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모들 창비만화도서관 7
근하 지음 / 창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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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근하.

어쩌다 보니 창비에서 나온 만화가 집에 잔뜩 모여 있었다. 이번 만화는 좀 짧았다.
엄마의 죽음, 아빠가 아프다고 해서 효신은 대구 진희 이모집에 잠시 살러 온다. 이모는 주영이란 여자와 함께 산다. 진희 이모가 출근한 사이 효신은 주영과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주영으로부터 진희 이모와 자신이 사랑하는 사이라는 말을 듣고 효신은 다소 혼란스러워 한다. 그렇지만 두 사람이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챙겨주는 모습에 정이 들고, 연락이 잘 안 되던 아빠에게 다시 돌아가기 싫다고 하다가 결국에는 아빠와 함께 살러 가면서 이모들과 헤어지는 걸 아쉬워 한다.

마음 붙이고 서로 따뜻하게 대해줄 수 있으면 어디든 가족이지, 정상성에 의문 제기하는 이야기는 영화 ‘가족의 탄생’에서도 보았고, 책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도 읽었고, 많은 책이나 영화나 드라마들이 점차 다양한 거주 공동체들을 이야기한다. 혼자 사는 사람들도 늘어나는데, 그 사람들이 누군가와 혈연이나 혼인으로 이어진 관계가 아니더라도 같이 돕고 지내고 싶을 때 그런 공동체 유지에 도움이 될 만한 법이나 제도나 인식은 아직 갖춰지지 않은 것 같다. 이 이야기에서는 효신이 엄마의 동생? 언니? 어쨌든 친족 관계의 사람과 잠시 살게 된 이야기이지만, 만일 효신이 이들과 계속 함께 살기로 했다면, 그런데 혹시라도 진희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주영이 효신을 돌보기로 한다면 입양 같은 절차 없이도 큰 문제 없이 지낼 수 있을지? 법정후견인 같은 제도? 책에서 배운 법과 제도 같은 것들이 실세계에서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겠다…

주제는 조금 무거운데 서사가 많이 빈약하고 큰 갈등 같은 것이 없어서 혼자 만약 이런다면? 이런 상상을 혼자 하고 있었다. 일부일처와 그 자녀, 기껏해야 그 부부의 부모 정도로 이루어진 가족 형태만을 가정책에서 배우고 또 으레 누군가의 가정을 사람들이 그렇게 상상한다. 저번 서울시 민방위 오발령 때 어떤 아들내미가 자기 엄마를 업고 대피한다고 지하철역까지 뛰었다는 커뮤니티 글이 있었는데, 다들 아빠는? 안방에 혼자 남은 아빠 ㅠㅠ 이런 댓글을 잔뜩 달고 있었다. 야 이새끼들아 아빠 없는 사람 널렸거든… 상상력 빈곤한 놈들… 아빠도 엄마도 없는 빨간 머리 앤도 무럭무럭 잘 자랐지 않냐…. 물론 마릴라 아주머니와 매튜 아저씨가 있어야 잘 자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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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gene 2023-06-21 1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번에 오발령 났을 때 반려동물을 챙긴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6-21 18:03   좋아요 1 | URL
저는 그냥 어리둥절 하다가 옆 사람에게 지진? 미사일? 이렇게 묻고 다시 누웠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