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이 말을 할 수 있다면 - 의학 전문 저널리스트의 유쾌하고 흥미로운 인간 탐구 보고서
제임스 햄블린 지음, 허윤정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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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6 제임스 햄블린.

 종이책 잔뜩 쌓아두고 허튼 책 전자도서관에서 빌려 보는 게 특기이다. 뭐 막상 빌려보니 완전 허튼 건 아니고 제법 흥미로운 책이었다. 번역이 중간중간 문장 후져가지고 거슬리긴 했지만 참고 읽을 정도였다. 
 몸에 관한 책 생각보다 관심이 많아서 한 때 블로그 상위 유입 검색어였던 것이 ‘남자 젖꼭지’(…) ‘남자는 왜 젖꼭지가 있을까?’라는 삐끕 유머 버무린 의학 상식 빙자 도서였는데, 이번에 읽은 ‘우리 몸이 말을 할 수 있다면’은 그 상위 호환 버전이었다. 심지어 젖꼭지 책도 이 책에 인용되어 있긴 하다…(미국에서 베스트셀러였다고 함) (아니 그런데 유입 검색어 진짜 이상한 거 많음…‘시아버지의 육욕’, ‘여군 성적 소비’, ‘소월길 쉬멜’, ‘갱뱅’ 왜 이런 거 찾아서 내 블로그 들어옴? 훠이훠이)

 전에 읽은 ‘메디컬 스캔들’은 독일에서 의대 졸업하고 수련까지 하고서 의사 포기하고 저널리스트 된 저자의 책이었는데, 이 책은 비슷한 행로 가는 미국 의사 출신 저널리스트였다. 의사들의 자부심은 대단하고, 뭐 사람 고치고 살리는 일은 그럴 만하다(악덕 병원 사장님 빼고). 그런데 비슷한 저자 책 두권 읽어보니 의사 되려다 다른 길 가기로 한 사람은 뭔가 그보다 더 하늘을 찌르는 자존감 같은 게 있지 싶었다. 

 책 목차 훑어보며 빌리게 되었는데, 제일 관심 있던 주제는 책 후반부의 성과 죽음이었고, 역시나 이 부분이 재미있게 읽혔다. 아주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많이 없어서 나놈이 생각보다 이 주제 많이 봤구나...싶었다.

 챕터 하나에서도 이런저런 다양한 이야기 많이 하는데, 사람의 건강과 생명 놓고 마케팅 벌여서 불필요하거나 검증되지 않는 수술/시술/섭취하는 사례에서 저자는 비판적인 관점을 보였다. 건강보조제 시장이 그렇고, 심방세동처럼 생명 위협하는 분야에서 실시되는 전기로 심장 세포 지지는 수술도(생각보다 효과 없음 비만 개선하고 생활 습관 바꾸는게 수술보다 효과적임) 그렇고, 소음순 축소 수술(…실루엣 드러나는 스키니한 패션과 함께 유행했다고 함. 레깅스 이새끼) 같은 것도 그랬다. 죽음 부분에서 미국 장례 문화를 자세히 다뤘는데,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듯 죽은 사람 눕혀놓고 막 관 주변 꾸미고 작별인사하는 연출하려고 포름알데히드처럼 생태계와 인체에 부담주는 방부 독극물 많이 쓰이고 비용도 높아지는 부분에서 오 우리랑 좀 다른 듯 하면서도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다. 나 어릴 때만 해도 매장이 장례 기본이었고 화장하면 뭔가 연고 없고 돈 없고 쓸쓸한 장례처럼 드라마에서 뼛가루 배 위에서 바람에 날리는 연출할 때 나오던 건데, 이제 땅값 비싸지고 죽는 사람 많아지니 어느 새 자연스럽게 화장이 기본이 된 느낌이다. 미국 장례 상황 보니까 새버스의 극장에서 새버스가 자기 묘자리랑 장례 비용 계속 신경쓰는 게 좀 이해가 될 듯도 하고… 내 보기엔 화학 물질에 시체 녹여 폐수 처리하는 장례가 가장 친환경적인 거 같고 마음에 드는데 미국 비롯 여타 나라 대부분에서 불법이라고… 이 장례 옹호하는 사람은 장례 산업과 행정부의 커넥션을 의심...

 살면서 크고 작은 병으로 병원 신세 제법 졌다. 지금도 아직 한 달 쯤 항응고제를 더 먹어야 하고, 격일로 아픈 허리 전기로 지지러 물리치료 하는 마취통증의학과에 다닌다. 치료 순응도 높이려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는 선생님들도 여럿 만났고, 불친절하거나 심지어 호통치는 선생님도 만났다. 아직도 안 잊어버리는 건 엄청 연세 지긋하신 대학병원 출신 두경부외과 선생님께 성대폴립 수술 받았는데, 내가 진료 보면서 시선 처리 제대로 못했더니 의사 선생님이 사람을 똑바로 보고 말해야지, 하고 엄청 호통치며 혼냈었다… 그 선생님이 대학병원 과장 그만두고 동네 의원 차리신게 레지던트 엄하게 혼냈다가 자살해버려서 충격 받은 이후 라고 기사에서 읽었었는데… 흠 사람 안 변하는 구나 찔끔 했었다. 

 적당히 잘 진단하고 치료한 경우도 있지만 내가 크게 아파도 너무 티가 안 나게 그냥 몸이 이러저러하게 이상하네요? 덤덤하게 말해서인지… 기존 복통과 다르고 압통이 있는뎁쇼? 충수염? 했는데 내원한 내과에서는 열도 안 나고 충수염이면 데굴데굴 구를 거라고 그냥 장염약 지어주고 보냈는데 그날 저녁 응급실 가서 씨티 찍어보니 충수염 맞았다… 산부인과에 진통 있는데요, 하고 걸어 들어가니까 걸어 들어오는 거 보니 내일 쯤 나오겠는데요? 했는데 첫애, 그러고 사십분 안에 낳음... 진통이랑 출혈 느끼자마자 이건 한 시간도 안 걸리겠다, 하고 야간에 구급차 불러 들어간 분만실에서 아악, 하니까 간호사가 애 그렇게 쉽게 안 나와요-짜증 부렸는데 둘째, 그러고 이십 분도 안 걸려 낳음(출산 후 간호사 또 짜증-배 아프면 빨리 왔어야죠...응 아프자마자 온 건데…)… 이번에 폐색전증으로 응급실 가서도 흉통 있으면 미리 말하라고 안내문 있길래 숨차고 흉통이 있는데요? 창구랑 보안요원한테 말했는데도 네-가서 차례 기다리세요… 젊은이나 여성한테는 잘 없는 질환이니까 그랬겠지만 나중에 보니까 나 폐동맥 혈전 걸렸다고 이 사람들아…
 이런 상황들 보면 내 몸은 바깥에서 관찰하는 사람이 완벽히 알기는 또 어렵겠다 싶다. 일단 이상 감지하고 잘 살폈다가 병원 뛰어가야 하는 건 스스로의 몫...하아 어렵다. 

 한 해 이런저런 병치레로 노화를 절감하고, 아프면 바라던 바도 일단 중단되고 돈도 깨지고 가족도 걱정시키고 하는 걸 새삼 또 느꼈다. 미리 읽어둔 의학, 건강 관련 책이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읽어 놓고도 아프니까 더 찾아 보게 되는(만화도 일하는 세포 블랙 같은 거…) 것도 같고, 그런 책들 본다고 주저 앉아서 허리 조지고 있는 걸 모른 것도 같고…(어쩔 거야…) 그런데 허리 안 조지는 법 있나요? 앉아 있는 거 말고 걷는 거 말고 뭘하지? ㅋㅋㅋ 일단 의식적으로라도 폼롤러에 가끔 눕고 서 있고 걸으러도 나가고 하는데 어제도 새벽 3시에 허리 아파서 깨서 타이레놀 먹고 잤다… 

 책 보다가 기대수명 검색하니 대한민국이 홍콩 일본 마카오 싱가포르 이어서 높은 순위라 하는데 안 아픈 채로 생존하는 건강수명은 또 엄청 높지는 않았다. 결국 한국인 대부분은 점차 유병장수하는 라이프 사이클로 가고 있다는 거… 물리치료 받는 침대 옆에서 할머니가 에고에고 아파 죽겠다...하는 소리 들으면서, 아무 것도 못할 만큼 아프고 그저 살아만 있는 오랜 후의 시간을 생각했다.(야 몸 잘 안 챙기면 생각보다 가까운 미래야…) 심장내과 입원할 때 맞은 편에 누워 숨만 쉬던 할머니들도 생각나고… 아직 기대수명 대비 절반도 못 산 꼬꼬마 새끼가 성질은 급해가지고 왜 벌써 마지막에 관심을 갖는지 모르겠다. 

+ 이 책 기대 수명 이야기하다 뜬금없이 바른 자세 삽화 나옴 ㅋㅋㅋ나한테 맞춤형이냐...




+밑줄 긋기
-나의 의대 룸메이트는 안과의사가 돼 텍사스로 이주했다. 그는 사람들이 자기 직업을 알게 되면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을 이 책에서 다뤄보라고 내게 권했다. 그가 말한 질문은 주로 이런 것들이다.  눈 안에서 잃어버린 콘택트렌즈가 뇌 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나요? 이 질문을 듣고 난 웃었지만, 그는 웃지 않았다. 이제 그에게는 재미로 넘길 수 없는 질문인 것이다.

-많은 관람객이 전시물들을 보고 충격에 빠졌고, 그 시신들이 어떻게 조달됐는지 수상쩍다는 소문도 돌았다. 하지만 인체의 신비 대신 ‘실제 시신’이라는 제목을 붙일 수도 있는 전시가 엄청난 인기를 계속 끌고 있다는 바로 그 사실 때문에 가장 충격이 컸던 분야는 아마도 예술계일 것이다. 역사를 통틀어 우리가 누린 모든 예술 가운데 왜 하필 미화된 생물학 실험실이 이토록 성공을 거두고 사랑을 받는 걸까? 특히 우리들 대부분은 평소 우리 몸의 기능에 대해 과도하게 논하거나 죽음을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는 일을 정말 싫어하지 않는가?

-와이오밍대학교에서 마케팅을 가르치는 켄트 드러먼드 Kent Drummond 교수는 <인체의 신비전>이 인간의 비참한 모습에서 느끼는 불쾌함을 영생의 욕망과 나란히 놓을 수 있기에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 전시물들은 언젠가는 죽는 인간 운명의 장엄함을 끌어내지만, 사람들을 압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프록터는 무지가 ‘적극적인 배양’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무지는 마케팅으로도 소문으로도 확산되면서 지혜보다 훨씬 더 쉽게 퍼진다. 프록터는 지식을 연구하는 학문인 인식론 epistemology과 대조되는 개념으로 무지를 연구하는 학문을 ‘아그노톨로지 agnotology’라고 명명했다. 이 신조어는 아직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되지 않았다. 옥스퍼드 사전이 선정한 2016년 올해의 단어인 탈진실 post-truth과 관련이 있는데도 말이다.

-게다가 이제는 각자 받은메일함에 뜨는 기사들과 소셜미디어에서 개인 맞춤으로 선별해 보여주는 기사들만 점점 읽다 보니 스스로 무지의 터널로 들어가기가 더욱더 쉬워졌다고 프록터는 말한다. 스스로 문제의식을 느끼려면, 그것도 기꺼이 도전해 문제를 찾아내려면 무지를 의도적으로 키우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의사와 환자의 과제는 모두 문제의 맥락을 살피고, 과학에서 마케팅을 분리하고,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경계를 찾아내서, 건강과 정상을 정의하거나 재정의하려는 사람들의 동기를 파악하는 것이다. 만약 우리 모두 그에 따라 스스로 정립된다면 몸과 관련된 정보의 맹습에 대처하고 자신에 대한 이해를 확고히 유지해 다른 사람들과 서로 생산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설득력 있게 심지어 행복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좋은 말인데...옮긴 문장이 정말이지 구리다…두번째 문장 한국말을 왜 저렇게 써…)

-가장 치명적인 질병과 상호 난폭한 학대의 근원에는 무지가 자리 잡고 있다.
(저기 학대 어쩌고 어뷰즈 번역이겠지 의학 관련이면 남용아닐까 진짜 흥미로운 책인데 번역이 조져놓은 느낌…)

-“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다.” 이렇게 선언하면서 세계보건기구는 의료계가 새로운 시야를 갖도록 격려하겠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그러나 그런 희망은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늘날 전 세계 많은 지역의 보건 의료 제도는 여전히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상태에만 집중하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 보면 그 제도는 이미 발병한 후에 그 질병을 치료하는 데 중점을 둔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그런 관행에 대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또한 우리는 여러 신호를 지니고 태어나는데 그 신호들이 전달되면서 머리카락이 있으면 대부분 더 유리한 평가를 받는 시기에 머리가 벗어지고,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불안하고, 어떻게든 피하려 애써도 암에 걸리게 된다. 안타깝게도 세월과 건강과 행복은 공정하게 분배되지 않는다. 겉보기에 피상적인 부분, 그러니까 나와 남의 눈에 비치는 모습은 나 자신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쌓이고, 그다음에는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과 서로를 대하는 방식으로 축적된다.

-1922년에 쿨리는 이렇게 썼다. “자부심이나 수치심을 갖게 하는 동인은 단순히 자신에 대한 기계적 반사가 아니라, 귀속된 감정이자 타인의 마음에 비친 자기 모습을 상상한 결과다.” 쿨리는 타인이 내 세계의 일부일 뿐 아니라, 심지어 자기 이해에 아주 중요한 전부라는, 시대를 초월한 관념을 다시 대중화했다. 엄밀히 말하면, 개인들로 이루어진 인간 세상은 수조 개의 아주 작은 고착생물이 모여 있는 산호나 다름없다. 크기가 시침핀 머리만 한 고착생물은 바다에 홀로 있으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함께 있으면 큰 배도 침몰시키는 산호초가 될 수 있다.

-한편 아하로노프는 성형수술에 관한 실존적 의문을 파고든다. 사람들은 왜 정상이 아닌 이상을 원할까? 왜 문신과 피어싱을 할까? “그건 다르고 싶은 욕망이에요. 독특하고 싶은 욕망이죠.” 아니면 정반대로, 그들이 모방하고 싶은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욕망이다.

-문신 염료에 균이 있든 없든 간에 백혈구는 염료를 공격한다. 하지만 그것을 물리치지 못한다. 백혈구는 염료 덩어리를 보면서 이렇게 말할 것이다. “제기랄, 더럽게 크네.” 결국, 우리 면역계는 그냥 싸움을 포기하고서 이 피부 침입자들과 같이 살아야 할 팔자구나 하면서 체념하고 만다. 문신은 반항과 개성뿐 아니라 체념의 문제이기도 하다.

-문제는 맨 정신으로 문신을 한 사람조차 때때로 그 일을 후회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충성심이 변했거나 사랑이 뜨거웠다가 식은 경우다. 미네소타주의 한 문신 제거 업체에 따르면, 문신할 때의 기본 원칙은 애인이나 배우자의 이름 또는 “그런 상대에 대한 사랑을 상징하기 위한 것”은 뭐든 절대 새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하나의 방법이다.

-“우리가 아는 바는 가려움증이 단순히 신경병성 증상이나 면역 문제, 상피세포의 장벽 문제뿐만 아니라, 아마도 이 모든 문제가 합쳐진 결과일 거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어떤 능력을 습득하는 동안 다른 것들을 배우는 능력은 잃게 된다. 바로 그런 까닭에 어렸을 때는 배우는 일이 아주 쉬운데 나중에는 매우 어려워지는 것이다. 우리의 면역계는 시냅스 synapse•라는 나무의 가지치기를 담당하는 듯 보인다.

-코언에게는 ‘청각과민증 hyperacusis’이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병이 있다. 그 병에 걸리면 일상적 소리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시끄럽게 느껴진다고 한다. 이 증상은 ‘선택적 소음 과민 증후군’이라고도 일컫는 ‘미소포니아 misophonia(소리혐오증)’와 가끔 혼동된다. 코언은 미소포니아를 설명하면서 특정 소음, 특히 씹는 소리나 꼴깍꼴깍하는 소리처럼 몸에서 본능적으로 나는 소리들이 짜증만 일으키는 게 아니라 ‘순간적으로 피가 끓는 분노’를 유발한다고 얘기한다. 어떤 사람들은 특정 소리가 ‘슬픔, 공황발작, 망설임, 인지력 상실, 몸이 근질근질하거나 몸에 뭔가 기어 다니는 느낌, 도망치거나 싸우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고 말한다.

-딘지스는 수면이 부족한 사람들을 음주 운전자에 빗댄다. 음주 운전자는 운전대를 잡으면서 자신이 누굴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술에 취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잠이 부족해 가장 먼저 잃는 것 중 하나는 자기 인식이다. 수면량이 가장 부족한 사람들에게서 그 영향이 가장 빨리 나타난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비타민 꾸러미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거식증에 걸린 사람이나 트라우마를 겪은 후로 음식을 입에 대지 않는 사람이다. 학대 가정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들도 영양소가 이것저것 많이 부족할 위험이 크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종합비타민에 대한 대답은 명확하고도 격하게 ‘아니요’다.

-남녀의 유두를 구별하는 요인은 심지어 그 아래의 유방 조직의 양도 아니다. 많은 남성이, 특히 비만인 경우에는 여성보다 그 양이 더 많다. 또한 법 집행관이 개인의 염색체를 보고서 누구의 유두가 여성이고 누구의 유두는 남성인지 판단할 수도 없다. 따라서 여성의 유두는 맥락의 문제다. 유두와 결합해 풍기문란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여성성을 인식하는 개념이다.

-질병을 치료하고 수명을 연장하는 연구가 과연 어느 시점에 실제로 부지불식간에 인류의 종말을 재촉하게 될까?

-우리는 자신을 개체로 생각할 때만 죽는 존재가 된다. 이 말은 그냥 상징적인 표현이 아니다. 우리의 생식세포는 실제로 무수한 후세대의 세포가 된다. 한 생물종으로서 우리는 더 많은 인간 세포를 (아기라는 형태로) 계속 무한정 생산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내 몸을 구성하는 세포들은 언젠가는 살아 있지 않을 테지만 (내가 성적 짝을 찾았다는 가정 아래) 그 관계에서 탄생한 다른 세포들은 살아 있을 것이다. 한 완전체로서 인간의 몸은 바닷가재나 어쩌면 오브리드 그 레이처럼 생물학적으로는 이미 불멸의 존재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오로지 몸을 엉망으로 만들지 않는 것이다.

-이슬람교에는 장례에 대한 언명이 있다. 하지만 서구의 관습적인 방식에서 보이는 호화로움과는 정반대로, 시신을 수의로 감싸서 간소 한 소나무 관에 넣어 48시간 안에 매장한다. 도브샤의 연구 결과를 보면, 주요 종 교들의 매장 풍습 가운데 이 방식이 가장 지속 가능하다. 퇴폐주의와 방부 처리 는 기독교의 어떤 기록이나 교리 어디에도 규정돼 있지 않다. 그런 방식은 새로운 번영 국가인 미국의 전통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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