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사전 - 행복을 부르는 마법의 책
프랑수아즈 부셰 글.그림, 최성웅 옮김 / 파란자전거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20230914 프랑수아즈 부셰.


김광석-불행아


시집 한 권 읽고 꽂혀서 같은 번역가가 옮긴 이 책이랑, ‘검은 수련’, ‘두이노 비가’, ‘사물의 편’ 샀다. 타율은 반반? ㅋㅋㅋ 어린이에게 먼저 보라고 줬었는데 반응은 그냥 미적지근했다. 

 나는 이 책 살 때만해도 행복해지고 싶었나 봐. 책을 폈더니 어린이들에게 부모님께 꼭 보여주라고 되어 있는데 우리 어린이는 엄마도 꼭 보세요, 안 하더라… 우리 어린이는 다크 마미인 걸 너무도 잘 알지… 그런 어미랑 살면서도 스스로 긍정적인 사람이라 하고, 학교가 가끔은 힘들어도 재미있고, 부족한 것 없이 살고 있다고 하는 내 새끼는 나보다 낫다. 내가 중학교 돌아가면….하니까 뭔 소리야 엄마는 대학에 가야지, 하는 위로도 할 줄 암 ㅋㅋㅋ


 김연수의 ‘너무나 많은 여름이’를 조금 읽었는데, 이 책은 거기서 문학성을 다 떼어내고 끄적이 낙서 같은 그림을 잔뜩 채워 놓은 버전이었다. 작정하고 행복 거식증에 걸린 불행아들에게 입 벌려라 행복 들어간다 이러는 게 ‘이토록 평범한 미래’ 읽을 때도 그렇고 조금 불편한 적도 있었는데, 이젠 좀 최악의 상태는 아니라 그런지 그러니, 그러고 그냥 봤다. 어떻게 보면 너네는 행복해야 한다고, 누가 뭐래도 나는 여기서 행복 행복 노래를 부르짖겠다고 하는 사람이랑 책이 있다는 게 세상 안 망하고 전부 다 자살 안 하고 간신히 간당간당 이어가게 하는 끈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이 어디선가 내가 조금 더 나아지길, 행복하길 바라...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나마 좀 나은 일일까…


 이 책을 보고도 그냥 훌훌 별 생각이 없는 걸 보면, 일을 쉬고 있고, 당장 볼 시험은 없고 그렇지만 언젠가는 볼 거라고 주섬주섬 공부도 하고 있고, 느지막한 시간에 책도 조금 보고, 곁에 같이 먹고 웃고 놀고 이야기 나눌 사람들도 있고, 그런 지금의 나는 불행보다는 행복에 가까운 모양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반복해서 여기 나온 거 꼭 따라해야 돼!!! 막 이래도 난 그럴 필요 없는 걸요? 난 더 행복해질 욕심이 없는 걸요, 한다. 늘 지속되지는 않겠지만 아프기도 망하기도 하겠지만 그 굴곡들 사이에 현재는 제법 평온한 상태. 


사람으로 태어난 게 좋은 거라고 강조하는 건 좋지만

비인간 생명체들을 너무 비하하는 거 아니냐... 

이 페이지 아주 별로였다. 읽는 아이가 여기 열거된 것 중 하나라도 걸리는 순간 나락간다...결핵 보균자이거나 아프리카 출신이거나, 샴쌍둥이이거나,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에 살거나, 집이 없거나, 페북 친구 없거나... 저자가 생각이 깊진 않다.

여러분은 진짜 사람 대면 접촉 찬양하는 페이지를 SNS로 보고 계십니다.

저자의 책팔이 겸 감성팔이...애들이 굶어요 책 좀 팔아 줍쇼 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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