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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매기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8
김금희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11월
평점 :
-20260830 재독. 저자:김금희.
나의 책 9권 꼽아보기를 하며 몇 권을 쥐어짜던 나는 스스로 의심이 들었다. 내가 좋아한다던 책들이 사실 가물가물했다. 어떤 상징이거나 어렴풋한 느낌만 남았다. 그래서 김봉곤, 김금희의 소설을 꺼내 보았다. ‘생명의 도약’이나 ‘감각 환각 착각’ 같은 과학책은 확인하는데 조금 더 오래 걸릴 테니까. 아마 다시 안 볼 수도 있고.
다 저녁 때 이거 오늘 다 읽겠네, 할 만큼 김금희의 중편 소설은 폭이 손가락 한 뼘 쯤 되고, 페이지는 다 떼고 소설만 보면 124쪽 안에서 끝났다. 다시 읽으며 아주 초반과 아주 후반의 장면은 기억이 났지만, 내가 이 책을 읽긴 했었나 싶었다. 소설을 다시 읽을 때 그렇게 레드썬 하는 기분이 들면, 그게 또 약간 횡재한 것 같다. 재미있었다고, 잘 썼다고 생각만 남은 글이 다시 읽어도 재미있고 잘 쓴 그대로 있어서 다행이다. 변한 건 나였어!
읽는 나는 첫 번과 이번이 달랐다. 뭐라고 콕 찝어 설명할 수 없지만 하여간에 그렇다. 같은 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는 강처럼, 그 발도 사실 같은 발이 아닌 것이다. 매기와 재훈의 만남도 그랬다. 2002년 월드컵 광장을 스치던 그들과, 아마도 2016년 사람들이 광장으로 몰려가던 무렵 레이디치킨 2층에서 숨어서 만나는 그들은 같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또 흘러가는 건 비슷했다. 재훈은 찌질해보이지만 동시에 가여웠다. 이번에는 블룸 씨처럼 처용처럼 뭔가를 빼앗긴 양(그런데 그거 원래부터 네 거 아냐) 바쁜 남자가 아니라 이건 사랑, 연애, 하고 생각하려고 하지만 상대방의 조심조심으로 그게 잘 안 되어 이건 외도, 불륜, 하고 애정이 수치심으로 자꾸 치환되는 남자 화자의 율리시스였다. (서울, 순천, 제주, 부지런히 다닌다.) 김금희는 그런 걸 쓸 수 있는 작가였고 그래서 내가 좋아했다. 좋아한다.
+밑줄 긋기
-사랑은 프라이빗한 것이지만 쇼잉이기도 하다는 것을 나는 그 마포구 와우산로17길에서 깨달았다. (11, 심지어 도로명주소야.)
-우리는 뭐든 그렇게 ‘축적’이라는 것을 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사진도 찍지 않았다. 둘이서 다정하게 카메라를 바라보는 일, 그것이 아무리 기계의 눈에 지나지 않더라도 그렇게 제삼의 눈을 바라보는 게 차마 못할 일이었다. (63, 사랑보다 깊은 상처가 많은 재훈. 매기가 좀 아깝다.)
-“그 순댓국집 아줌마에게서 왔지.”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알았을까?”
매기는 한동안 말해주지 않다가 우리를 그나마 예쁘게 봐준 사람이잖아, 라고 했다. (120, 매기의 전설. 손이(네일아트가) 예쁘다고 칭찬하던 아줌마의 노래 속에서 생겨났다.)
9권 꼽아보기
https://www.mytop9books.com/share/IhpCrjbn
2021년 겨울의 매기. 2026년 여름의 매기와 온도차가 있는 듯 없는 듯.
https://m.blog.naver.com/natf/2222035456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