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살아있는 수업기술 - 30가지 수업 고민과 그 해답 찾기
김현섭 지음 / 수업디자인연구소 / 2017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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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101 저자: 김현섭.

내 교과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사라진 이유를 돌아보았다. 나는 ‘사회’에서 떠나기 위해 국어, 수학, 과학, 영어만 선택했다. 3년 간 사회 교과 근처에도 안 갔다. 그러고나서 다시 맞닥들인 ‘사회’는 낯설고 공허해 보였다. 십여 년 간 쌓았던 것들이 손가락 사이로 흘러 새어나갔다.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다루고 있는지 막막했다. 활동과 참여를 강조하는 일은 코로나19 때부터 멈춰 있었다. 그 직전에는 또 2년을 쉬었다. 그러니까 나는 2년+2년+3년 총 7년 동안 감이 다 떨어졌다. 7년의 공백. 그 사이는 혼자 조용히 접한 잡다한 책과 글로 채워져 있다.
복직을 하면서 관리자에게 인사할 때 자조적으로 신규나 다름 없습니다, 했는데 스스로 현장을 겪어보니 기정사실이었다. 연금은 18년 넘게 납입했지만 나는 2년 차 새내기이다. 진짜 2년 차에는 배우려는 의지라도 있어서 대학원에 입학했고 평가원의 이런저런 연구 개발에도 참여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뭘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AI가 등장했고, 아이들은 일상언어로 패드립과 욕설과 멸칭을 서로 아무렇지 않게 주고받게 되었다. 그런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휴대전화 사용은 금지되었지만, 태블릿 피씨가 한 대씩 지급되었다. 적절하게 활용하는 교육과 동시에 쓰지 말아야 할 때 쓰지 말아야 할 용도로 안 쓰게 하는 교육까지 같이 해야 한다. 안 쓰게 하는 일은 솔직히 전쟁에 가깝다. 그래서 자꾸 징집을 회피하고 모르는 척 하고 싶다. 결국 말리고 잡아내고 그런데 그게 완벽하지 않아서 몇 명만 제지받고 교묘한 다른 인간들은 못 잡아내서 공정한 지도도 쉽지 않다.

이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완전히 끝나고,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지침이 되었으니, 사회과 교육과정을 다운받아 밑줄 치며 읽어보았다. 일부 단원의 학년 배치가 달라졌을 뿐, 거의 달라진 게 없었다. 강의식 말고는 다른 활동 구성이 비교적 어려운 헌법 속 국가기관, 민주주의, 법 같은 부분을 살펴보니 유의점에서도 ‘인식하게 한다’ 뭐 이런 식으로 모호하고 막연했다. 그 공백을 채우는 일, 추상적인 것을 구체화, 실제화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너무 오래 고립되었다. SNS도 거의 안 쓰고, 유튜브도 좀체 안 보고, 뉴스 기사도 웬만하면 잘 안 본다. 대체로 오래 전에 죽었거나 나와 한참 먼 사람이 남긴 책으로만 소통한다. 이번에도 그랬다.

주방 식탁 근처에 놓인 책장에서 우연히 이 책을 발견했다. 2017년에 단체로 사 놓고 정작 나는 읽지 않았던 책이다. 2018년에 아이를 낳았기 때문에 당장의 과제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그 사이 교육과정과 세상이 바뀌었어도 제목을 보면 뭔가 아직 유효한 뭔가가 있을 것 같아서 펼쳤다. 그러니까 나는 아직 포기하지 못한 것이다. 완전히 무능해지는 것과 아닌 것 사이에서 발버둥치고 있긴 한 것이다. 책 구성은 깔끔하고 명료했다. 실용적인 팁도 나아가야 할 방향도 지시해주었다. 그렇게 신념과 확신을 가질 수 있고 그걸 다른 이들에게 전할 수 있는 마음이 부러웠다. 그러니까 이런 책들을 보며 비뚤어지지 않고 온전히 받아들여 실천을 해야 일터에서 나쁜 사람이 되지 않는 것이다. 초반부를 읽는데 틀린 말은 거의 없었다. 다 맞는 말 같았다. 노력과 실천을 말하는데 그걸 못하고 있는 나는 무책임한 걸까 병이 든 걸까 계속 이 일을 해도 되는 건가 싶었다. 그렇지만 모두가 자기가 믿는 종교 경전의 내용을 어기지 않고 실행하는 것은 아니니까 스스로에게 너무 야박해지지 말아야겠다.

일터로 돌아와서도 인문사회과학과 교육학 서적을 읽는 대신 회피형으로 과학교양서와 온갖 잡다한 분야의 비문학과 고전문학을 읽었다. 현실과 시사적인 분야보다 보편적이고 통섭적이고 시대가 지나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본질 같은 것만 찾아 다녔다. 대개는 이게 맞냐? 하고 자아성찰만 실컷 했다. 회의, 의심, 의구심, 불신, 비판, 반대, 내 장점을 써야 할 일이 있었는데 잘하는 게 저 비슷한 말들만 떠올라서 그냥 미리 준비함, 을 장점으로 꼽았다. 단점은 미리 걱정함, 이었다.

이 책 읽기는 미리 준비함과 동시에 지금에 대처할 마음을 기르는 데 조금 도움이 되는 느낌이었다.

+밑줄 긋기
-덕성(인간 됨됨이)이 부족하면 삶의 만족도와 행복 지수도 떨어진다. (26, 역의 경우도 맞는 건가 싶은 것. 덕성과 관련된 것으로 자기 존중, 자기효능감, 내면의 안정성, 영성 같은 걸 제시한다. 난 틀렸어 먼저 가...자기 성찰을 할수록 안정성이 깨지는 편)

-무표정하게 학생들을 대하게 되면 학생들 입장에서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별로 관심이 없는 것으로 여긴다. 교사가 학생들을 사무적으로 대하면 학생들도 교사를 지식을 전달하고 행동을 통제하려는 사람으로 여긴다. 교사의 내면 상태는 표정과 태도로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 (49, 첫 수업 시간을 망치는 방법 중)

-첫 시간에 만날 학생들이 작년에 담당했던 학생들보다 배움의 상태와 의지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만약 작년 학생들보다 상태(?)가 좋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수업에 임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마음의 단단한 각오를 가지고 학생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학생들의 배움 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교사로서 그 학생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사랑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첫 수업의 문을 열어야 한다. 사랑은 이성과 감정 뿐 아니라 의지도 포함된 개념이다. (56, 무서워!)

-학생들은 엄격한 교사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무관심한 교사를 싫어하는 것이다. (92)

-학생들은 친절한 선생님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수업 질서가 무너져서 배움이 잘 일어나지 않으면 이를 싫어한다. (93)

-존재 자체에 대하여/후천적인 노력과 성장 과정에 초점을 둔/구체적인 이유를 들어서/사실에 기초하여/과정 중심으로 칭찬하기, 학생의 긍정적인 행동에 대하여 감사를 표현하기(105)

-“넌~을 잘하는 것 같아”
“너의 ~이 발전한 것 같아”
“우리는 너를 좋아하지만, 네가 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
“네가 ~함으로써 우리를 도울 수 있을 것 같아”
“함께 시도해보자”
“자 한번 보자, 실수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거야. 네가 실수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가 더 중요해”
“너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네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포기하지 말고 계속 시도해보렴”
“네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도움이 필요하다면 내게 말하렴.”
“네가 어떻게 느끼는지 알지만, 네게 이것을 잘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확신해”(106-107, 격려의 표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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