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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기린외전 1 - 협객불망원, 개정판
좌백 지음 / 시공사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그대들은 불렀고, 나는 왔다. 믿지 못한다면 그것도 좋다. 그럼 나는 가도 좋은가?'
너무나도 카리스마 넘치는 절대적 존재로 변해버린 어리버리 청년 왕일.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무심코 지원한 남만행은 그의 인생을 바꾸어 버렸다. '협'이라는 한글자 단어에 대한 고찰에 이제까지 '무협'이라는 글에서 '협'이라는 글자를 협소한 상자에서 꺼낸 듯한 느낌이 든다.
기존 무협처럼 황당한 기연이 넘치지도 않고, 여자가 들끓지도 않는 적당한 밸런스의 무협. 실은 좌백님의 이름에 끌렸을지도 모르는 일. 주인공이 얼마 안되는 수련으로 저렇게 멋진 대사를 내뱉을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전형적인 예가 아닐까? (근데 드래곤 라자에서 후치의 지능업을 보는듯한 이 묘한 부조화는...)
물흐르듯 자연스레 흘러가는 스토리 전개. 협이라는 글자의 무게를 알지도 못하지만, 남이 보기에는 너무나도 어리석어 보이지만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 주인공의 모습이 진정한 협은 아닐까. 좋게 말하면 협객이고 나쁘게 말하면 독종이라는 어떤 구절이 씁쓸하게 내 혀를 감도는 이유는 아마 거기 있을것이다.
여담이지만, 이 책을 보고 '혈기린' 이라는 책을 눈아프게 찾는 우(愚)는 범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그런책은 없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