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화학 - 엉뚱하지만 쓸모 많은 생활 밀착형 화학의 세계
조지 자이던 지음, 김민경 옮김 / 시공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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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9 조지 자이던.

원제 Ingredients가 어째서 ‘오늘의 화학’으로 탈바꿈했는지는 모르겠다. 전에 읽은 ‘우리 집에 화학자가 산다’ 저자 선생님이 번역을 하셨고 화학 얘기도 많이 나오긴 하지만 말이다… 저자는 미국화학학회의 책임 프로듀서를 맡은 요즘 말로 과학인플루언서다.

책의 2/3까지는 제법 흥미롭게 넘어가다가 p값 나오고 통계, 연구방법론, 확률 계산 이런 거 나오기 시작하면 좀 급격하게 흥미가 떨어진다. 나는 양적연구하는 교수님 쪽으로 지도교수님을 옮겼다가 통계 수업 몇 개 듣고는 그냥 학위 같은 거 안 하기로 했었다… 그런 산수도(암기도) 안 되는 내가 언감생심 화학을 공부하고 싶어했다니… 그냥 과학대중서나 두루뭉술 적당히 읽고 재밌네, 재미없네, 하면 좋지 아니한가…

적당히 먹어, 안 죽어,의 한국 권위자는 최낙언 선생님 정도가 생각나는데, 역시 화학 열심히 공부하신 분… 분자식 열심히 포토샵해주시면 와 예쁘네, 이러고 그냥 재밌네 음식 얘기다 냠냠 하고 여러 권 취미로다가 읽었다. 이 책도 비슷했다. 그렇지만 단호하게 흡연은 나쁘긴 나쁘다고 해준다. 담배 회사도 화학 잘 하는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겠지… 세상을 이해하는 도구들은 이렇게 저렇게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

그래서 거의 일년을 점심은 닭가슴과 과일 야채 견과류 친구들로 먹고 있는 나이지만,(아침도 귀리와 요거트와 시리얼과 과일 견과류 친구들을 먹지만) 가공식품의 절정이라 할 만한 단백질 음료(자연계에 지방 탄수 다 빼고 온리 단백질인 것들은 맛없고 또 거의 없겠지)도 달고 살고, 냉동식품-치킨, 피자, 베이커리들, 버거킹 와퍼, 라면, 캔에 든 닭가슴살, 참치, 번데기, 봉지에 든 파우치 파스타 소스, 굴라쉬, 가끔은 과자들, 다 먹는다. 배부를 정도로 많이 먹지 않을 뿐… 극단의 건강식과 소위 초가공식품들이 냉탕온탕하는데, 뭐, 건강합니다. 날씬합니다. 몸무게가 놀랄 정도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근육량은 근력, 저항 운동량이 좌우하지 음식이 좌우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냥 싫은 건 안 먹고(요즘은 주로 한식이나 생선) 당기는 건(이건 아무거나) 그때그때 먹고, 같이 먹는 사람과 맛있게 즐거우면 됐고, 뭐 그렇다. 그렇게 확증편향적인 책만 주워 읽는 나새끼다. 뭐가 좋다, 뭐가 안 좋다, 걱정 안 하고 살면 편해요… 먹고 싶은 거 먹되 양만 잘 조절해 보세요…

+밑줄 긋기
-결국 여러분은 사라질 것이다. 분해되는 여러분의 몸은 어떤 생물에겐 뷔페다.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시라. 거의 모든 생물에게 해당되는 얘기다. (88)

-여러분의 피부 분자를 춤추게 하는 광자(앞의 뜨거운 물처럼)를 “적외선”이라고 부른다. 맞다. 태양의 열기, 열화상 카메라, 진짜 끝내주는 가스레인지 같은 단어들은 우리가 아주 특정한 양의 에너지를 가진 광자에 붙인 이름일 뿐이고, “따뜻함”이라는 단어는 이 광자들이 피부에 부딪힐 때의 느낌에 붙인 이름일 뿐이다. (167)

-하지만 그 후 25년에 걸쳐 “아, 진짜! 커피 마시지 말라고!”와 “뭐, 아마 별일 없을 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논쟁 끝에, 커피는 우리에게 완전히 새로운 충격을 안기기로 했다.
“연구자들: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심장마비의 위험이 낮아진다”(209, 맛있고 기운나면 됐다…그만 해…)

-그러니 만약 다음에 “블루베리는 사망 위험 감소와 연관되어 있다”와 같은 헤드라인을 보게 되면, 합리적이고 인과적인 연관성으로 가는 길에 있는 모든 웅덩이를 기억하시라.

1번 웅덩이: 사기꾼
2번 웅덩이: 기본적인 계산 실수
3번 웅덩이: 우연(무작위 가능성)
4번 웅덩이: 절차상 오류
5번 웅덩이: p-해킹을 포함한 통계적 속임수
6번 웅덩이: 교란된 연관성
7번 웅덩이 : 연구 설계(관찰실험vs.무작위 통제 실험) (273, 안 빠지게 주의할 웅덩이가 너무 많다...과학자나 연구자 안 하길 잘 한 듯…)

-어떤 방법이 충분하지 않다면, 그게 여러분이 가진 전부일지라도 그 방법을 사용해서는 절대 안 된다. (302, 충분함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또 생기고…)

-CDC(질병통제및예방센터)와 FDA의 안전 경고에 주의를 기울여라. 그 외에 인터넷에서 음식과 건강, 특히 케일과 계란 같은 개별 음식에 대한 소식을 읽는다면 마치 새끼고양이처럼 취급하라. 같이 재미있게 놀되 그로 인해 삶이 바뀌지는 않도록 하라. (315-316, 이 말을 하려고 그렇게 길고 지난한 길을 함께 했다...흡연은 확실히 해롭고, 먹는 건 너무 신경쓰지 마...정도일까)

-예를 들어 85세의 사망 위험은 10세 어린이의 912배다.(9만1200퍼센트 높음…) 1년 동안 미국인의 사망 위험이 10퍼센트에 도달한다고 생각되는 나이는 몇 살일까? 다시 말해, 여러분은 인생의 어느 단계에서 1년 이내에 죽을 위험이 처음으로 10분의 1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 아니다. 87세다. (321, 그러니까 죽음 위험의 확률 증가는 나이가 제일 강력하게 보장한다. 나이가 음식을 이긴다. 어르신들이 들으면 섭섭해하겠다.)

-<소소한 조언들>
너무 걱정하지 마라. 식품 및 건강에 관한 대부분의 뉴스는 안전 리콜이나 오염 통지 등이 아니라면 무시하라. (…). 담배를 피우지 마라.담배를 피운다면 끊어라. (…) 신체 활동을 활발히 하라. (…) 건강한 식단이라고 하면 어떤 하나의 큰 일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수백 가지 작은 것들로 이루어진 상당히 복잡한 혼란이다. 즉, 한 가지 식품의 기대 수명에 대한 기여도는 아마도 아주아주 작다는 의미다. (…) “가공식품을 피하라.” 그리고 말해두지만, 나는 근본적인 점에서 이에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가공식품을 독이라고 부르는 건 그만둘 수 없을까? 가공식품을 독이라고 부르는 것은 설사를 하게 만들거나 심장을 멈추게 하는 진짜 독에게 매우 무례한 행동이다. 설탕(심지어는 초가공식품)을 독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면 독이라는 단어가 싸구려가 된다. (334-338, 이 책의 두께나 이것저것 시시콜콜 가져다 붙이는 전개가 마음에 안 들면, 그런데 결론은 궁금하면 이 부분만 읽으면 간단하겠다.)

-“우리가 먹고 마시고 들이마시고 우리 자신에게 바르는 모든 것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는 보기보다 훨씬 어렵다.”
세상은 보통 유기화학 입문처럼 깨끗하고 단순한 반응이 깨끗하고 단순한 제품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마치 모든 아수라장이 펼쳐지는 고급 유기화학에 가깝다. (340, 여러분 이것은 화학에 관한 책입니다...그렇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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