. 

^^>


정말 놀란건... 디카프리오 였다. 

나는 디카프리오에게 더이상 크게 반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처음 나를 영화로 홀린건 로미오였고 두번째는 하워드휴즈의 불안한 애어른이었으며 세번째는 천재 연기자 길버트의 동생이었다. 네번쨰로 나를 홀렸을 떄는 그때, 잔인한 맨주먹 싸움속에 클로즈업된 악한 얼굴이었다. 소름이 돋을만큼 무서운 시퍼런 눈이 불안해서 덜덜 떨면 에드가? 휴즈?  간데 없었다. 탁월한 연출속에 다시 태어난 그에게 칭찬을 해주는건 훌륭한 작품을 받은 관객의 도리가 아닌가? 기대이상이라는 말이 제일 맞겠지. 흔들리는 눈동자, 강박증과 두통으로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던 요전 영화들 속의 그를 찾을 수가 없더라는 말이다. 발츠랑 비교... 하긴 어렵다. 차라리 대조가 낫지. 발군의 연기력으로 악마의 옷을 입은 그에 비해서는물론 떨어지지만 절대적 클래스자체는 결코 뒤지지 않았다. 사양길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했던 나였다. 이제 전성기는 끝났다고. 스코세지의 품에서 아스피린을 먹으며 살아갈 그만 생각이 났는데.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이번엔 아직 가지않은 길로. 



같은 배우에게 다른 방식으로 네번을 반할 수 있다는건... 것도 늘 나를 놀라게 했지. 스스로 놀라지 않는자는 아무도 놀래킬 수 없다고 한다. 그 역시 그랬을까. 스스로에게. 스크린속의 그는 테이크 뒤에 자신에게 무어라 말했을까. 신인을 발견한 기분이다. 타란티노는 원석 세공사는 아니다 분명. 그러나 다시한번 시계의 줄을 갈고 보석을 세척하며 빗금을 그어낼 줄 아는 진흙에 버려질뻔 한 더러운 보석을 골라내는 눈을 가진 장타를 가진 사번 타자다. 


마음이 뜨겁다. 스크린속 그 악마같은 표정이 아직도 선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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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훕)




내 문서 어딘가에 있는지도 몰랐던, 어떤 기억이 각각에게 다른 추억으로 변화하는 순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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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가 생각난다. 시험기간이면 언제나 생각나지. 내가 왜 공부를 안하고 잠만 쳐자고 있었을까^_ 그러면서 늘 하는 우스개소리로 인용하는 구절이 바로 저것. 손바닥과 발바닥르로 연신 청동거울을 닦았다는 그 싯구에 밑줄을 그으며 자아성찰이라고 꾸역꾸역 적어넣었던 생각이 나기 때문이다. 진짜 그런 마음이었는지 아니면 그냥 거울이 더러워서 그런건지 알 순 없지만 여하간 스스로를 되돌아 보는 계기가 생길 때마다 제일 먼저 떠오른다.

캘러한 시절 그는 로어쉐크같았다. 죄지은 놈은 죽어야지.잘못한새끼는 죽어야지. 세상이 못하면 나라도 나서야지. 하는 나홀로 야경국가의 태도로 범죄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렇게 수십년이 흘렀다.  그러던 그가 어느 순간부터 이면을 보게 된다.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들며 용서받지 못할꺼라 이야기한 것은 그저 시작이었다.

제이 에드가는 평면에서 시작한다. 그 후버이니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이스트우드는 악명높은 그의 파편을 하나하나 주워 스스로의 방식대로 짜맞추어간다. 이성과 감성 사이의 고통. 그 고통을 쥐어짜듯 보여준다. (스포가 될까봐 말을 못하겠네 어유) 눈물이 나지 않을만큼의 괴로움이 스크린으로 전해온다. 시대가 낳은 괴물로 기억하는 악인이지만, 조명은 그쪽을 비추지 않는다. 업과 스스로의 업보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길을 잃어버렸지만 어떻게든 살아가려고, 어떻게든 스스로를 옳은놈으로 평가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하며 또 그렇게 믿어가며 세뇌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한 인간만 있을 뿐이다. 인간. 그래 정말 인간만 있을 뿐이다. 이전 작에서 마틴루터킹을 그리고 지금 제이에드가를 선택하며 관용을 말하고 싶어하는, 그의 마음이 카일이스트우드의 오스트와 디카프리오의 그늘진 얼굴을 통해 고스란히 닥쳐왔다. 그러니까-

이스트우드는 이런말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너희중에 죄없는 자만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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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고 그닥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소재가 좋은 것과 만듦새가 탄탄한 것은 완전 다른 것이니까. 그런와중에  내가 좋아하는 건… 송환. 망할 영화학회에서 코고는 소리와 함께 들었지만, 어느 순간의 몰입도가 러닝타임을 압도하는 경험이었다.

태풍태양이 정재은의 작품인지 몰랐다. 나에게 고양이를 부탁해- 이후로 정재은은 사라진 사람이었다. 목이 달랑달랑한 닉. 그다지 생각나고 구미에 당기지 않는, 한마디로 아오안이라 이거였다.  (그리고 태풍태양은여전히 보지 않을 계획..)

영화는 말으로 시작해서 말으로 끝난다. 그런데 서사가 이상하다. 삐뚤삐뚤거린다. 시간을 막 건너 뛰고 그 다큐의 흔하디 흔한 작법 헨드헬드도 많이 눈에 뜨이지 않는다. 심지어 지미집도 나와…!!! 되려 캐묵은 자료화면과 케백스스페샬이라도 보는 듯한 지인들의 인터뷰와 혼재되어 영화는 흘러 간다.

말하는 건축가는 정기용 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건축과 건축에 대한 세계관, 토목과 삽질로 곡해받는 시선에 대해 담담히 이야기한다. 결코 계몽하려 하지 않고 그저 보여줄 뿐이다. 한 사람의 일생은 그저 정재은이 세워놓은 메타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에는 겹겹겹겹으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인간과 철학을 잃어버린 건축, 그리고 삽질과 재개발로 넘쳐버린 사회. 통렬하지 않기에 더 사람을 움찔하게 만든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부대끼며 끊임없이 한국이 힘에 부쳤던 그의 삶을 통해 몰지각한 포퓰리즘식의 정책까지도 보인다. 그로 인해 영화는 이를 인간과 연결지으며 인간의 토대 위에 쌓여지지 않아 충족되지 못한 본능인 “주”의 개념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왜 여기까지 왔는지. 왜 우리가 개판인지. 본능이 충족되지 않는 사회에서 한가닥 희망을 가져다 주려고 노력하는, 영화는 그렇게 한주먹 희망을 쥐어주구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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