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가 생각난다. 시험기간이면 언제나 생각나지. 내가 왜 공부를 안하고 잠만 쳐자고 있었을까^_ 그러면서 늘 하는 우스개소리로 인용하는 구절이 바로 저것. 손바닥과 발바닥르로 연신 청동거울을 닦았다는 그 싯구에 밑줄을 그으며 자아성찰이라고 꾸역꾸역 적어넣었던 생각이 나기 때문이다. 진짜 그런 마음이었는지 아니면 그냥 거울이 더러워서 그런건지 알 순 없지만 여하간 스스로를 되돌아 보는 계기가 생길 때마다 제일 먼저 떠오른다.

캘러한 시절 그는 로어쉐크같았다. 죄지은 놈은 죽어야지.잘못한새끼는 죽어야지. 세상이 못하면 나라도 나서야지. 하는 나홀로 야경국가의 태도로 범죄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렇게 수십년이 흘렀다.  그러던 그가 어느 순간부터 이면을 보게 된다.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들며 용서받지 못할꺼라 이야기한 것은 그저 시작이었다.

제이 에드가는 평면에서 시작한다. 그 후버이니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이스트우드는 악명높은 그의 파편을 하나하나 주워 스스로의 방식대로 짜맞추어간다. 이성과 감성 사이의 고통. 그 고통을 쥐어짜듯 보여준다. (스포가 될까봐 말을 못하겠네 어유) 눈물이 나지 않을만큼의 괴로움이 스크린으로 전해온다. 시대가 낳은 괴물로 기억하는 악인이지만, 조명은 그쪽을 비추지 않는다. 업과 스스로의 업보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길을 잃어버렸지만 어떻게든 살아가려고, 어떻게든 스스로를 옳은놈으로 평가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하며 또 그렇게 믿어가며 세뇌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한 인간만 있을 뿐이다. 인간. 그래 정말 인간만 있을 뿐이다. 이전 작에서 마틴루터킹을 그리고 지금 제이에드가를 선택하며 관용을 말하고 싶어하는, 그의 마음이 카일이스트우드의 오스트와 디카프리오의 그늘진 얼굴을 통해 고스란히 닥쳐왔다. 그러니까-

이스트우드는 이런말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너희중에 죄없는 자만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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