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대를 하면서도 실망이 없으리라는 확신이 있었다. 영화가 말초적 쾌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 그의 영화였다. [복수는 나의 것] 을 통해 폭력을 보며 눈을 가리지 않는 나를 알았다. 처음 본 그의 영화 킬빌은 내게 등밑이 찌릿할 정도로 폭력이 주는 쾌락을 안겨주었다. 그 이후 몇번이고 돌려보면서 그 속에서 화려한 색감으로 치장된 스타일 그리고 울퉁불퉁하지만 단조로운 이야기를 유치하기 풀지 않는 변사를 발견했다. 단단한 흥미였고 꺠지지않는 이야기였고 꾼이었다. 참, 그리고 마지막으로 음식. 단순히 우유를 마시는 장면인데도 스크린속으로 뛰어들어 우유잔을 뺴앗고 싶어지게 만드는 그의 솜씨는 으.... 


그래서 항상 그의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 속 음식을 사먹곤 했다. 같은 목넘김인데도 그의 손길은 다르고 그의 소리는 왜이리 찰진지.  - 음식영화 찍으면 난리 날듯 본격 요리왕 퀭틴 - 



이번에도 그런 모든 기대를 안고 부푼 가슴으로 영화관으로 향했다. 그 전날 스필버그를 만났기에 좀... 실망할까 1초쯤 걱정했지만 문제 없었지. 


그리고 나와 외국인 몇이 좌석에 앉았고 두시간 남짓 지나 크레딧이 보였다. 




음..... 멋졌다. 여전히. 정말로. 오와! 하고 작게 소리좀 질러줬다. 

물론 타란티노가 그 전작 바스터즈를 넘을거라곤 생각하지 않았기에 그를 제하고 가히 내게는 재키브라운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멋진 영화였다. 커겈ㄱ커ㅣ겈ㄱ 컥 


어제가 개봉이었지 참. 

이야기는 안하련다. 


내맘이야 가서봐 



장고의 첫장면은 코언과 닮았다고 느꼈다. 그리고 투수가 속구와 변화구의 완급을 주면서도 텐션을 놓치지 않는 그런 미친 듯한 미쟝센과 동시에 중간에 생각난 과거의 서부영화들 떄문에 어.....? 이양반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는 생각에 큭큭하고 웃기도 했다. 

역시나 잡담과 수다는 여전했다. 바스터즈 이후로 사용하기 시작한 슬로우 모션이 이번에도 제대로였다. ( 보고 있냐 잭스나이더!!!!) 


오에스티? 아 귀가 황홀할 정도였지.


이전에 내가 놈놈놈을 옹호한 이유는 총잡이 영화에 간지가 빠지면 그건 ......... 하.... 그랬기에 정우성의 캐스팅과 그 몸짓 에 웨스턴에 대한 이해가 들어있었기 떄문이었다. 간지는 엄청나게 중요한 것이다. 시종일관 우습던 그도 1초사이에 카리스마 있는 현상금사냥꾼의 아우라를 주는 것. 그걸 해냈다. 역시. 



전문적인 용어는 별로 알지도 못하니까 이래저래 길게 설명하지 않게되는 나좀 봐주시고. 

^^>


정말 놀란건... 디카프리오 였다. 

나는 디카프리오에게 더이상 크게 반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처음 나를 영화로 홀린건 로미오였고 두번째는 하워드휴즈의 불안한 애어른이었으며 세번째는 천재 연기자 길버트의 동생이었다. 네번쨰로 나를 홀렸을 떄는 그때, 잔인한 맨주먹 싸움속에 클로즈업된 악한 얼굴이었다. 소름이 돋을만큼 무서운 시퍼런 눈이 불안해서 덜덜 떨면 에드가? 휴즈?  간데 없었다. 탁월한 연출속에 다시 태어난 그에게 칭찬을 해주는건 훌륭한 작품을 받은 관객의 도리가 아닌가? 기대이상이라는 말이 제일 맞겠지. 흔들리는 눈동자, 강박증과 두통으로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던 요전 영화들 속의 그를 찾을 수가 없더라는 말이다. 발츠랑 비교... 하긴 어렵다. 차라리 대조가 낫지. 발군의 연기력으로 악마의 옷을 입은 그에 비해서는물론 떨어지지만 절대적 클래스자체는 결코 뒤지지 않았다. 사양길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했던 나였다. 이제 전성기는 끝났다고. 스코세지의 품에서 아스피린을 먹으며 살아갈 그만 생각이 났는데.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이번엔 아직 가지않은 길로. 



같은 배우에게 다른 방식으로 네번을 반할 수 있다는건... 것도 늘 나를 놀라게 했지. 스스로 놀라지 않는자는 아무도 놀래킬 수 없다고 한다. 그 역시 그랬을까. 스스로에게. 스크린속의 그는 테이크 뒤에 자신에게 무어라 말했을까. 신인을 발견한 기분이다. 타란티노는 원석 세공사는 아니다 분명. 그러나 다시한번 시계의 줄을 갈고 보석을 세척하며 빗금을 그어낼 줄 아는 진흙에 버려질뻔 한 더러운 보석을 골라내는 눈을 가진 장타를 가진 사번 타자다. 


마음이 뜨겁다. 스크린속 그 악마같은 표정이 아직도 선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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