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가 하나 북스토리 아트코믹스 시리즈 5
타카노 후미코 지음, 정은서 옮김 / 북스토리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20221223 타카노 후미코. 원제 棒がいっぽん.

어제는 말이다. 800년 만에 날짜에 2가 가장 많은 두 날 중 하나였다. 사실 그전 하루는 2022년 2월 22일이었으니 10개월 만이다. 놓쳐서 이제야 알았다니 분하다. 이전에 연월일에 2가 6개인 날짜는 1222년 12월 22일이었다. 이런 날은 다음 백 년 후인 2122년 2월 2일에 돌아오고, 그때쯤이면 이 글을 읽은 사람은 아무도 살아 있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 2가 많은 7개인 날은 2222년 2월 22일이니, 200년 후의 그날은 세상이 어떤 모양일지 상상조차 못하겠다.

등차수열 공부하기 싫었던 어제의 나는 이런 걸 혼자 발견이랍시고 노트 여백에 끼적여놓았다.

타카노 후미코의 만화책은 럭키 아가씨의 새로운 일, 빨래가 마르지 않아도 괜찮아 두 권을 읽고 이번에 막대가 하나도 보았다. 아침나절에 뒤뒤틀면서 등비수열 문제를 한 시간 반쯤 풀고 이제 단편 하나만 보면 끝이니까, 하고 쉰다고 남은 만화를 보았다.

오카무라 씨의 가지,라는 만화인데 다짜고짜 안경 쓰고 두건 두른 여인이 나타나 오카무라 씨에게 1968년 6월 6일 목요일 점심으로 무얼 드셨나요? 하고 묻는다. 저는 그때 아직 살아있지도 않았는데 혹시 기억하시는 어른…계신가요…ㅋㅋㅋ 제목을 본 뒤라 에이 가지 먹었나 보네, 했는데, 문득 어려서 본 동화 같은 게 가물가물 생각났다. 노마란 아이가 호박인지 가지인지에 나무젓가락 같은 것 꽂아서 호박말을 만들었다. 검색해 보니 있다 그런 이야기! 박목월 시인의 미발표작 수록집 눈이 큰 아이에 실린 노마의 호박말이라고 한다. 서울시립어린이전자도서관에 있다고 해서 일단 빌렸다.(난 여기 언제 가입된 거지…)

만화도 뭔가 비슷하게, 이제는 40대가 된 오쿠무라씨에게 안경 여인은 집요하게 그날 가지를 먹었는지 묻고, 그걸 증명할 방법이 있을지 헤매고 다닌다. 비디오 판독 같은 걸 하는데 동영상 녹화 매체가 3센티짜리 우동 가닥이다… 중간중간 막대기 하나, 하는 건 분명 무슨 일본 동요일 듯한데, 그래서 일본인이라면 아하, 하고 이 이야기의 모티프가 무엇일지 알 텐데 이야기 마지막에 아예 뮤직비디오(?)처럼 차려주는 것 같은데 역시 모르는 노래였다.

그래서 제가 찾아보았습니다… 일본어는 잘 모르지만…구글 번역기에 봉이 한 개, 보가 이쯔뽄 하니까 바로 슈루룩 나왔다. 일본 전래 동요였다.

https://youtu.be/AKKVKoU_LqM

棒が一本あったとさ
はっぱかな
はっぱじゃないよ かえるだよ
かえるじゃないよ あひるだよ
六月六日に雨 ざあざあ ふってきて
三角じょうぎに ひびいって
あんぱんふたつ 豆三つ
コッペぱんふたつ くださいな
あっというまに
かわいいコックさん

가사 번역은 첨부된 만화 이미지에 다 되어 있습니다…ㅋㅋㅋ
동영상에는 노래 제목은 막대가 하나, 아니고 귀여운 주방장 아저씨로 되어 있다. 우리 어렸을 때 아침 먹고 땡 점심 먹고 땡 저녁 먹고 땡 창문을 열어보니 비가 오네요 지렁이 세 마리가 기어가네요 아이고 무서워 해골바가지
이렇게 노래 부르면서 그림 그리는 거랑 똑같은 거였다. 다만 일본에서는 귀여운 주방장 아저씨가 완성된다.

이렇게나…수학이란 수학 외의 온갖 문화 탐구를 하게 해주는 신비한 무엇…덕분에 만화책과 일본 동요를 거쳐 노마의 호박말을 다시 읽게 되었다.

나중에라도 저 주전자가 나한테 와서 물어볼지도 모르니까 적어 놓는다. 나는 2022년 12월 22일 목요일 내 생애 2가 가장 많은 날짜의 점심때 지난 주말에 만든 간장 새우장이랑 아보카도 흰밥에 넣고 비벼 먹었어… 그러다 그다음 날 점심 뭐 먹었냐고 물어보면 어쩌지… 아직 안 먹어서 안 적어 둘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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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3 18: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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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4 00: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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