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책 - 자크 티보라는 이름의 친구 북스토리 아트코믹스 시리즈 8
타카노 후미코 지음, 정은서 옮김 / 북스토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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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5 타카노 후미코.


우연히 알게된 타카노 후미코 만화를 벌써 네 개나 봤다. 럭키 아가씨의 새로운 일, 빨래가 마르지 않아도 괜찮아, 막대가 하나, 노란 책. 볼 때 마다 그림도 스토리도 그냥 그런데… 독특함은 있는데 난 잘 못 따라 가겠다...하면서도 왜 계속 보고 있어… 이젠 그만 봐도 되겠다 싶은데 번역된 만화는 거의 다 본 것 같다 ㅋㅋㅋ이 작가가 낸 책은 37년 간 일곱 권 쯤 된다고 한다. 반 넘게 봤음 이제 됐다… 놓아주자…

책 이름과 같은 표제작 노란 책-자크 티보라는 이름의 친구, 에는 책에 푹 빠진 미치코라는 사람이 나온다. 부모도 동생들도 다정한 집인데, 미치코는 스웨터도 짜고 부모 심부름도 하고 그렇게 자라서 학교를 졸업하면 메리야스 공장에 취업할 예정이다. 티보 가의 사람들을 읽으며 자크와 이야기를 나누고 혁명, 인터내셔널리즘, 그렇게 일상에서 벗어나 이런 저런 상상을 한다. 코델리아, 하고 연극에 몰입한 나머지 배 위에 누워 죽은 척 하며 둥둥 떠내려가는 빨간 머리 앤이 생각났다.
그렇게 책에 푹 빠져 읽어 본지가 언제일까...이 달은 이 책까지 22권을 읽었다. 미쳤네… 최고 기록이다… 그런데 그냥 즐거워서 라기보다는 강박처럼 붙들고 있다. 닥치는 대로 분야 안 가리고 그냥 읽어 치우고 독후감 휘리릭 뚝딱 써 내고… 이거 아니면 딱히 할 일도 없어서요… 9월까지 항응고제를 먹는다. 하루에 한 번이나 두 번 실내자전거를 타고 다리 근육을 키운다. 책을 읽거나 인터넷을 돌아다닌다. 목적도 의무도 없이 둥둥 떠다니는 날들, 좋은 날들일지도 모르겠는데 미치코처럼 책에 반해 푹 빠져 지내진 않는다. 뭐 그렇다고…
(민음사판 티보가의 사람들은 절판이고 팔고 있는 건...동서문화사판...에비 지지 으으...)

나머지 만화들은 잘 모르겠다. 1990년대에 그려지고 발표된 만화들을 2002년에 묶어낸 책인데, 여자들은 순종적이고, 음식을 만들거나 아이를 돌보거나 남의 부탁을 거절 못하고, 뜬금 없는 놈이랑 결혼하고, 뜬금 없는 놈이랑 잠시 스치고 다시 안 만나게 되었는데 인연을 놓쳤다, 이러고…

만화책인데 이번엔 한 장면도 못 건졌나, 다시 돌아보니까 이 부분 좋았다. 책 다 읽고 서서히 등장인물들과 이별하는 장면,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책인데 아빠가 그렇게 좋으면 다섯 권 다 사서 간직하라고 말해주는 부분. 나는 내가 가지고 싶으면 그냥 어떻게든 내 스스로 가졌는데, 누가 저렇게 말해줬으면 아이, 됐어요,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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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gene 2023-07-26 1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22권 대단하시네요 ㅎㅎ 여러가지로 부럽습니다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7-26 14:00   좋아요 1 | URL
오늘도 근무하시느라 애쓰시는 예진님!! 더운 날 건강 조심하시구 얼른 퇴근 시간 다가오길 기원합니다. 구름이 넘모 귀여워요. 성견되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