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4 저자:테네시 윌리엄스.

독후감을 세 번 썼다가 지웠다. 아우 다 마음에 안 들어. 또 지우면 안 되니까 그냥 냅두자…읽었다고 다 써야 하는 건 아닌데 이것도 강박인 것 같다.
제목과 작품 안의 욕망, 이라는 말 때문에 욕망이라는 말에 집중하게 되지만, 잘 모르겠다. 욕망이 무얼까. 먹고 싶고 하고 싶고 잘 살고 싶고 원하는 걸 얻고 싶고 그런 건 거의 모든 인간의 일 아닌가. 나의, 너의 바람.

블랑시가 사치와 허영이 심하고, 교사이면서 미성년자와 관계 맺는 일을 저지르고, 미치와 결혼해 보려고 점잖은 척 하긴 했다. 그렇지만 미치가 블랑시를 강간하려고 시도하거나, 스탠리가 자기 부인이 아기 낳으러 간 사이 블랑시를 강간하는 건 그놈들의 잘못이다. 열여섯에 결혼한 남자가 알고보니 남자를 사랑했고, 그 남자가 권총으로 자살한 것도 그녀가 생각하지 못한 불운이다. 운없고 허영기 좀 있고 남자로 팔자 고쳐보려다가 수틀린 여자. 그 여자의 허약함을 놓치지 않는 포식자 같은 남자들이 블랑시를 괴롭히고 비난하고 던져버렸다.
의지가지 없고 돈도 없어 동생한테 기대러 왔는데 험한 꼴만 보고 어딜 가도 쫓겨나는 신세이다. 받아줄 곳이 정신병원 밖에 없다는 건 슬프다.

인생은 기니까 오늘날 같으면 블랑시가 재활을 해서 사회로 돌아오는 일이 있을까? 언젠가 그녀를 품어줄 사람을 만날까? 작품이 나온 1940년대에는 그럴 가능성은 지금보다 훨씬 희박했을 것이다. 그렇게 옛날 이야기 속 여자들은 미치거나 죽는다. 동생 스텔라나 2층집 유니스처럼 남편한테 맞으면서도, 그래도 이 삶을 떠날 생각 없어, 떠나도 방법이 없어, 하는 불운한 세계이다.

이렇게 한 여자가 지독하게 사회관계망으로부터 배척당하는 이야기는 재미있다고 하기도 그렇고 감동적이라기도 그렇고 그냥 찝찝하고 서글펐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 그런 걸 많은 이야기들이 되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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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다는 거, 돈이 많이 들어요, 스텔라 아가씨!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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